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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3.23 아름다운 쉼터(무엇을 청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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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훈 [4rang2] 쪽지 캡슐

2011-03-23 ㅣ No.632

<무엇을 청할 것인가?>

 

 

    이런 경우를 한번 가정해볼 수 있겠습니다. 어느 날 아버지가 몸이 시름시름 아파 진단을 받았더니, 결과는 청천벽력, 이미 병이 진행될 때 까지 진행되어, 의사 왈, 뭐라 드릴 말씀이 없다는 것입니다.

 

    남아있는 가족들 생각하며 큰 충격과 근심에 사로잡혀 집에 오니, 그런 아버지의 내막도 모른 채 부인은 다른 날보다 더 바가지를 심하게 긁습니다. 큰 아들은 지난번 시작하자마자 말아먹은 사업 정리도 끝나지 않았는데, 또 다른 일 시작하게 자금을 청하고 있습니다. 철없는 둘째 아들은 지금 차도 멀쩡한데 외제차로 바꿔달라고 떼를 쓰고 있습니다.

 

    자신은 얼마 있지 않으면 떠나가야 할 시한부 인생인데, 그게 너무 억울해 죽겠는데, 누군가에게 하소연하지도 못하고 가슴이 답답해 미치겠는데, 그런 자신의 속마음은 눈꼽만큼도 몰라주고 엉뚱한 청을 해대는 가족들을 바라보는 아버지의 심정이 어떠하겠습니까?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두 제자-제베대오의 두 아들과 그의 어머니가 그랬습니다. 예수님 앞에는 이제 생각만 해도 살 떨리는 수난의 길이 남아있습니다. 너무나 끔찍한 길이기에, 피할 수 있으면 피하고 싶은 예수님이셨지만 아버지께서 원하시는 길이었기에, 그 길만이 인류 모두를 위한 길이었기에, 어금니를 꽉 깨물고 올라가는 예루살렘 길이었는데, 그 길에서 두 제자가 청하는 것을 보십시오.

 

“    스승님의 나라에서 저의 이 두 아들이, 하나는 스승님의 오른쪽에, 하나는 왼쪽에 앉을 것이라고 말씀해 주십시오.”

 

    가만히 따져보니 위 부탁은 공공연하고 명백한 인사 청탁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정말 하지 말아야 할 불공정 행위이자 불법행위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런 무 개념하고 한심한 가족들이 어디 있겠습니까? 이런 그들의 모습에 또 다른 열 제자가 분개한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아직도 갈 길이 먼 제자들, 아직도 제대로 영적 눈을 뜨지 못한 제자들, 십자가의 참 의미를 파악하지 못한 제자들을 바라보는 예수님의 마음은 또 얼마나 안타까우셨을까, 생각해봅니다.

 

    엉뚱한 것을 청하고 있는 두 제자들을 바라보며 오늘 우리는 예수님께 무엇을 청할 것인가, 한번 생각해봅니다. 신앙생활을 통해, 교회 공동체 생활을 통해 무엇을 추구해야 할 것인가 묵상해봅니다.

 

    친절하게도 예수님께서는 명확하게 정답을 가르쳐주시는군요.

 

    섬김과 봉사입니다. 겸손과 예수님 십자가 길에로의 동참입니다.

 

    이왕 청할 것이라면 지극히 작고 세세한 것이 아니라 큰 것을 청하면 좋겠습니다. 잠시 우리 손에 들어왔다가 빠져나갈 한시적인 것이 아니라 보다 영속적인 것, 보다 가치 있는 것을 청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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