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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가 15장 1절 - 19장 48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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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숙 [sjs88] 쪽지 캡슐

2003-08-26 ㅣ No.501

잃었던 양 한 마리

 

 15 ¶세리들과 죄인들이 모두 예수의 말씀을 들으려고 모여 들었다. 이것을 본 바리사이파 사람들과 율법학자들은     "저 사람은 죄인들을 환영하고 그들과 함께 음식까지 나누고 있구나!"  하며 못마땅해 하였다. 그래서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비유로 말씀하셨다.     "너희 가운데 누가 양 백 마리를 가지고 있었는데 그 중에서 한 마리를 잃었다면 어떻게 하겠느냐? 아흔 아홉 마리는 들판에 그대로 둔 채 잃은 양을 찾아 헤매지 않겠느냐?  그러다가 찾게 되면 기뻐서 양을 어깨에 메고 집으로 돌아 와 친구들과 이웃을 불러 모으고 ’자, 같이 기뻐해 주십시오.  잃은 양을 찾았읍니다’ 하며 좋아할 것이다. 잘 들어 두어라., 이와 같이 회개할 것 없는 의인 아흔 아홉보다 죄인 한 사람이 회개하는 것을 하늘에서는 더 기뻐할 것이다."

 

 

잃었던 은전

 

  ¶"또 어떤 여자에게 은전 열 닢이 있었는데 그 중 한 닢을 잃었다면 어떻게 하겠느냐? 그 여자는 등불을 켜고 집 안을 온통 쓸며  그 돈을 찾기까지  샅샅이 다 뒤져 볼 것이다. 그러다가 돈을 찾게 되면 자기 친구들과 이웃을 불러 모으고   ’자, 같이 기뻐해 주십시오. 잃었던 은전을 찾았읍니다’ 하고 말할 것이다. 잘 들어 두어라. 이와 같이 죄인 하나가 회개하면 하느님의 천사들이 기뻐할 것이다."

 

 

잃었던 아들

 

  ¶예수께서 또 말씀하셨다.    "어떤 사람이 두 아들을 두었는데 작은 아들이 아버지에게 제 몫으로 돌아 올 재산을 달라고 청하였다. 그래서 아버지는 재산을 갈라 두 아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며칠 뒤에 작은 아들은 자기 재산을 다 거두어 가지고 먼 고장으로 떠나 갔다. 거기서 재산을 마구 뿌리며 방탕한 생활을 하였다. 그러다가 돈이 떨어졌는데 마침 그 고장에 심한 흉년이 들어서  그는 알거지가 되고 말았다. 하는 수 없이 그는 그 고장에 사는 어떤 사람의 집에 가서 더부살이를 하게 되었는데 주인은  그를 농장으로 보내어 돼지를 치게 하였다.  그는 하도 배가 고파서  돼지가 먹는 쥐엄나무 열매로라도 배를 채워 보려고 했으나  그에게 먹을 것을 주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그제야 제 정신이든 그는  이렇게 중얼거렸다.   ’아버지 집에는 양식이 많아서 그 많은 일꾼들이 먹고도 남는데  나는 여기서 굶어 죽게 되었구나! 어서 아버지께 돌아 가, 아버지, 제가 하늘과  아버지께 죄를 지었읍니다.  이제 저는 감히 아버지의 아들이라고 할 자격이 없으니 저를 품꾼으로라도 써 주십시오. 하고 사정해 보리라’ 마침내 그는  거기를 떠나  자기 아버지 집으로 발길을 돌렸다. 집으로 돌아 오는 아들을 멀리서 본 아버지는 측은한 생각이 들어 달려 가 아들의 목을 끌어 안고 입을 맞추었다.  그러자   아들은  ’아버지,저는 하늘과 아버지께 죄를 지었읍니다.  아재 저는 감히 아버지의 아들이라고 할 자격이 없읍니다’ 하고 말하였다.  그렇지만 아버지는 하인들을 불러    ’어서 제일 좋은 옷을 꺼내어 입히고  가락지를 끼우고 신을  신겨 주어라. 그리고 산 송아지를 끌어내다 잡아라.  먹고 즐기자! 죽었던 내 아들이 다시 살아 왔다. 잃었던 아들을  다시 찾았다’ 하고 말했다. 그래서 성대한 잔치가 벌어졌다.

