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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가장 비싼 물건… 도대체 얼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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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선 [delltapose] 쪽지 캡슐

2005-12-17 ㅣ No.1080

우리나라에서 가장 비싼 물건… 도대체 얼마기에?
시계 16억원, 만년필 2억원, 핸드백 2500만원, 청바지 323만원, 자동차는 8억8000만원
황성혜 주간조선 기자 coby0729@chosun.com
입력 : 2005.12.10 11:43 47' / 수정 : 2005.12.10 12:10 12'

자고로 ‘사치’만큼 인간의 욕망을 섬세하게 표현한 게 없다고 한다. ‘호모 럭서스(Homo Luxus·사치의 인간)’란 말도 있지 않은가. ‘100년 넘은 장인의 기술’ ‘귀족의 품격’이라면서 값비싼 명품(名品) 광고도 끊임없이 쏟아진다. ‘유한계급론’의 저자인 미국 경제학자 소스타인 베블런(Thorstein Veblen)은 “부유층 사람들은 필요한 걸 충분히 소비하고도 계층과 권력을 과시하기 위해 끊임없이 소비한다”고 했다.

그런데도 대체 얼마나 비싼 제품이 시장에 나와있는지, 그래서 얼마나 팔리는지에 대해선 소비자, 판매자 모두 입을 잘 열지 않는다. 일반인에겐 ‘그림의 떡’이라지만 대체 어떤 물건들인지 궁금하긴 하다. 우리나라에서 살 수 있는 가장 비싼 물건들은 어떤 것이 있는지 보자.

◆ 여성 구두

마놀로 블라닉의 ‘마리펌’

마놀로 블라닉(Manolo Blahnik) 구두는 미국의 인기 시트콤 ‘섹스 앤 더 시티’에서 캐리 브래드쇼(사라 제시카 파커 분)가 열광적으로 사들여 유명해진 구두다. 끈으로 발목을 감는 모델 중 100만원 이하도 있지만 악어 가죽으로 만들어진 마리펌(Maripum)이라는 모델은 가격이 427만5000원이다.


◆ 가구

몰테니의 ‘몰테니&C’와 ‘다다’

거실 가구나 부엌 가구 한 세트에 각각 1억5000만원이라면? 세계적인 최고급 호텔의 인테리어 디자인을 맡고 있다는 이탈리아 명품가구 브랜드 몰테니의 제품이다. 몰테니 그룹의 인테리어 가구 몰테니&C(Molteni&C)와 부엌 가구 다다(DaDa)가 최근 우리나라에 상륙했다. 원자재 구매부터 완제품 생산에 이르기까지 전 공정을 외부업체에 안 맡기고 직접 한단다. 디자인은 현대적이고 단순하다. 나무판을 이어 붙이지 않고 접어서 제작하기 때문에 무늬목을 써도 가구 앞뒤와 옆면의 무늬선이 들어맞는다고 한다.


◆ 자동차

포르쉐 카레라 GT

국내에서 판매하는 가장 비싼 차는 8억8000만원 하는 포르쉐 카레라 GT란 수퍼카로 알려져있다.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이 구입했다는 마이바흐62(7억3500만원)보다 비싸다. 세계적으로 1500대만 한정 생산하고 우리나라에 총 3대가 할당됐는데 이미 판매됐다. 5.7리터, 10기통 파워 엔진을 달았고 최대 출력이 612마력(8000rpm), 최고 속도는 시속 330㎞라 한다. 탄소 섬유로 강화된 플라스틱으로 프레임을 만들었다. 그 외 25억원, 17억원 가량이라는 엔초 페라리와 마세라티 MC12가 있긴 하지만 비공식적 가격이고 매매 자체가 비밀리에 이뤄져 정확한 매매 가격을 추산하기 쉽지 않다.


◆ 오디오

골드문트의 `풀 에필로그 시스템`

스위스제 골드문트(Goldmund)사의 ‘풀 에필로그 시스템’ 오디오 한 세트는 8억원이다. 롤렉스 시계를 만드는 고급 금속제를 쓰고 케이블이나 발열 장치 부품도 인공위성 등 정밀한 통신장비에 들어가는 걸로 쓴다. 고역, 중역, 저역 등 높낮이에 따라 소리를 담당하는 유니트 박스를 32개나 갖고 있는 게 특징. 한 오디오 전문가는 “높고 낮은 소리들이 섞이지 않아 왜곡된 소리가 아니라 실제 소리처럼 들린다”며 “클래식 연주를 이 제품으로 들으면 내가 음악회 현장에서 음악을 듣는 착각이 들 정도”라고 했다.

◆ 골프클럽

혼마 파이브스타

시중에 나와있는 최고가 골프 클럽은 혼마 파이브스타로 풀 세트가 4000만~5000만원 나간다. 그립, 헤드 부분이 금으로 장식됐고 일본에서 수공으로 특수 주문 제작된다.

