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촌동성당 게시판

행복했던 저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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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채영 [mela1004] 쪽지 캡슐

2000-01-16 ㅣ No.352

Untitled

 

어제는 오랜만에 친구를 만났습니다....

 

스티커 사진을 찍어야 한다구 고집을 부리는 그 친구와 스트커 사진두 찍구,

NG난 사진으로 보여지는 사진들이 더 잘나왔다구, 나보다 더 안타까와 하는 그 친구와

긴 얘기를 하면서, 맥주 한 잔두 나눴습니다....

서로가 다르게 보낸 시간을 얘기하면서두, 설명하지 않아도 서로를 이해하고 있는

서로를 보면서, 서로를 많이 닮아 이제는 일부가 되어버린 모습을 보면서

누군가와 함께하는 시간이 소중한 이유를 새삼 다시 느꼈구요...

 

함께 할 일이 많다구 자리에서 일찍 일어나서는

이것저것 보러 다녔습니다......

나 때문에 이소라 노래를 좋아하게 되었다며, 자기가 들으려 샀다던 Best앨범을 안겨주고,

올 일년 쓸 다이어리를 골라 달라며, 선물 가게를 끌고 들어가서는 이것저것 제 취향을 묻더니,

결국은 같은 거 두 개를 골라서 계산을 하더군요....

하나는 제꺼라면서요... 똑같은 다이어리를 썼으면 한다나요???

올 한해는 다이어리를 안 쓰려구 했었는데,

그래서 아무 기록도 남기지 않는 일년을 보내려구 했는데....

아직 젊은(?) 친구 덕분에 귀여운 수첩을 들구 다녀야 할것 같네요.....*^^*

그리구는 오랜만에 노래방엘 갔어요....

서로가 부르는 노래 가사에 함께 공감하면서,

서로에게 이 노래가 잘 어울린다는 칭찬두 해 주면서.....*^^*

그리구 노래 하나 하나를 부를 때 마다 생각나는 사람들을 함께 떠올리면서,

노래란 참 좋은거란 얘기두 간간히 나누면서요....

 

 

겨울답지 않게 포근한 저녁 밤을 그 친구와 함께 걸었습니다.

앙상해도 양 옆으로 나무가 있고, 그 사이로 예쁜 가로등이 켜있어

소중한 사람과 걷기 좋은 한적한 시골길은 아니었지만

그 같이 걷던 번잡한 강남의 거리가 나름대로 좋아보였던건

좋은 친구와 함께해서 였겠죠.....

손가락을 걸진 않았지만,

우린 자주 만나야만 한다는 말과 함께

자주 보자는 약속을 하고 헤어졌습니다....

 

모처럼 많이 많이 따뜻한 저녁이었던 것 같습니다...

때론 사람 때문에 상처받기도 하지만,

따뜻한 사람 때문에 세상은 살만한 곳이라는 생각에 좋았던....

그런 저녁이어서 행복했습니다....많이 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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