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동성당 게시판

#1.주님과 함께한 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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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희 [taco] 쪽지 캡슐

2000-05-06 ㅣ No.4400

5월 4일 목요일

 

약속 시간은 7시, 장소는 반포에 있는 강남 동서울 터미널..

 

하지만 약속 시간이 한 참 지나도 나타나지 않았던 연준이와 희영이..

 

나는 발을 동동 구르며 어쩔 줄 몰랐다. 7시 30분 천안행 버스를 타야지만 천안에서

 

9시 합덕행 막차를 탈텐데....  이를 우짜지?...

 

드디어 7시 30분이 되어서 나랑 성수, 기항이 그리고 정은이 언니 이렇게 넷이서는 그냥

 

애들을 두고 우리끼리 가야하겠구나 생각을 했다.

 

그때 방송에서

 

"도로 사정으로 7시 30분 천안행 버스가 지연되었사오니 양해바랍니다..."

 

주님 감사합니다... 그리고 버스가 한 15분 정도 늦게 왔고 연준이와 희영이는 겨우겨우

 

시가넹 딱 맞춰서 왔다.

 

천안행 버스를 타고 우리는 고픈 배를 김밥과 달걀로 때우고 천안에 도착을 했다.

 

그런데 우리가 도착한 시간은 정확히 9시 10분... 이런...

 

나는 버스에서 내려서 마구마구 옆 매표소로 뛰어갔지만.. 합덕행 버스는 떠나고.. ㅠ.ㅠ

 

그래서 합덕에서 제일 가깝다는 예산행 버스에 탔다. 그런데 나랑 정은이 언니만 앉을 수

 

있었고 나머지는 무거운 가방을 메고 입석.... 희영이는 손잡이를 붙들고 꾸벅꾸벅.. 서서

 

자는 사람은 처음 봤다... 쩝...

 

내가 안절부절하니까 옆에 앉아있는 오빠가 "왜 그러세요?"

 

"네~ 원래 합덕까지 가야하는데 예사능로 가게 되서요. 어디서 내려야 할까요?"

 

그러면서 그 오빠는 친절하게 어디서 내리라고 설명까지 해주시고 우리가 잘때 깨워주면서

 

내리라고 해주었다.

 

우리가 내린 곳은 신례원 역, 시간은 10시 30분쯤.. 지난번 답사때 얻은 지도를 보니

 

신례원에서 합덕까지 가까운것 같던데... 나는 다른 교사들에게 걷자고 했다. 멀지않을까

 

걱정하는 교사들도 있었지만 나는 "아니야 한시간만 걸으면 돼" 그래서 우리는 무작정 걷기

 

시작했다. 걸어가면서 우리는 소창 노래도 부르고 교사의 기도도 목청껏 부르고 남행열차를

 

부르며 연준이는 멋진 춤도 추고 한명씩 돌아가며 노래도 부르고.. 서울에서는 잘 볼 수 없

 

는 맑은 하늘을 보며 북두칠성을 찾았다. 그렇게 거의 쉴새 없이 걷기를 세시간정도..

 

우리는 드디어 합덕 성당에 도착을 했다. 그런데 내가 몇일 전부터 우리 좀 재워달라고

 

했는데 아무도 안 보이는 것이다. 하긴... 정말 늦은 시간이었으니까...

 

그래서 나는 여기저기 기웃거리다가 고등부라고 적힌 창고가 열린 것을 발견하고 모두를

 

불렀다. 우리가 가지고 온것은 취사도구와 여벌 옷뿐이었지 이불은 들고 오지 않았었다.

 

하지만 거기에 운이 좋게도 카페트 같은게 있어서 그걸 깔았다.

 

빨리 자고 내일 새벽에 재원이랑 지선이랑 상익이 오빠가 오니까 우리도 새벽에는 일어나야

 

한다고 했는데 남자눔들이 배가 고프다고 해서 급하게 밥을 하고 무말랭이랑 참치를 하나

 

꺼냈다. 아마 그밥은 우리가 태어나서 먹어본 밥중에 제일 맛있었던 밥이었을 것이다.

 

14km를 걸은 뒤에 먹는 밥맛이란...

 

그리고 우리는 잠이 들었지만 새벽에 모두들 한번쯤은 깼었다. 너무너무 춥구... 희영이는

 

드렁드렁 코를 골고... 하지만 후일에 들은 이야기지만 나도 무지 코를 골았다고 한다. 난

 

코는 원래 잘 안고는데... 쩝..

 

어쨌든 다들 그렇게 노숙을 하며 답사 첫째날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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