  ¶밭에 나가 있던 큰 아들이 돌아 오다가 집 가까이에서  음악 소리와 춤추며 떠드는 소리를 듣고  하인 하나를 불러 어떻게 된 일이냐고 물었다. 하인이  ’아우님이 돌아 왔읍니다. 그분이  무사히 돌아 오셨다고  주인께서 살진 송아지를 잡게 하셨읍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큰 아들은 화가 나서  집에 들어 가려 하지 않았다.  그래서 아버지가 나와서  달랬으나 그는 아버지에게   ’아버지, 저는 이렇게  여러 해 동안 아버지를 위해서 종이나 다름없이 일을 하며 아버지의 명령을 어긴 일이 한번도 없었읍니다.  그런데도  저에게는 친구들과 즐기라고  염소새끼 한 마리 주지 않으시더니  창녀들한테 빠져서 아버지의 재산을 다 날려 버린 동생이 돌아 오니까  그 아이를 위새서는 살진 송아지까지 잡이 주시다니요!’ 하고 투덜거렸다.  이 말을 듣고 아버지는   ’얘야, 너는 늘 나와 함께 있고  내 것이 모두 네 것이 아니냐? 그런데  네 동생은 죽었다가 다시 살아 왔으니 잃었던  사람을 되찾은 셈이다. 그러니 이 기쁜 날을 어떻게 즐기지 않겠느냐?’ 하고 말하였다."

 

 

약은 청지기

 

 16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또 말씀하셨다.    "어떤 부자가 청지기 한 사람을 두었는데 자기 재산을 그 청지기가 낭비한다는  말을 듣고  청지기를 불러다가 말했다.  ’자네 소문을 들었는데 그게 무슨 짓인가? 이제는 자네를 청지기로 둘 수 없으니  자네가 맡은 일을 다 청산하게.’ 청지기는 속으로 생각했다.  ’주인이 내 청지기 직분을 빼앗으려 하니 어떻게 하면 좋을까? 땅을 파자니 힘이 없고 빌어먹자니  창피한 노릇이구나. 옳지, 좋은 수가 있다. 내가 청지기 자리에서 물러날 때 나를 자기 집에 맞아 줄  사람들을 미리 만들어 놓아야겠다.’ 그래서 그는 자기 주인에게 빚진 사람들을 하나씩 불러다가 첫째  사람에게  ’당신이 우리 주인에게 진 빚이 얼마요?’ 하고 물었다.  ’기름 백 말이오’ 하고 대답하자 청지기는  ’당신의 문서가 여기 있으니 어서 앉아서 오십 말이라고 적으시오’ 하고 일러 주었다. 또 다른 사람에게  ’당신이 진 빚은 얼마요?’ 하고 물었다. 그 사람이  ’밀 백 섬이오’ 하고 대답하자 청지기는  ’당신의 문서가 여기 있으니  팔십 섬이라고 적으시오’ 하고 일러 주었다. 그 정직하지 못한 청지기가 일을  약삭빠르게 처리하였기 때문에 주인은 오히려 그를 칭찬하였다. 세속의 저녀들이 자기네들끼리 거래하는 데는  빛의 자녀들보다 더 약다."

  ¶예수께서 말씀을 계속하셨다.     "그러니 잘 들어라. 세속의 재물로라도 친구를 사귀어라. 그러면 재물이 없어질 때에 너희는 영접을  받으며  영원한 집으로 들어 갈  것이다. 지극히 작은 일에 충실한 사람은 큰 일에도 충실함 지극히 작은 일에 부정직한 사람은  큰 일에도 부정직할 것이다. 만약  너희가 세속의 재물을 다루는데도 충실하지 못한다면 누가 참된 재물을 너희에게 맡기겠느냐? 또 너희가  남의 것에 충실하지 못하다면 누가 너희의 몫을 내어 주겠느냐?"

