정치/북한관련

성모병원장기파업에 관한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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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창호 [neotaiji] 쪽지 캡슐

2002-10-06 ㅣ No.1419

우선 milenius 이경진 님 힘내세요..열심히 응원하고 기도 하겠습니다.

다음 글은 제가 속한 주일학교 교사회 게시판과 통신광장 굿뉴스 게시판에

게시한 내용입니다.

 

오늘 주보 간지에 ’교구 동정’이라는 천주교 홍보실에서 발행한 면이 있었다.

 

주제목은 "성모병원 노조의 장기파업 사태"에 관한 것이었고

 

그 내용은 성모병원의 노조는 불법이고 그들의 행동은 잘못 되었으며

 

병원측은 아무 잘못이 없으니 신자들은 기도와 관심을 가져달라는 것이었다.

 

이글만 읽는 사람은 아무 느낌이 없겠지만

 

내가 들은 얘기로는 이것만이 진실이 아닌 것 같아 나름대로 기사를 검색해서

 

올리니 신자이면서 동시에 예비 노동자인 우리는 한번쯤 심각하게 고민해야할 것 같다.

 

 

 

이 사태를 접하고 드는 의구심은......

 

 

 

과연 병원 노조는 불법인가...

 

가톨릭 교리에서 말하는 ’약한 자’와 ’죄인’, ’원수’는 어떤 사람들이고 그 관계는 어떠한가.

 

우리 가톨릭 신자는 누구의 말을 믿고 행동하여야 하는가

 

 

 

아랫글과 함께 위에서 말한 교구동정도 함께 읽기를 바란다.

 

 

 

<< 가톨릭병원 노사문제에 ’가톨릭’은 없다 >>

 

 

 

 

 

9월25일 명동성당 들머리에서 차수련 위원장을 포함한 병원 노동자 30여명이 집단 단식을 시작했다. 장기파업이 무려 넉 달을 넘겨 126일째를 맞이하는 날, 그들은 ‘무기한 집단단식’이라는 또하나의 벼랑 끝 선택을 하였다.

 

 

 

최근 경희의료원, 고신의료원의 극적 타결에도 불구하고, 가톨릭중앙의료원, 목포가톨릭병원, 제주한라병원, 충북제천병원 등의 파업이 짧게는 77일, 길게는 127일 동안 계속되고 있다. 여기서 눈에 띄는 대목이 병원 파업이 유례 없이 장기화되고 있다는 점과 특히 천주교 병원 쪽 파업이 장기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나는 문제 해결을 위해 뛰어다니면서 새로운 사실을 알게되었다. 천주교 산하 사업장의 노사 대립이 그동안에도 심심찮게 발생했고, 원만한 타협보다는 대부분 파국과 노조 무력화로 끝났다는 것이다. 전교조 결성 때 천주교 재단의 노조탄압이 극심했고, 평화방송노조가 몇 달의 파업 끝에 무력화되기도 했다. 병원에서도 파티마병원, 대전성모병원 노조가 무력화되었고, 지금도 가톨릭중앙의료원 산하 세 병원과 목포가톨릭병원 파업이 대화 없이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가톨릭 사업장 노사관계’에 대한 사회적 공론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하지만 종교문제라며 모두 쉬쉬하고 부담스러워한다.

 

 

 

파업 전날 조합원이 모여 있다는 이유만으로 교섭을 거부하여 파업에 들어갈 수밖에 없게끔 만들고, 위헌제청이 되어 있는 악법인 직권중재 조항만을 근거로 노조파업을 불법으로 몰아 넉 달째 월급 한푼 주지 않는 상태에서 7명 구속, 93명 출두요구서, 20명 해고, 573명 징계위 회부, 15억원 손배 가압류 등 엄청난 탄압을 가하는 사용자, 마침내는 성당 문을 걸어잠가 피난처를 사전에 봉쇄한 후 환자가 있는 병원에 경찰투입을 요청하고, 심지어는 성당에까지 경찰난입을 사전 서면 승인하여 경찰이 십자가를 부여잡고 발버둥치는 조합원들을 무참히 짓밟고 끌어내 구속시키도록 방조한 사용자, 그 이후로도 경찰을 불러들여 정문을 막고 조합원들의 병원 출입을 봉쇄하는 사용자, 이미 합법화된 민주노총과 산별노조를 아직도 불순 외부세력이라고 악선전하고, 파업 기간 조합원 집단탈퇴 공작을 하는 사용자 … 이런 곳을 과연 누가 가톨릭 신부가 운영하는 병원이라 할 수 있을까 하느님의 은총, 사랑과 평화는 없고 탄압과 폭력, 미움과 분열만이 난무하는 가톨릭 계통 병원에서 이제 가톨릭은 사라지고 있다.

