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양동성당 게시판

[펀글] 엽기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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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호 [austin] 쪽지 캡슐

2003-11-26 ㅣ No.9855

 

[1]

 

새벽 1시입니다. 잠을 자야 하는데 잘 수가 없었죠. 아직까지 동생이 밖에서 안들어왔기 때문입니다. 오늘 친구랑 무슨 대공원에 간다고 나갔는데, 아직까지 않들어왔습니다.

 

불안했습니다. 혹시 지금 어떤 남자를 위협해서 경찰서에 잡혀 들어가 있는 것은 아닌지.. -_-

 

(전화벨소리) 찌르르르르르르릉!

 

나 : "여보세요?"

전화(목소리): "여보세요~ 여긴 인수네 집입니다." -_-?

 

(내가 박인수이고, 여기가 인수네 집인데, 어떻게 된 거지? )

 

나 : "여기가 인수네 집인데.. 헉 아버지~ 아버지 방에 있는 수화기 내려놔욧! "

 

(알고보니, 아버지와 나와 동시에 수화기를 집은 것이였다.)

 

전화(아버지): "나 무시하고 전화 통화하면 않돼니? 심심해서 그런데.."

나 : "제가 엄마하고 아빠 사이에서 자면 좋으세요?"

전화(아버지): "나야 좋지." -_-

나 : "끊으세요 아버지."

전화(아버지): "알았다."

 

전화(목소리): "여보세요?"

나 : "누구? 혹시 연희?"

전화(성연희): "응 나야."

전화(아버지): "옷! 한밤중에 인수에게 여자에게서 전화가 오다니..

여보여보~ 인수에게 여자한테서 전화가 다 왔어! "

 

나 : "아버지~ 아직 않끊었어요?"

 

전화(아버지): "나는 듣기만 할테니, 둘이 통화해. 안녕하세요 아가씨? 믿지 못하겠지만, 제가 인수 애비입니다."

전화(성연희): "호홋! 아버님이 상당히 재미있네요."

전화(아버지): "옷! 정말요? 아가씨 그렇다면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저랑 사귀는 것이 어떻겠오? 인수는 숏다리에 썰렁해서 재미없어. 반면에 나는 롱다리에 유머감각이 뛰어나다오."

전화(성연희): "인수씨에게서 그런말 많이 들었어요. 아버님이 꽤 멋장이라고..

 

나 : "내가 언제 그랬는데?"

(정말로 나는 그런 말 한 적이 없었다.)

 

전화(성연희): "저도 인수씨 아버님같은 아버지가 있었으면 좋겠는데."

전화(아버지): "아가씨가 남자 보는 눈은 있구만!"

 

나 : "둘이서 통화하게 제가 수화기를 내릴까요?"< br>

전화(성연희): "아냐, 오빠" / 전화(아버지): "아니다 인수야"

나 : "그러면 아버지, 셋을 셀때까지 수화기를 내려놓으세요.

셋, 둘.. "

 

전화(아버지): "잠깐! 숫자는 내가 세마."

나 : "그러세요, 그럼."

 

전화(아버지) :    "345621, 345620, 345619, 345618, 345617.."

나 : "아버지!!!!!!!!"

 

 

[2]

 

암튼 우리 아버지는 못말립니다. (혹시 짱구? 짱구는 못말려?) 요 며칠동안 제가 좀 피곤했던 탓에 놀아드렸더니, 요즘은 별 이상한 방법으로 저를 괴롭히더군요. 어떻게 알았는지, 제 삐삐의 비번까지 알아내서 제게 온 메시지를 다 엿듣지 않나, 제 목소리를 흉내내서 저에게 온 전화를 대신 받지 않나, 아무래도 심각한 문제였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러한 아버지의 강력한 방해를 사랑으로 극복했습니다. 그리고 사랑의 대화를 계속해서 이어나갔죠.

 

전화(성연희): "오빠, S?X와 콧구멍 쑤시는 것의 공통점을 알아? "

나 : "몰라."

 

전화(성연희): "정말 몰라?"

나 : "응. 모르니까 알려줘."

 

전화(성연희): "5가지가 있는데, 하나 알려주는데 500원이야."

나 : "욜라 치사하다."

 

전화(성연희): "싫으면 말고."

나 : "아.. 아냐! 알려줘. 500원씩 처서 줄께."

 

전화(성연희): "첫번째. 오빠 왜 S?X를 할 때 여자가 더 좋아하는 줄 알아?"

나 : "몰라. 왜 그런 것인데?"

 

전화(성연희): "오빠, 손가락으로 콧구멍 쑤시면 손가락보다 콧구멍이 더 시원하지? 그래서 그런거야."

나 : "하하하! 그렇구나.."

 

전화(성연희): "그리고 두번째는 말야. 왜 자기 애인을 남이 건드리면 싫은 줄 알아?"

전화(목소리): "음~ 자기 콧구멍을 남이 쑤시니까 싫겠지."

전화(성연희): "앗! 인수오빠 그걸 어떻게 알았어?"

 

나 : "알긴 내가 그걸 어떻게 알아! 아버지가 방금 내 목소리 흉내낸 거지. 아버지! 아직까지 전화 안끊었어요? "

 

 

[3]

 

연희가 아버지 때문에 놀래서 황급히 전화를 끊고 나간 후에 - 물론 저는 끝까지 그 5가지 답을 알아내고 말았습니다. - 나는 또다시 혼자가 되어서 성미를 기다려야 했습니다. 아~ 심심해. 차라리 아버지 깨워서 같이 놀까?

 

아버지 : "여보 여보! 왜 손가락으로 콧구멍을 쑤시면 손가락이 시원한 지 알아?"

 

할려면 제대로 하지. -_-

 

아버지는 잠든 어머니를 깨워놓고, 졸리다고 아우성대시는 어머니를 설득해 가면서 아까 연희에게 들었던 우스개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훗! 아버지도 무척 심심한가보지?

 

암튼 다정해 보이는 두사람 사이에 내가 끼워들 필요는 없었죠. 아참! 아까 아버지가 나랑 연희 사이에 끼여들어서 망쳐놨지! 음홧홧홧~ 어디 그렇다면 이번엔 내가 복수할까? 음화화화

 

(갑자기 들리는 초인종 소리) 딩동~

 

나 : "성미(내 여동생)니?"

성미 : "아니~ 슈퍼 울트라 초 메가톤급 비욘드 디스크립션 뷰티풀 가드니스 성미야."

 

나 : "모르는 사람이군. 집 잘못찾았어요. 돌아가세요." -_-

성미 : (무시함) "빨랑 문열어 오빠"

 

나 : "이시간까지 어디서 뭐하고 있었어? "

성미 : "언제부터 이야기 할까? 오늘 새벽부터 시작할까? 아니면 한달 전에 있었던 이야기부터 시작할까?" -_-

 

나 : "장난치지말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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