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성당 게시판

바람났어!

인쇄

최향숙 [joanchoi] 쪽지 캡슐

2001-03-31 ㅣ No.2319

예수님은 고생하시는데 바람이 불었어요. 저 멀리 제주도에서 온 몸을 흔들어대며 부르는 개나리, 목련,동백 유채,왕벚꽃 저는 그만 유혹에 빠지고 말았지요. 주님의 뜻대로. 모든 것을 펑크내고 달려간 제주도는 참 좋았답니다. 엠마오 하우스라는 아담한 집에서 밤새 큰 갈치 바베큐를 구워 먹으며 옛날 엄마 몰래 캠핑갔던 그 때처럼 밤을 잊어버리고 말았죠. 일요일 아침 하귀 성당이라는 콧구멍 만큼 작은 성당을 갔는데 주임 신부님은 글쎄, 탕자의 비유에서 제일 좋았을 사람과 제일 안 좋았을 사람을 찾아보래요. 너무나도 당근인 이야기 땜에 시큰둥 해서 역시 수준이 좀..... 하고 있는데 아버지 하고 살찐 송아지래요. 아이구! 우리의 위대하신 신부님들은 정말로 참!!! 감탄과 존경과 애정을 듬뿍 담아 악수를 하며 꽈-악 잡아 신호를 보냈죠. 멋있더라구요. 그래서 떨어진 목련잎을 즈려 밟으며 다시 그 분께서 원하시는 모습으로 돌아가자며 왔지요. 돌아온 탕자처럼 아버지의 사랑 안에서 살찐 송아지는 제가 잡아서 주변 지기들과 먹었답니다. 그 분이 지어내신 하늘과 바다, 바람, 꽃,사람, 귀하지 않은 것이 없었고 감사하지 않은 것이 없었죠. 언제 우리 단체로 바람맞으러 가면 어떨런지요?

41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