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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욱 [austin89] 쪽지 캡슐

1999-12-17 ㅣ No.215

안녕하세요??

 

이제욱 아오스딩입니다.

 

또 이렇게 게시판에서 만나게 되었습니다. 전에는 제가 이 게시판지기라고 해도 거의 틀린 말이 아닐 정도로 자주 글을 올렸었는데 이제는 많은 분들이 자주 글을 올려 주고 계셔서 제가 다 마음이 홀가분하군요..... 쩝

 

오늘은 날씨가 참 좋습니다. 물론 조금 춥기는 하지만요.

 

제가 오늘 겪은 일을 말씀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어제 술을 한잔 하고 또 한잠자고 일어나는데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으~~~ 예전같지 않아!!"

29살때와 30살 때가 이렇게 다른가 하고 느낀지가 엊그제 였는데 오늘은 31살은 또 다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희집에는 강아지가 있습니다. 아롱이죠. 오늘 제가 많이 혼냈어요. 그런데 만일 사람같으면 그렇게 혼났으면 아는 척도 하지 않을 것 같은데, 아롱이는 그래도 저를 너무도 따르는 겁니다. 저도 한 인간이기 때문에 본의 아니게 상처 받기도하고 또 상처를 주기도 할것이라는 생각이 갑자기 들었습니다. 한두번 하는 생각은 아니지만 오늘따라 더욱 간절하게 생각이 드는군요. 혹시 저한테 상처를 받으신 분들이 있다면 널리 이해해 주세요.

 

밥을 먹으며 텔레비젼을 봤는데 인사이드 에디션(Inside edition)이라는 프로그램을 하더군요. 카메라에 잡힌 기이한 장면(그래봤자 사고장면이나 동물들의 모습들)들을 외국인 앵커가 나와 설명해 주는 프로그램이지요. 그런데 나는 왜 그 장면들을 보면서는 아무런 느낌이 오지 않는데 그 여자 앵커가 영어를 하는데 그게 부러운거예요. 그 사람은 도대체 뭘 먹고 살았길래 영어를 그렇게 잘 하나싶더라구요. 나도 그 사람이 먹는걸 그대로 먹으면 그렇게 잘 할 수 있을까?

 

이런 저런 생각들을 하다보니 갑자기 마카오가 생각이 나는군요. 400년이 넘도록 포르투칼의 식민지였던 도박의 도시 마카오. 무슨 기구한 사연이 있었는지는 관심이 없지만 그래도 반환된다니... 쩝. 우리도 찾지 못하고 있는 우리의 것들이 너무나 많이있다는 생각이 불현듯 스칩니다. 우리들에게는 그다지 기구한 사연이 많은 것이 아닌데.... 쩝

 

점심을 먹으려고 2층에 올라갔는데 동생이 갈비탕이라구 주더라구요. 맞있게 쩝쩝거리며 다 먹어 치우고 트름 한번 꺽~하고 신문을 펼쳤는데 12월 17일 금요일이라구 써 있더라구요. 어, 벌써 금요일이구나 라고 생각하고 몇장 넘기는데, 어라!!! 금요일이라면... 금육??? 어쩌자구 고기를 먹었냐?

 

사소한 것이라도 자기의 것이면 빠지지 않고 챙기는 것이 사람의 본성이라는데, 나 역시 배고픔에 홀려 그런 것도 못챙기다니... 신앙이라는게 이런건가 싶더라구요.

 

어쨋거나 나는 낮잠이나 자렵니다. 한잠자구 일어나서 또 이상한 생각이 들면 그때 또 들르도록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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