 

 

 

가톨릭 중앙의료원뿐만이 아니다. 수녀의 약속을 믿고 파업을 풀고 현장에 복귀한 조합원 중 24명을 징계위에 넘기고, 4명을 해고한 성가병원, 사용자의 경영능력 부족으로 어려워진 병원문제를 노조의 과도한 요구와 파업으로 책임을 떠넘겨, 전 조합원 중징계와 12명을 해고하고, 병원 폐업까지 단행한 목포가톨릭병원 ….

 

 

 

이 모든 탄압과 파국은 노조를 대등한 교섭상대로 인정하지 않고, 정당한 권리행사를 자신들의 권위에 대한 도전으로 바라보는 태도에서 비롯되고 있다. 나는 극심한 노조탄압의 현장 앞에서 잠시 눈을 감고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라’, ‘원수를 사랑하라’는 성경 말씀을 떠올려보았다. 교황 레오 13세와 요한바오로 2세의 사회회칙에 따른 노동헌장에는 ‘노조활동은 하느님으로부터 주어진 자연적 권리’이고 ‘노동은 자본보다 우위에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나는 지난 어려웠던 시절, 수많은 성직자들이 고통받는 노동자와 함께해 온 역사를 기억하고 있다. 가톨릭은 민중의 저항권을 인정하여 왔고 노동자의 기댈 언덕을 제공하여 왔다. 그것이 가톨릭의 오랜 전통이었다. 그러나 … 노조는 사태 해결을 위해 서울대교구 정진석 주교 면담을 요청한 상태이고, 천주교 노사관계 토론회도 열 예정이다. 로마교황청 방문을 위한 해외나들이까지 추진하고 있다. 나는 병원 파업을 적대시하는 가톨릭 관계자에게 묻는다. 모든 나라에서 똑같이 파업을 하는데 왜 한국만 유독 불법파업이 되는 이유를 아는지, 비슷한 요구를 내걸고 함께 임단협을 진행한 전국 100여개 병원들이 모두 원만히 마무리되었는데 유독 가톨릭병원 파업만 장기화하고 있는 까닭을 아는지 가톨릭과 노조의 악연을 끊자는 어느 신부님의 글을 보면서 ‘노조 친화적 천주교’는 불가능한지, 가톨릭과 노조는 양립될 수 없는 것인지 되묻는다. 그리고 정중하게 충고한다. 평화적 농성과 노래, 구호를 폭력과 도전, 소란으로 바라보는 한, 노사문제의 올바른 해결은 어렵다고. ‘선 복귀 후 선처’만 주장하는 것은 결국 노조의 단체교섭권 자체를 부정하는 반헌법적 발상이다. 따라서 사태 해결은 사제와 신도라는 ‘주종 관계’가 아닌 헌법에 보장된 ‘노사대등의 관계’로 만날 때 가능하다.

 

 

 

사회민주화 추세에 따라 모든 성역이 무너지고 있다. 기존 정부 권력의 민주화에서부터 사학재단, 언론, 종교재단, 특정 전문가집단의 민주화, 개방화 물결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제 가톨릭병원의 파업은 이 땅의 모든 성역을 허물며 천주교내 민주적 노사관계를 만들고, 나아가 진정한 사회 민주화를 향해 달려가는 아름다운 도전, 새로운 운동이다. 그래서 우리는 그들의 단식에 주목해야 하고, 사회적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주호/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 정책국장

 

 

 

  자료출처 : 한겨레21 기사검색.........

 

 

 

너무나 가슴 아픈 일이고 부끄러운 얘기이다...

 

얼마전 읽은 이와 관련된 노조원의 인터뷰가 생각난다.

 

 

 

"우리는 신자이지만 신부님들과 싸우고 있다.

 

 옳고 그름은 하느님께서 가려주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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