  ¶"한 종이  두 주인을 섬길 수는 없다. 한 편을 미워하고  다른 편을 사랑하거나 또는 한 편을 존중하고 다른 편을 업신여기게 마련이다. 하느님과 재물을 함께 섬길 수는 없다."

  ¶돈을 좋아하는 바리사이파 사람들이 이 모든 말씀을 듣고  예수를 비웃었다. 그래서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너희는  사람들 앞에서 옳은 체한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너희의 마을보를 다 아신다. 사실 사람들에게 떠받들리는 것이 하느님께서는 가증스럽게 보이는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율법과 하느님 나라

 

  ¶"요한 때까지는 율법과 예언자의 시대였다. 그 이후로는  하느님 나라의 복음이 선포되고  있는데 누구나 그 나라에 들어 가려고 애쓰고 있다."

  ¶하늘과 땅은 사라져도  율법은 한 획도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간음의 행위

 

  ¶"아내를 버리고 다른 여자와 결혼하는 사람은 간음을 행하는 것이며 버림받은 여자와 결혼하는 사람도 간음을 행하는 것이다."

 

 

부자와 라자로

 

  ¶"예전에 부자 한 사람이 있었는데 그는 화려하고 값진 옷을 입고 날마다 즐겁고 호화로운 생활을 하였다. 그 집 대문간에는 사람들이 들어다 놓은 라자로라는 거지가 종기투서이의 몸으로 앉아 그 부자의 식탁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로 배를 채우려고  했다. 더구나 개들까지 몰려 와서  그의 종기를 핥았다. 얼마 뒤에 그 거지는 죽어서 천사들의 인도를 받아  아브라함의 품에 안기게 되었고  부자는 죽어서  땅에 묻히게 되었다. 부자가 죽음의 세계에서  고통을 받다가 눈을 들어 보니 멀리 떨어진 곳에 아브라함의 라자로를 품에 안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소리를 질러   ’아브라함 할아버지, 저를  불쌍히 보시고 라자로를 보내어 그 손가락으로 물을 찍어 체 혀를 축이게 해 주십시오. 저는 이 불꽃 속에서 심한 고통을 받고 있읍니다’’ 하고 애원하자 아브라함은   ’얘야, 너는 살아 있을 동안에  온갖 복을 다 누렸지만  라자로는 불행이란 불행은 다 겪지 않았느냐? 그래서 지금 그는 여기에서 위안을 받고 너는 거기에서 고통을 받는 것이다. 또한  너희와 우리 사이에는 큰  구렁텅이가 가로놓여 었어서  여기에서  너희에게 건너 가려 해도  가지 못하고  거기에서 우리에게 건너 오지도 못한다’ 고 대답하였다.  그래도 부자는   또 애원하였다.  ’그렇다면  할아버지,  제발 소원입니다.  라자로를  제 아버지 집으로 보내 주십시오. 저에게는  다섯 형제가 있는데  그를 보내어  그들만이라도  이 고통스로운  곳에 오지 않도록 경고해 주십시오.’  그러나 아브라함은  ’네 형제들에게는 모세와 예언자들이 있으니  그들의 말을 들으면 될 것이다’ 하고 대답하였다. 그들은 죽었다가 다시 살아난  사람이 찾아  가야만 회개할 것입니다’ 하고 호소하였다. 그러자 아브라함은   ’그들이 모세와 예언자들의 말도 듣지 않는다면  어떤 사람이 죽었다가 다시 살아난다 해도 믿지 않을 것이다’ 라고 대답하였다.