국내에선 몇몇 정치인과 재계 인사들이 이 제품을 쓴다고 알려져있다. 한 골프 판매업체 직원은 “드라이브 샷 거리가 많이 나간다고 해서 나이든 분들이나 여성분들이 선호한다”며 “하지만 이 제품 세트를 쓰는 프로 골프선수는 별로 없다”고 했다.

◆ 골프캐디백

루이비통

1850년 프랑스에서 여행가방 브랜드로 문을 연 루이비통(Louis Vuitton) 브랜드의 골프 캐디백은 가격이 1000만원에 가깝다. 정사각형 모양이 반복되는 루이비통 특유의 모노그램 디자인. 다른 골프백보다 주머니가 여러 개 달려있고 최고급 가죽을 썼다고 한다.


◆ 시계

안트완 프레지우소의 작품 시계 ‘트리볼루션’

지난 11월 서울의 한 갤러리에서 최고의 시계 독립 제작자라 불리는 스위스인 안트완 프레지우소(48)의 작품 시계 22점이 선보였다. 트리볼루션(3Volution) 모델의 가격은 16억원이란다. 다이아몬드가 수십 개 박힌 것도 아니다. 안트완 프레지우소는 “일반 태엽 시계는 하루 20~40초 오차가 생기지만 내 시계는 4초 이내의 오차가 있을 뿐”이라며 “중력에 의한 오차를 보완해주는 투리비옹 시스템이 세 개나 장착돼 있어서”라고 했다.

수백 개 되는 시계 부품은 그가 직접 손으로 깎고 다듬어 만들며 스위스에서 경매로 팔거나 주문 제작을 받는다.


◆ 핸드백

콜롬보

2~3년 전부터 밝은 오렌지색, 핑크색 등 발랄한 컬러의 악어 가죽 핸드백들이 나왔다. 이탈리아 가죽제품 브랜드 콜롬보(COLOMBO) 제품은 악어의 배 부분 가죽을 썼고 가죽에 천연 염료를 옻칠하듯 여러 번 칠해 미끄러질 듯 윤기나는 게 특징이란다. 현재 최고가로 나와있는 이 브랜드 제품은 2500만원선으로 1800만~1900만원 하는 백들이 많다.


◆ 드레스

베라왕

요즘 청담동에선 ‘드레스’라 하면 ‘베라왕(VERA WANG)’ 이름부터 나온다. 얼마 전 김남주, 심은하 등 톱 탤런트들이 결혼식 때 입기도 했지만 이미 제니퍼 로페즈, 샤론 스톤 등 많은 할리우드 스타들이 즐겨 입는다고 해서 알려진 브랜드다. 베라왕이라는 중국계 미국인 디자이너가 고급스러운 소재를 써서 클래식한 라인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만든 제품이다. 한 벌에 대개 2500만원 선. 뉴욕으로 디자인을 따로 주문하면 가격이 3000만원으로 훌쩍 뛴다.


◆ 만년필

몽블랑의 ‘보헴 로열’

만년필 한 개가 2억원 한다면? 그야말로 집 한 채 값이다. 몽블랑(MONTBLANC)의 ‘보헴 로열’은 1430개의 블랙 & 화이트 다이아몬드가 세공되고 몸체와 만년필 뚜껑이 18K로 돼 있다. 몽블랑은 ‘칼보다 강한 펜’을 기치로 내걸고 1906년 독일에서 문을 열었다.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 등을 비롯해 세계적인 정치가들이 중요한 문서 사인을 할 때 이 펜을 쓴다고 한다.




◆ 청바지

돌체 앤 가바나

진짜 멋쟁이는 같은 가격이면 모피 코트 한 벌보다 최고급 청바지 한 벌을 택한단다. 이미 패션계에선 진으로 만들어진 ‘프리미엄 오뜨 꾸뜨르(맞춤복)’가 등장했다. 이탈리아 브랜드 돌체 앤 가바나(DOLCE & GABBANA)에선 한 벌에 323만원하는 청바지가 나왔다. 뱀피와 모피 등을 소재로 썼다.




◆ 남성구두

벨루티

프랑스의 최고급 남성 수제화 브랜드 벨루티(Berluti)는 1985년부턴 ‘비스포크(Bespoke·맞춤)’라 해서 개인의 신체 조건이나 라이프 스타일에 따라 맞춤 주문 제작을 하고 있다. 얼마 전 본사의 장인이 한국을 방문, 구두 제작을 주문받았다. 색감과 디자인은 물론 가죽도 도마뱀, 타조, 비단뱀, 악어 등에서 입맛에 맞게 고르면 된다. 이렇게 제작된 구두는 한 켤레에 최소 550만원선. 벨루티 관계자는 “치수 측정, 발본 제작, 가봉 구두 완성, 고객과의 2차 상담 등 완성하는 데에 총 10개월이 걸린다”며 “장인의 손을 250여번 거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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