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성당 게시판

묵시록에 대하여(주일강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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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익 [laugo] 쪽지 캡슐

1999-11-07 ㅣ No.1422

* 11월 7일 주일 강론 내용입니다.  중고등부 학생들 잘 보세요.

  또한 본당 교우 여러분들 참고하십시오.

 

 

묵시록 개관

 

  묵시, 계시 apokalypsis(Greek) - apokalypto 베일을 벗겨내다.  발견하다.  감추어진 무언가를 들추어 폭로하다.  계시- 자신을 드러내 보이는 행위, 모든 것을 열어보이는 행위.

 "예수 그리스도께서 주님으로 그리고 심판관으로 당신 자신을 드러내신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역사적 배경>

  로마 도미시아누스 황제가 재임하던 주후 95년 경 기록됨.  이때는 교회가 제국 전역에 걸쳐 심한 박해를 받던 시기였다.  그리스도교적 생활방식은 로마인들의 지배가 지니는 불의와 비인간성을 드러내는 까닭에 그들에게는 하나의 위협이었다.  그리하여 로마 제국은 그리스도교 신앙을 버리도록 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쓰고 있었다.

  교회 공동체 구성원들이 붙들려가고, 사랑하는 이들이 고문당하고, 형제자매들이 죽어가고 있다.  그러하니 신앙이 이 모든 고통을 겪을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인지를 묻게 된다.  그냥 신앙을 버리고 평화롭게 사는 것이 더 쉽지 않을까?  우리 하느님은 지상의 그 어떤 세력보다 더 강력한 분이라 하지 않았던가?  그렇다면 왜 그분은 우리를 구하러 오지 않는가?  어째서 그들을 고문하고 죽이는 잔인한 적들의 손에서 그들을 구하려고 개입하지 않으시는가?  얼마나 오래 기다려야 할 것인가?

  교회 공동체의 지도자들은 계획적으로 제거되고 있다.  로마 제국은 정복하지 못할 대상이란 없는 것처럼 보인다.  바로 이러한 위기 속에서 묵시록이 나오게 되었다.

  믿지 않는 이들에게는 최종적인 재난인 죽음이, 예수님을 따르는 사람들에게는 전혀 위협이 되지 않는다.  죽음은 모든 것의 끝으로 두려워해야 할 것이 아니고, 완전히 새롭고 한결 높은 차원의 삶의 출발로서 받아들인다.  예수께서 죽음을 이기고 부활하셨기 때문이다.

  저자 요한은 단순히 로마 제국을 비판하거나 흠 잡는 정도가 아니고 철저하게 배격하고 있다.  그의 가르침은 단순한 시민 불복종보다 훨씬 더 깊은 어떤 것을 포함하고 있다.  따라서 그가 자신의 메시지를 로마 당국자들이 알아차리지 못하길 바라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대단히 도전적이고 위험스런 문헌이 그들 손에 들어갈 경우 그것은 교회에 대한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다.  그래서 요한은 암호 같은 것으로 기록해야 했다.  자기 편 사람들한테는 수정처럼 투명하지만 적들에게는 가능한 한 모호한 언어를 사용해야 했던 것이다.  기원전 2세기경부터 등장한 묵시문학은 바로 이러한 의도로 쓰여졌다.  묵시록은 묵시문학이라는 독특한 형식으로 쓰여진 책이어서 쓰여진 글자 그대로 보면 오해하는 수가 있다.  그러기에 묵시록은 그것이 상징하는바, 의도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알아들어야 한다.

 

<묵시록의 네가지 특징>

① 선과 악은 극심한 대립 상태에 있다.

 :- 우리 누구나 하느님 편이든, 하느님의 원수 편이든 둘 중 하나이다. 신앙을  

    위하여 목숨을 바칠 각오를 하라고 요구한다.

② 이 책은 절망에 빠지려 하는 이들에게 희망을 주려는 의도로 쓰여졌다.

 :- 그리스도인들의 희망은 고통받고 죽었다가 부활하시어 승리하신 주  

    그리스도 안에 굳건하게 자리잡아야 한다.

    부활의 영광을 위하여 십자가의 고통에 동참해야 한다.

③ 충실성을 집중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 충실성은 박해받는 이들에게 필수불가결한 덕이다.  독자들에게 고통받고  

    피흘림을 당하더라도 꿋꿋하라고 당부한다.