 

 

죄의 유혹과 용서

 

 17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죄악의 유혹이 없을 수 없지만 남을 죄짓게 하는 사람은 참으로 불행하다. 이 보잘 것 없는  사람들 가운데 누구 하나라도  죄짓게 하는 사람은 그 목에 연자맷돌을 달고 바다에 던져져 죽는 편이 오히려 나을 것이다. 조심하여라. 네 형제가 잘못을 저지르거든 꾸짖고  뉘우치거든  용서해 주어라. 그가 너에게  하루 일곱 번이나 잘못을 저지른다 해도  그 때마다 너에게 와서 잘못했다고 하면 용서해 주어야 한다."

 

 

믿음의 힘

 

  ¶사도들이 주님께   "저희에게 믿음을 더하여 주십시오"  하니까 주님께서는     "너희에게 겨자씨 한 알만한 믿음이라도 있다면 이 뽕나무더러  ’뿌리째 뽑혀서 바다에 그대로 심어져라’ 하더라도 그대로 될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종의 임무

 

  ¶너희 가운데 누가  농사나 양치는 일을 하는 종을 데리고 있다고 하자. 그 종이 들에서 돌아 오면   ’어서 와서 밥부터 먹어라’ 하고 말할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 오히려   ’내 저녁부터 준비하여라. 그리고 내가 먹고 마실 동안 허리를 동이고 시중을 들고 나서 음식을 먹어라’ 하지 않겠느냐?  너희도 명령대로 했다 해서 주인이 고마와해야 할 이유가 어디 있겠느냐? 너희도 명령대로 모든 일을 다 하고 나서는  ’저희는 보잘 것 없는 종입니다. 그제야 할 일을 했을 따름입니다’ 하고 말하여라."

 

 

나병환자 열 사람

 

  ¶예수께서 예루살렘으로 올라 가시는 길에 사마리아와 갈릴래아 사이를 지나 가시게 되었다. 어떤 마을에 들어 가시다가  나병환자 열 사람을 만났다. 그들은 멀찍이 서서     "예수 선생님! 저희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하고 크게 소리쳤다. 예수께서는  그들을 보시고     "가서  사제들에게 몸을 보여라" 하셨다. 그들이 사제들에게 가는 동안에 그들의 몸이 깨끗해졌다.  그들 중 한 사람은 자기 병이 나은 것을 보고 큰 소리로 하느님을 찬양하면서  예수께 돌아 와 그 발앞에 엎드려 감사를 드렸다. 그는 사마리아 사람이었다. 이것을 보시고 예수께서는     "몸이 깨끗해진 사람은 열 사람이 아니었느냐? 그런데 아홉은 어디 갔느냐? 하느님께 찬양을 드리러 돌아 온 사람은 이 이방인 한 사람밖에 없단 말이냐!"  하시면서 그에게    "일어나 거거라. 네 믿음이 너를 살렸다"  하고 말씀하셨다.

 

 

사람의 아들이 오시는 날

 

  하느님 나라가 언제 오겠느냐는 바리사이파 사람들의 질문을 받으시고 예수께서는 이렇게 대답하셨다.     "하느님 나라가 오는 것을 눈으로 볼 수는 없다. 또   ’보아라,  여기 있다’ 혹은  ’저기 있다’ 고 말할 수도 없다. 하느님 나라는 바로 너희 가운데 있다."

  ¶그리고 나서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희가 사람의 아들의 영광스러운 날을 단 하루라도 보고 싶어 할 때가 오겠지만  보지 못할 것이다. 사람들이 너희에게   ’보아라, 저기 있다’ 혹은  ’여기 있다’ 하더라도 찾아 나서지 말라. 마치 번개가 번쩍하여  하늘 이 끝에서 저 끝까지 환하게 하는 것같이 사람의 아들도 그 날에 그렇게 올 것이다. 그렇지만 사람의 아들은 먼저 많은 고통을 겪고 이 세대 사람들에게 버림을 받아야 한다."

