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동성당 게시판

첫사랑

인쇄

김용석 [abalone] 쪽지 캡슐

2000-04-26 ㅣ No.1556

              첫사랑

 

                                  류시화

 

     이마에 난 흉터를 묻자 넌

     지붕에 올라갔다가

     별에 부딪친 상처라고 했다

 

     어떤 날은 내가 사다리를 타고

     그 별로 올라가곤 했다

     내가 시인의 사고방식으로 사랑을 한다고

     넌 불평을 했다

     희망 없는 날을 견디기 위해서라고

     난 다만 말하고 싶었다

 

     어떤 날은 그리움이 너무 커서

     신문처럼 접을 수도 없었다

 

     누가 그걸 옛 수첩에다 적어 놓은 걸까

     그 지붕 위의

     별들처럼

     어떤 것은 그리울수록 그리운 만큼

     거리를 갖고 그냥 바라봐야 한다는 걸

 



28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