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양2동성당 게시판

49일간의 아름다운시간...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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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수미 [lusia0502] 쪽지 캡슐

2001-01-01 ㅣ No.4059

[ 황산테러 6살 태완이, 49일간의 아름다운 시간.5 ]

 

5월25일.

밤 10시 즈음 에 중 환자실에서 화상 병동 일반 병실로 옴 겼다.

최후의 상황을 준비하고 있으랬다. ’그 말이 무슨 말인가?’ .

폐가 줄어드는 걸 막기 위해 중 환자실서부터 계속

등과 가슴을 두들 겨야 했다.

싫다 한다. 달래도 보고 ,화도 낸다.

그것만이 유일한 방법인 듯...... .

엄마가 해 줄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기에 그 일에만 매달렸다.

목에 가래가 기도로 넘어가는 걸 막기 위해 흡입기로 계속 뽑어 내니

가래와 피가 섞여 나온다.

 

굳어졌던 입안의 각질도 떨어져 나와 병에 피 빗이 가득 찬다.

. 매 시간 소변 량을 기록 ,체온을 재고 .

끊임없이 가래를 뽑고, 등과 가슴을 두들 기고......

어떻게 견디었을까 내 아이......

"의지가 ,정신력이 굉장한 아입니다."한다.

’그래, 우리 태완 이가 어떤 아이인데, 꼭 이겨 낼 수 있을 꺼야’.

 

하지만 우리의 마음과는 달리 의사 분들은 그 어떤 기대의 말도 주지 않았다.

그러나 아이는 인공호흡기를 떼내고 산소 호흡을 하고 있는데...

5월27일 담당의사는

최후의 상황에서 선택을 하여야한다고, 준비를 하고있어야 한다고 했다.

저렇게 있다 어떻게 될지 모른단다.

폐혈증이 오면 어떻게 할 수 없노라 한다.

호흡에 곤란이 생기면 다시 인공으로 바꿔야 하고 그러면 고통은.......

아빠는 그 말에

’하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해 주세요’ 했다.

 

그 말 외엔 달리 할 말이 생각이 나 질 않았나 보다.

 

엄마는 옆에서 눈물만 뚝뚝 흘리고 있다.

 

그 ’고비’라는 말과 ’준비’라는 말의 의미를 엄마는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병실로 돌아오는 발걸음엔 세상의 온 무게가 다 실렸다.

하지만 아이는 맑고 고운 목소리로 엄마와의 대화를 놓지 않고 있었다.

우린 태완 이의 의지로 인해 희망을 잃지 않으리라 다짐했다.

 

작은 바램도 가졌다.

 

"우리 태완 이 다 나으면 시골 들어가 살자.

쬐 그만 절이 있는 시골서 난 태완 이 돌보며 뒤 바라지하며 소박하게,

태우 상처 안 입게, 태우에겐 비밀로 하고 그렇게 그렇게...,

태완인 부처님 잘 아니까 절에서 생활하고 난 그 아이 두 눈이 되어....,

그럼 우리 태완 인 영리해서 금방 지리 익히고,

세상의 어려움은 접하지 않아도 되고...,

그러다 기회가 되면 안구 기증도 받고,

그러기 위해 우리 장기 기증하자.

태완 이 순서가 빨리 올지도 모르잖아?."

태완 이가 그렇게 견뎌 주리라 생각했다.

 

[ 황산테러 6살 태완이, 49일간의 아름다운 시간.6 ]

 

"엄마 언제쯤 볼 수 있는데. 너무 깜깜하다."

아이가 묻는다.

병원에 오고 처음으로 보이지 않는 눈에 대해 꺼낸 말이다.

"으응 태완아 조금만 있음 다 나아. 그러면 우리 태완이 잘 볼 수 있어."

"엄마, 그래도 답답하다."

"태완아, 병원에 오면 전부 이렇게 깜깜하게 해놓고 불끄고 있다.

엄마 ,아빠도 깜깜하게 있잖아. 눈은 보이지 않아도 마음으로 보면 돼. 생각을 하면

다 볼 수 있다 "

아이가 그 말을 알았을까?

엄마의 아픈 마음을 알았을까?

아이는 말이 없다.

..........

’엄마 인수는 왜 말 못하는데’

 

"인수 ? ,인수는 귀가 잘 안들려서 그래.

인수도 잘 들으면 말 잘 할 수 있어, 나중에 우리 태완이 다 나으면 말 잘 가르쳐 줘.

그럼 인수도 잘 할거야."

"태완이 인수한테 잘 해줘, 태완인 착하니까 인수 놀리고 하면 안된다."

"안 다 엄마 , 인수 내 친구다."

" 맞다 ,태완아, 엄마 친구 경숙이 아줌마 알제. 말 잘 못하는 아줌마."

"으응."

"엄마가 그 아줌마한테 아무리 바빠도 이야기 다 들어 주고

또 다른 사람한테 얘기도 전해주고 하는 거 알지?,

또 태완아 우리 형아야 학교에 가면 형아 짝도 말 잘 못하는 데 우리 형아는

그 누나 도와 주면서 공부 한다.

우리 태완이도 다 나으면 형아 처럼 인수 한테 잘 해줘. 그럼 인수도 말 잘 할수 있단다...."

 

"으응, 엄마 알겠다

.........

하루 두번의 치료가 한번으로 줄여졌다.

아빠와 엄마는 괴로워 하는 아이의 고통을 줄이고 싶었다 .

 

치료를 줄여달라고 부탁을 했다. 치료를 줄여 달라는 부탁을 ...... .

아이도 편안해 하고....

 

6월 아침 ,

치료가 시작 되었다.

눈에 감겨진 붕대를 떼는 순간

심장이 일 순간에 멈춰 지는것 같았다.

숨이 컥 말힌다.

 

붕대와 함께 떨어져 나온건

 

아이 눈에 있던 ’각막의 조각 ’이었다.

두다리가 후들 거렸다.

이세상 어디에도 보지 못했던 모습이 엄마의 눈 앞에 놓여 있다.

 

우리의 작은 바램은 그렇게 가지 꺽이듯 꺽어지고 있었다.

 

그보다 더 한것이 기다린 다는 것도 모른체

엄마는 각막이 떨어져 나간 아이의 두눈을 두려움에가슴 졸이며 지켜 보고 있었다.

아니, 두 눈을 뜬체 다른 세상을 보고 있었다.

우리와는 상관없는 다른 세상을 꿈꾸고 있는지도....

멍하니 서있는 엄마를 두고 빠른 손놀림으로 치료를 끊낸 분들이 조용히 나가신다.

아이에게 아무런 말을 할수가 없다.

아빠가 시트를 바꾸고....,병실을 청소하고....

가슴이 아팠다. 칼로 찌르는 듯한 통증이 왔다.

커다란 바위 하나 올려놓고 거기다 망치질 해 대는것 같다.

 

숨이 막히고 앉지도 서지도 아무것도 ,아무 생각도...

 

그냥 이데로 ’아이 보다 먼저 죽는 구나’가슴을 움켜쥐고 그 생각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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