  ¶"사람의 아들이 올 때에는 노아 때와 같이 일이 일어날 것이다. 노아가 방주에 들어 간 바로 그 날까지 사람들고 먹고 마시고 장가들고 사집가고 하다가 마침내  홍수에 휩쓸려  모두 멸망하고 말았다. 또한 롯 시대와 같은 일도 일어날 것이다.  사람들은 먹고 마시고 사고 팔고  심고 집짓고 하다가 롯이 소돔을 떠난 바로 그 날 하늘에서 불과 유황이 쏟아져 내리자 그들은  모두 멸망하고 말았다. 사람의 아들이 나타나는 날에도 이와 같은 일이 일어날 것이다."

  ¶"그 날 지붕에 올라 가 있던 사람은 집 안에 있는 세간을 꺼내러 내려 오지 말라. 밭에 있던 사람들고 그와 같이 집으로 돌아 가서는 안 된다. 롯의 아내를 생각해 보아라! 누구든지 제 목숨을 살리려는 사람은 잃을 것이며 제 목숨을 잃는 사람은 살릴 것이다.  잘 들어 두어라. 그 날 밤에 두 사람이  한 침상에 누어 있다면 하나는 데려 가고 하나는 버려 둘 것이다.  또 두 여자가  함께 맷돌질을 하고 있다면 하나는 데려 가고 하나는 버려 둘 것이다." 이 말씀을 듣고  제자들이    "주님, 어디서 그런 일이 일어나겠읍니까?"  하고 묻자 예수께서는    "주검이 있는 곳에는 독수리가 모여 드는 법이다" 하고 대답하셨다.

 

 

과부와 재판관

 

 18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언제나 기도하고 용기를 잃지 말아야 한다고 이렇게 비유를 들어 가르치셨다.     "어떤 도시에 하느님을 두려워하지 않고 사람도 거들떠 보지 않는 재판관이 있었다. 그 도시에는 어떤 과부가 살고 있었는데 그 여자는  늘 그를 찾아 가서   ’저에게 억울한  일을 한 사람이 있읍니다. 올바른 판결을 내려 주십시오’ 하고 졸라댔다. 오랫동안  그 여자의 청을 들어 주지 않던 재판관도  결국  ’나는 하느님도 두려워하지 않고 사람도 거들떠 보지 않는 사람이지만  이 과부가 너무도 성가시게 구니 그 소원대로 판결해 주어야지. 그렇게 하지 않으면 자꾸만 찾아 와서 못 견디게 굴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주님께서는  계속해서 말씀하셨다.    "이 고약한  재판관의 말을 새겨 두어라. 하느님게서 택하신 백성이 밤낮 부르짖는데도 올바르게 판결해 주지 않으시고 오랫동안  그대로 내버려 두실 것 같으냐? 사실 하느님께서는 그들에게 지체없이 올바른 판결을 내려 주실 것이다. 그렇지만 사람의 아들이 올 때에 과연  이 세상에서 믿음을 찾아 볼 수 있겠느냐?"

 

 

바리사이파 사람의 기도와 세리의 기도

 

  ¶예수께서는  자기네만 옳은 줄 믿고 남을 업신여기는 사람들에게 이런 비유를 말씀하셨다.    "두 사람이 기도하러 성전에 올라 갔는데 하나는  바리사이파 사람이었고 또 하나는 세리였다.  바리사이파 사람은 보라는 듯이 서서  ’오,하느님! 감사합니다. 저는 다른 사람들과는 달리 욕심이 많거나 부정직하거나 음탕하지 않을뿐더러 세리와 같은 사람이 아닙니다. 저는 일주일에 두 번이나 단식하고  모든 수입의 십분의 일을 바칩니다’ 하고 기도하였다. 한편 세리는 멀찍이 서서 감히 하늘을 우러러 보지도 못하고  가슴을 치며  ’오, 하느님! 죄 많은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하고 기도하였다. 잘 들어라. 하느님께 올바른 사람으로 인정받고 집으로 돌아  간 사람은 바리사이파 사람이 아니라 바로 그 세리였다. 누구든지 자기를 높이면 낮아지고 자기를 낮추면  높아질 것이다."

