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동성당 게시판
금성이란 별에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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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 소설 ’1973년의 핀볼’ 본문중..
출근하면서 읽은 부분이다. 그러고봄..우리의 인생두 20대가 끝이라면..서로 사랑하기에 바뿌지 않을까.. 쓸데없는 생각으로..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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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성은 구름으로 뒤덮인 무서운 별이다. 무덥고 습해서 주민의 태반은 젊은 나이에 죽는다. 30년을 살면 전설이 될 정도다. 그리고 그만큼 그들의 마음은 사랑으로 가득 차 있다. 모든 금성인은 모든 금성인을 사랑한다. 그들은 타인을 미워하지 않으며 원망하지 않으며 경멸하지 않는다. 험담도 하지 않는다. 살인도 싸움도 하지 않는다. 있는 건 오로지 애정과 배려뿐이다. "설사 오늘 누군가가 죽는다 해도 우리는 슬퍼하지 않는다네. 우리는 그만큼 살아 있을 때 사랑해 두는 거지. 나중에 후회하지 않도록 말이야." 금성에서 태어난 조용한 사나이는 그렇게 말했다. "미리 사랑해 둔다는 뜻인가?" "당신들이 쓰는 말은 잘 알 수가 없군 그래." 그는 고개를 저었다. "정말로 그처럼 잘 살아갈 수 있는 건가?" 내가 물어 보았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금성은 슬픔으로 가득 차 버리고 말겠지." 그가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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