④ 의도적으로 신비롭게 쓰여졌다.

 :- 로마 당국에서 눈치채지 못하도록 하였다.

 

☞ 하느님께서는 그리스도를 통해 격렬하게 저항하는 원수를 궁극적으로 패배시킴으로써 지금 이 자리에서 이미 이 세상을 통치하기 시작하셨다.  신앙인으로 살아가면서도 여러 가지 유혹과 현세적인 고통 속에서 하느님의 실존 자체를 의심하려는 성향을 가진 우리에게, 묵시록의 그와 같은 희망적인 메시지는 비뚤어져 가는 우리의 모습을 올바로 세우게 해 주려는 것이다.

  묵시록에 의존하여 미래의 사건들을 알아내려고 하지 말아야 한다.  95년에서 세상 종말의 때 사이에 일어날 일에 대해 말하는 것은 절대적으로 무의미하다.  이 책을 우주적인 점치기의 근거로 이용하는 자들은 그 메시지들, 즉 괴로움 당하고 있는 교회를 위한 희망과 격려의 메시지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자들이다.

 

 

< 묵시록에 쓰인 상징들 >

[숫자]

⅓, ¼ : 불완전한, 부분적인, 일시적인

3     : 신적 완전성, 충만함

3½(날 수 또는 햇수) : 짧은 기간, 일시적인 상황

4     : 온 세상, 모든 창조물.(동서남북)

6     : 7에서 하나 모자란 수.  불완전의 상징. 666

7     : 충만함, 완전, 완성.

10    : 완성.

12    : 완성.  이스라엘의 열 두 지파와 열 두 사도를 시사함.

        하느님 백성과 관련됨.

42(달수) : 3년 반.  1,260일.  짧은 기간.

666   : 짐승의 숫자.  네로 황제를 지칭함.

1,000  : 중대성, 위대함, 충만.

144,000 : 뽑힌 자들의 수.  모든 하느님 백성.

          하느님 백성의 충만함과 완전함을 상징.  12*12*1,000

 

[색깔]

검정 : 죽음.

금색 : 왕의 영화.

녹색 : 병적인 창백한 녹색.  재앙, 질병, 그로 인한 죽음.

빨강 : 전쟁, 폭력, 피흘림.

주홍색 : 방탕한 사치, 풍요.

흰색 : 승리의 기쁨, 순결.

 

[인격체]

천사 : 하느님의 사자, 하느님의 뜻을 수행하는 자.

생물 : 네 마리 생물.  창조계 안에 드러난 하느님의 위대하심.

바빌론 : 사악한 도시, 악마의 백성.  짐승, 탕녀 바빌론.

짐승 : 첫째 짐승은 로마 제국 또는 황제.  둘째 짐승은 제국 내의 지방  

       관리들.

어린 양의 신부 : 하느님 백성, 새 예루살렘.

교회들 : 일곱 교회.  소아시아에 있는 공동체들.  온 교회의 상징.

용 : 사탄.

원로들 : 24명의 원로들.  하늘나라 궁전의 구성원들.

         이스라엘의 열 두 지파 더하기 열 두 사도.

         따라서 온 하느님 백성을 암시.

말들 : 황폐케 하는 힘, 군대의 침략.

예루살렘 : 새 예루살렘.  하느님의 도시.  하느님의 백성.

어린 양 : 예수 그리스도

여자 : 백성 또는 백성을 표상하는 도시.

 

[사물, 물체]

월계관 : 관, 왕관.  왕권, 왕의 권위.

눈 : 지식.  일곱 개의 눈은 무한한 지식을 표상.

머리, 뿔들 : 권세, 권위.  때로는 황제나 왕처럼 권위를 가진 사람.

보석 : 부, 대단히 아름다움.

종려나무 가지 : 개선, 승리.

옷 : 긴 옷. 사제직.

바다 : 파괴적인 악의 요소.

칼 : 하느님의 말씀, 하느님의 심판.  참화를 나타내기도 함.

옥좌 : 왕의 권위.

나팔 : 명령하는 하느님의 음성.

날개 : 기동성.  하느님의 뜻이 수행되는 그 신속성과 하느님의    

       무소부재성(無所不在性) 두 가지를 시사.

 

                                       이승익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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