 

 

어린이를 축복하신 예수

 

  ¶사람들이 어린아기들을 예수게 데리고 와서 손을 얹어 축복해 주시기를 청하였다. 이것을 본 제자들이  그들을 나무라자 예수께서는  어린아기들을 가까이 오게 하시고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어린이들이 나에게 오는 것을 막지 말고  그대로 두어라. 하느님 나라는  이 어린이들과 같은 사람들의 것이다.  잘 들어라. 누구든지 어린이와 같이 순진한 마음으로 하느님 나라를 맞아들이지 않으면  결코  거기 들어 가지 못할 것이다."

 

 

부자 청년- 낙타와 바늘귀

 

  ¶유다의 지도자 한 사람이    "선하신 선생님, 제가 무엇을  해야 영원한 생명을 얻겠읍니까?" 하고 예수께 물었다. 예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왜 나를 선하다고 하느냐? 선하신 분은 하느님 한 분뿐이시다.   ’간음하지 말라. 살인하지 말라. 거짓 증언하지 말라. 네 부모를 공경하라’ 고 한 계명들을 알고 있지 않느냐?"   그 사람은   "어려서부터 저는 이 모든 것을 다 지켜 왔읍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예수께서는 이 말을 들으시고    "너에게는 아직도 해야 할  일이 하나 더 있다. 있는 것을 다 팔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어라. 그리고 와서 나를 따라라. 그러면 하늘에서 보화를 얻게 될 것이다" 하셨다. 그러나 그는 큰 부자였기 때문에  이 말씀을 듣고  무척 마음이 괴로왔다.

  ¶예수께서는 그를 보시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재물이 많은 사람이 하늘 나라에 들어 가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모른다. 부자가 하느님 나라에 들어 가는 것보다 낙타가 바늘구기를 빠져 나가는 것이 더 쉬울 것이다."   사람들이 이 말씀을 듣고    "그러면 구원받을 사람이 어디 있겠읍니까?"  하고 물었다. 예수께서는     "사람의 힘으로는 할 수 없는 일이지만 하느님께서는  하실 수 있다" 하고 대답하셨다.

 

 

여러 갑절의 상

 

 ¶그 때에 베드로가     "보시다시피 저희는 가정을 버리고 주님을 따랐읍니다"  하고 말하였다. 예수께서 이 말을 들으시고    "나는 분명히 말한다. 하느님 나라를 위하여 집이나 아내나 형제나 부모나  자녀를 버린 사람은 누구나 이 세상에서 여러 갑절의 상을 받을 것이며 오는  세상에서는 영원한  생명을 얻을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수난에 대한 세 번째 예고

 

  ¶예수께서 열 두 제자를 가까이 부르시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우리는 지금 예루살렘으로 올라 가고 있다.거기에서 사람의 아들에 대하여  예언자들이 기록한 모든  일이 이루어질 것이다. 사람의 아들이 이방인들의 손에 넘어가게 될 터인데  그들은  사람의 아들을 희롱하고  모욕하고  침뱉고 채찍질하고 마침내 죽일 것이다. 그러나 사람의 아들은 사흘만에 다시 살아날 것이다."   제자들은  이 말씀을 듣고도 조금도 깨닫지 못하였다. 이 말씀의 뜻이 그들에게는  가리워져 있었기 때문에 그것이 무슨 말씀인지 알아 듣지 못하였던 것이다.

 

예리고의 소경

 

  ¶예수께서 예리고에 가까이 가셨을 때의 일이었다. 어떤 소경이 길가에 앉아 구걸하고 있다가 군중이 지나가는 소리를 듣고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사람들이 나자렛 예수께서 지나가신다고 하자 그 소경은 곧   "다윗의 자손이신 예수님,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하고 외쳤다. 예수께서는 걸음 멈추시고 그 소경을 데려 오라고 하셨다. 소경이 가까이 오자     "나에게 바라는 것이 무엇이냐?"  하고 물어셨다.     "주님, 볼 수 있게 해 주십시오"  하고 그가 대답하자 예수께서는    "자, 눈을 떠라. 네 믿음이 너를 살렸다"  하고 말씀하셨다. 그러자 그 소경은 곧 보게 되어 하느님께 감사하며 예수를 따랐다. 이것을 본 사람들은 모두 하느님을 찬양하였다.

