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십리성당 게시판
(펌) 한번 읽어 보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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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 아침에 늦잠을 자서 후다닥 버스 정류장으로 달려나갔다. 정류장에 다 왔을 때, 저만치 웬 어린애가 목발을 땅바닥에 집어던지고 엎드려 우는 것을 발견했다. 얼른 일으켜줘야지 싶어 급한 걸음을 내딛다가 멈칫 하고 말았다. 아이로부터 열댓 걸음 젇도 떨어진 곳에 한 남자가 뒤돌아서 있었다. 내가 동작을 멈춘 것은 아이가 그를 향해 "아빠, 아빠"라 부르며 우는 것을 들었기 때문이다. 그는 뒤돌아보지 않았다. 대신 "일어나! 넌 할 수 있어!"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나는 속으로 피눈물을 삼키는 아버지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 날이 바로 교통사고로 잃어버린 다리에 의족을 끼고서 아이가 처음 외출하는 날이었다. 목발로 걸음 연습을 하던 아이가 목발을 집어던지고 울어버린 것이다. 그 아이를 아버지보다 더 사랑하는 이가 어디 있을까? 감상에 젖은 이라면 뛰어가서 아이를 업어줄 것이다. 하지만 그 아이와 평생 함께 살기로 작정한 사람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대구에 행려자들을 섬기는 공동체가 있다. 그 공동체는 수녀님들이 운영하신다. 어느 날 아무 연락 없이 이 공동체를 찾아뵈었다. 마침 배식시간이었는데, 술에 절은 한 노숙자가 새치기를 하면서 노인에게 행패를 부리는 것을, 수녀님이 잡아다가 "이 나쁜 놈, 이 미친 놈"하며 등짝을 때리는 중이었다. 얼마나 열심히 패는지, 뒤에서 "수녀님! 수녀님!" 불러도 모를 지경이었다. "아이고, 여기 와서 나는 깡패가 다 됐어요." 수녀님은 얼굴이 빨개지셨다. 와서 밥만 주고 사라지는 이들은 값싼 동정을 베풀 뿐이지만, 그 수녀님은 이 땅의 마더 데레사 같은 분이다.
- 최일도, 울림, < 이 밥 먹고 밥이 되어 > 에서
추신: 송락응님 그림을 어디서 다운 받았는지 생각이 안 나네요. 담에 좋은거 또 올릴께요. 죄송. 사실 저가 컴맹이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