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암동성당 게시판

요즘 생각들..

인쇄

이원종 [casa316] 쪽지 캡슐

2000-04-30 ㅣ No.768

 ㅠㅠ.. 드디어 내일이면 계절의 여왕이라는 5월이다. 이젠 정말 봄이려니 하고, 안심하고 밤에도 반팔을 입을 수 있는 그런 달이 온 듯하다. 하지만 입대를 18일 남겨두고 있는 나의 마음은.. 전에는 진짜 굳게 맘먹었는데, 요즘은 뭐랄까.. 좀 초조하다.

 

 

 

 드디어 나의 단짝이었던 황용하가 25일 화요일, 비행기를 탔다. 아침 9시 40분 비행기였는데 양작가와 난 8시에 가서 그놈아가 수속 절차 하는 것을 지켜 보았다. 별 생각이 다 들었다. ’저 자식이 미국가다니.. 나도 당연히 갈 수 있겠군..’  하지만 용하는 정말로, 진짜 태연하기만 했다. 원래 낯짝이 두껍기로 소문이 난 그이지만(낯짝이 없을 수도..) 자기가 태어나서 20년 넘게 자라온 이 땅을 떠난다는 슬픔이나 두려움, 글구 지금까지 만나온 무수한 사람들과 이별을 한다는 생각이 없었을까?

 

 

 

 아니 그런 생각보다는 새로운 환경에 대한 설레임이나 자기의 역량을 맘껏 발휘해보려는 그러한 의지가 녀석의 생각을 지배하는 것 같았다.(너무 좋게 내가 써주는 것 같은데, 사실 그는 굉장히 단순하다.)

 

 

 

 어쨌든 이별의 시간에는 왠일인지 서로 눈물도 안 흘렸다. 그것보다는 서로 애써 외면한 것 같았다.(노래 가사같애..) 끝까지 뒤도 안 돌아보던 나쁜 놈.. 2만원 손에 쥐어주며, "나, 이제 이런 것 필요없어. 차비나 해라."  

 

 

 

 27일,28일을 1박 2일로 제주도에 다녀왔다. 나로써는 두번째 제주도 여행..(비행기를 두번째 타본다는 것이 맞을지도..) 이번에는 한라산에 올라가보는 것에 주안점을 두었다. 한라산.. 정말 멋있었다. 말 그대로 절경이었다. 실력이 된다면,경휘 형처럼 시조를 멋드러지게 한 수 지어보고 싶었다. 높이마다 자라는 식물도 틀리고, ’관목’이라고 하나? 키가 작은 나무가 참 많았다. 이렇게 땀 흘리며 기분좋게 올라가는 도중 전화벨이 울렸다. ’아니? 한라산에서도 전화가 터지다니.. 역시 01X’

 

 

 

 더 놀라운 것은 전화 건 사람이 바로 그였던 것이다. ’쓰레기냐? where are you?’ 되지도 않는 영어를 섞어가며.. 참내.. 하지만 반가운 건 사실. 그곳은 차가 없으면 도저히 다닐 곳이 아니라며 운전 면허 연습을 하고 있다고 한다. 너무나 아름다운 곳이라며 은근히 자랑을 했다. 곧 language school을 다닐 것 같다는 말과 함께..

 

 

 

 사실 요즘에도 그가 갔다는 생각은 별로 들지 않는다. e-mail도 자주오고 하니깐.. 영어로 와서 그렇지.. 하지만 보고 싶은 것은 사실이다. 인터넷폰으로 자주 통화해야겠다.

 

 

 

 유일한 술친구인 양작가는 요즘 무슨 이상한 약을 먹어대는지 술을 사준다고 해도 기피한다. 다이어트 약 복용하는 걸까? 뭐, 그럴리는 없지만.. 하지만 요새 그는 참 이상하다. 요 며칠 전의 게시판에 자기 신세 타령이나 하고 있고, 술도 많이 약해졌으며, 툭하면 행하는 그의 잠수함 타기..

 

 

 

 음악을 많이 들으려 하는데 그게 뜻대로 잘안된다. 그나마 들은 것은 업타운의 ’casanova’.. 혹시 여성 R&B 듀오 애즈원을 아실런지.. 노래 진짜 좋다. 자넷 잭슨의 노래를 샘플링 했다는 얘기도 있지만, 노래의 구성이나 실력,멜로디 등은 진짜 죽인다. 도대체 왜 안 뜨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오늘 꼭 들어보길.. ’Day by Day’ & ’너만은 모르길’ 후회없는 선택!!  새끼 쓰레기 인겸이가 항상 얘기하는 주석의 ’정상을 향한 독주’도 가사,비트가 압권!!

 

 

 

 뜻있고 생각있는 생활을 해야겠다. 너무 막 사는 경향이 있어.. 으.. 얼마 안 남았다.. 쓰기 전엔 할 말 무지 많았는데, 막상 쓰려니 정말 생각 안난다. 요즘은 내 글씨체도 잊어버렸다..

 

 

   

  

   

  

 

 

 

 



53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