 

 

예수와 자캐오

 

 19 ¶예수께서 예리고에 이르러 거리를 지나가고 계셨다. 거기에 자캐오라는  돈 많은 새관장이 있었는데 예수가 어떤 분인지 보려고 애썼으나 키가 작아 군중에 가리워 볼 수가 없었다. 그래서 예수께서 지나가시는 길을 앞질러  달려 가서 길가에 있는 돌무화과나무 위에 올라 갔다. 예수께서 그 곳을 지나가시다가  그를 쳐다보시며     "자캐오야,  어서 내려 오너라. 오늘은 내가 네 집에 머물러야 하겠다"  하고 말씀하셨다.자캐오는  이 말씀을 듣고  얼른 나무에서 내려 와 기쁜 마음으로  예수를 자기 집에 모셨다.  이것을 보고 사람들은 모두     "저 사람이 죄인의 집에 들어 가 묵는구나!"  하며 못마땅해 하였다. 그러나 자캐오는  일어서서   "주님, 저는 재산의 반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렵니다. 그리고 제가 남을 속여 먹은 것이 있다면 그 네 갑절은 갚아 주겠읍니다"  하고 말씀드렸다. 예수께서  자캐오를 보시며    "오늘 이 집은 구원을 얻었다. 이 사람도 아브라함의 자손이다. 사람의 아들은 잃은 사람들을 찾아 구원하러 온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금화의 비유

 

  ¶이 말씀을 듣고 있던 사람들은 예수께서 예루살렘에 가까이 오신 것을 보고 하느님의 나라가 당장에 나타날 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비유를 하나 들려 주셨다.    "한 귀족이 왕위를 받아 오려고 먼 길을 떠나게 되었다. 그래서 그는 종 열 사람을 불러  금화 한 개씩을 나누어 주면서  ’내가 돌아 올 때까지 이 돈을  가지고 장사를 해 보아라’ 하고 일렀다.  그런데  그의 백성들은 그를 미워하고 있었으므로 그들의 대표를 뒤따라 보내어   ’우리는 그자가 우리 왕이 되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하고 진정하게 되었다. 그 귀족은  왕위를 받아 가지고 돌아 오자 마자 돈을 맡겼던 종들을 불러서 그 동안에 돈을 얼마씩이나 벌었는지를  따져 보았다. 첫째 종이   ’주인님, 주인님이 주신 금화 하나를 열 개로 늘렸읍니다’ 하고 말하자  ’주인은 잘 했다. 너는 착한 종이로구나.네가 지극히 작은 일에 충성을 다했으니 나는 너에게  열 고을을 다스리게 하겠다’ 하며 칭찬하였다. 둘째 종이 와서’주인님, 주인님이 주신 금화 하나로  금화 다섯을 벌었읍니다’ 하고 말하자 주인은   ’너에게는 다섯 고을을 맡기겠다’고 하였다. 그런데 그 다음에 온 종의 말은 이러하였다.   ’주인님, 주인님이 주신 금화가 여기 그대로 있읍니다.저는 이것을 수건에 싸 두었읍니다. 주인님은 지독한 분이라 맡기지도 않은 것을 찾아 가고 심지도 않은 데서 거두시기에 저는 무서워서 이렇게 하였읍니다.’  이 말을 들은 주인은   ’이 몹쓸 종아, 나는 바로 네 입에서 나온 말로 너를 벌주겠다.네가 맡기지도 않은 것을 찾아 가고 심지도 않은 것을 거두는  지독한 사람으로 알고 있었단 말이지? 그렇다면  너는 왜 내 돈을 쓰는 사람에게 꾸어 주지도 않았느냐? 그랬으면  내가 돌아 와서 이자까지  붙여서  원금을 돌려 받을 수 있지 않았겠느냐?’ 하며 호통을 친 다음 그 자리에 서 있던 사람들에게   ’저자에게서  금화를 빼앗아 금화 열 개를 가진 사람에게 주어라’ 하고 일렀다.  사람들이   ’주인님, 그 사람은 금화를 열 개나 가지고 있지 않습니까?’ 하고 말하자 주인은  ’잘 들어라.누구든지 있는 사람은 더 받겠고 없는 사람은 있는 것마저  빼앗길 것이다. 그리고 내가 왕이 되는 것을 반대하던 내 원수들은 여기 끌어 내다가 내 앞에서 죽여라’ 하고 말하였다.

