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사동성당 게시판

오랫만에 뵌 반가운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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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필희 [wsophia] 쪽지 캡슐

2001-11-20 ㅣ No.8669

 

우리 본당에도 계셨던 분이라 다들 아실거예요

 

이 대호 신부님

 

멀쑥하게 크신키에 금발머리이신....

 

신부님을 지난 토욜에 뵐 수 있었어여

 

잠시 우리나라에 들어오실 일이 있으셔서 오셨다는 소식에

 

옛날 같은 구역이던 형제 자매 몇분이 모여 함께 가

 

뵈었지여

 

거의 10년이 다 되어 가네요

 

신부님을 처음 알았던때가.........

 

예순을 훨씬 넘으셨지만

 

지금도 변함없으신 모습이 너무나 감사 했습니다.

 

신부님께선 원목신부님으로 계실때에

 

하느님께선 신부님을 저희들에게 보내 주시어

 

저희와 같은 강동아파트에 사셨지여

 

같은 구역이었구 신부님께선 나두 구역식구시라며

 

좁은 평수라 집들이 좁아 그 롱다리로 앉아 계시기에

 

불편하신데도 특별한 일이 없는 한 구역 반모임에도 꼭

 

참석하셨지여

 

한번은 신부님댁에서도 반모임을 했는데 끝난후 밥상도 없이

 

바닥에 신문지를 펴구선 내 오신 음식은  쌀뻥튀기

 

한그릇이였지여^^

 

냉장고가 텅비어있어 우리들이 뭘 드시냐고 걱정하면

 

먹는 것은 별로 신경을 쓸 일이 아니라 하셨고

 

그저 삶은 감자 한알 양파 하나면 식사로 충분하다셨던

 

말씀이 생각 납니다.

 

신부님께선 간간히  저희들에게 좋은 말씀들을 해 주셨기에

 

신부님을 구역반원으로 모신 우리들은 너무나 행복했지여

 

588(아시져?)에 있는 창녀아가씨들이 우리보다 먼저

 

천국으로 들어가고 있다며 깨어있으라고 하시곤 했지여

 

반모임때 가끔은 구멍난 양말을 신고 오시기도 하셨고

 

구두는 뒷굽이 다 낡았었구,

 

언제나 입으시는 옷은 추운 겨울인데도

 

줄어든 것 같은 소매도 길이도 짧은 낡은 스웨터에 갈색

 

가죽잠바였지여.

 

신부님께서 미국 들어가시기전 아쉬운 맘으로 마지막

 

기념여행을 우리 구역식구 어린이까지 모두 함께

 

남양성지순례를 갔었어여.

 

거기에서 자유롭게 둘러 앉아 미사를 드렸지여

 

그 순간 그 모습들 안에서

 

예수님께서 산상 설교를 하시던 모습이 떠 올랐었지여

 

우린 신부님의 그 모든 것들이 존경스럽기만 했지여

 

성당만 열심히 왔다 갔다 하는 사람들은 안 좋아 하며

 

마음안에 언제나 예수님을 모시고 사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말씀을 그저께도 하시더군여

 

누군가의 기억속에 신부님처럼 좋은 기억들을 심어 주고

 

떠날 수 있는 사람이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 보며

 

또 언제 뵐수 있을지 모르지만 언제나 언제나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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