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십리성당 게시판

도종환의<영원히 사랑한다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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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숙 [miriam1004] 쪽지 캡슐

2000-09-18 ㅣ No.2935

영원히 사랑한다는 것은

조용히 사랑한다는 것입니다.

영원히 사랑한다는 것은

자연의 하나처럼 사랑한다는 것입니다.

서둘러 고독에서 벗어나려 하지 않고

기다림으로 채워간다는 것입니다.

비어 있어야 비로소 가득해지는 사랑

영원히 사랑한다는 것은

평온한 마음으로 아침을 맞는다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것은

몸 한쪽이 허물어지는 것과 같이

골짝을 빠지는 산울음소리로

평생을 떠돌고도 싶습니다.

그러나 사랑을 흙에 묻고

돌아오는 이 땅 위에

그림자 하난 남지 않고 말았을 때

바람 한 줄기로 깨닫는 것이 있습니다.

 

이세상 사는 동안 모두 크고 작은 사랑의 아픔으로

절망하고 뉘우치고 원망하고 돌아서지만

사랑은

 

 

 

다시 믿음 다시 참음 다시 기다림

다시 비워두는 마음으로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랑으로 찢긴 가슴은

사랑이 아니고는 아물지 않지만

사랑으로 잃은 것 들은

사랑이 아니고는 찾아지지 않지만

사랑으로 떠나간 것들은

사랑이 아니고는 다시 돌아오지 않지만

 

비우지 않고 어떻게 우리가

큰 사랑의 그 속에 들 수 있습니까

한개의 희고 깨끗한 그릇으로 비어있지 않고야

어떻게 거듭거듭 가득 채울 수 있습니까

 

영원히 사랑한다는 것은

평온한 마음으로 다시 기다린다는 것입니다.

 

              도종환의 <영원히 사랑한다는 것은>

 

모처럼만에 강바람을 쐐고 왔습니다. 찰랑거리는 강물소리가

쾌청한 가을 하늘과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을 감상한듯한

느낌이었습니다. 가끔은 이런 여유도 갖어봐야겠지요.

가을입니다. 왕십리성당 앞 마당에도 가을이 찾아왔겠죠?

사랑하기에 좋은 계절입니다. 주님은 늘 우리들의 사랑을

기다리고 있을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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