 

 

예루살렘의 입성

 

  ¶예수께서 이 말씀을 마치시고 예루살렘을 향하여 길을 떠나셨다. 올리브산 중턱에 있는 벳파게와 배다니아 가까이에 이르렀을 때 예수께서는 두 제자를 앞질러  보내시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맞은편  마을로 가라. 거기에 가 보면 아무도 탄 적이 없는  어린 나귀 한 마리가 매여 있을 터이니 그 나귀를 풀어 오너라. 혹시 누가 왜 남의 나귀를 푸느냐고 묻거든   ’주께서 쓰시겠답니다’ 하고 대답하여라."     그들이 가보니 과연 모든 것이 예수께서 말씀하신 대로였다. 그래서 나귀를 풀었더니 주인이 나타나서     "아니, 왜 나귀를 풀어 가오?"  하고 물었다.    "주께서 쓰시겠답니다."     그들은 이렇게 대답하고 나귀를 끌고 와서 나귀에 자기들의 겉옷을 얹고 예수를 그 위에 모셨다. 예수께서 앞으로 나아가시자  사람들이 겉옷을 벗어 길에 펴 놓았다.

  ¶예수께서 올리브산 내리막길에 이르렀을 때 수많은 제자들은  자기들이 본 모든 기적에 대하여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소리 높여 하느님을 찬양하였다.

        "주의 이름으로 오시는 임금이여,

        찬미 받으소서.

        하늘에는 평화,

        하느님게 영광!"

  ¶그러자 군중 속에 끼어 있던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선생님, 제자들이 저러는데 왜 꾸짖지 않으십니까?"  하고 말하였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잘 들어라. 그들이 입을 다물면 돌들이 소리지를 것이다"  하고 대답하셨다.

 

 

예루살렘의 불행

 

  ¶예수께서 예루살렘 가까이 이르러 그 도시를 내려다 보시고 눈물을 흘리시며 이렇게 한탄하셨다.    "오늘 네가 평화의 길을 알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러나  너는 그 길을 보지 못하는구나. 이제 네 원수들이 돌아 가며 진을 쳐서 너를 에워 싸고 사방에서 쳐들어 와 너를 쳐부수고 너의 성안에 사는 백성을 모조리 짓밟아 버릴 것이다. 그리고 네 성안에 있는 돌은 어느 하나도 제 자리에 얹혀 있지 못할 것이다. 너는 하느님께서 구원하러 오신 때를 알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성전 뜰에서 쫓겨난 상인들

 

  ¶예수께서 성전 뜰 안으로 들어 가 상인들을 쫓아내시며     "성서에  ’내 집은 기도하는 집이다’하고 기록되어 있지 않느냐? 그런데 너희는 성전을  ’강도들의 소굴로 만들었다’ 하고 나무라셨다.

 

 

예수를 죽이려는  자들

 

  ¶예수께서는 날마다 성전에서 가르치셨는데 대사제들과 율법학자들과 백성의 지도자들은 예수를 잡아 죽일 궁리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백성들이 모두 예수의 말씀을 듣느라고 그 곁을 떠나지 않았기 때문에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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