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계동성당 자유게시판 : 붓가는대로 마우스 가는대로 적어보세요

하늘에계신 나의 아버지

인쇄

장동린 [dlchang] 쪽지 캡슐

2008-09-22 ㅣ No.6610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방송활동을 하고 있는 코미디언 조혜련(38)이 자신이 경험한 가장 슬픈 사연을 전하는 일본

프로그램에서 1등을 차지했다.

조혜련은 지난 18일 일본 요미우리 TV에서 방송된 ‘개그맨들의 눈물의 이야기-1위 결정전’에 출연해 ‘미안합니다’라

는 제목으로 자신의 아버지에 대해 이야기했다.  

조혜련은 “저희 아버지 입버릇은 ‘미안하다’였다”면서 “무슨 일이 있든 어떤 경우든 그저 ‘미안하다’, ‘미안하다’고 말

했다”고 밝혔다. 그는 “저희 아버지는 몸이 약해서 일을 할 수 없는 사람이었다”며 “그래서 어렸을 적부터 저희 집은

가난했다”고 고백했다.

조혜련은 5살 때 유치원에 가고 싶었지만 돈이 없어서 못 갔던 과거를 털어놨다. 그는 “어머니가 ‘안 돼, 돈 없어’라고

잘라 말했는데 갑자기 옆에 있던 아버지가 ‘유치원 가고 싶으냐’고 묻더니 나를 데리고 유치원에 데리고 갔다”고 말

했다. 조혜련은 “아버지가 유치원 앞까지만 가시더니 ‘돈이 없다’면서 입학은 안하고 그냥 ‘돌아가자’라고 말했다”며

“그때 아버지가 나에게 처음으로 ‘미안하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후에도 집이 계속 가난해 초·중·고 대학까지 휴학도 하고 아르바이트도 하면서 학비를 벌었다고 말한 조혜련은 “그

상황이 너무도 싫었다”며 “아무 것도 안 해주는 아버지가 미웠다”고 말했다.

조혜련은 4년 전 자신의 아버지가 위급해 병원에 있을 때를 회상하며 “아버지가 손을 잡고 뭔가 작은 소리로 중얼거

렸다. 아버지 입 근처로 귀를 갖다 대자 ‘미안하다’고 말했다”고 고백했다.

조혜련은 눈물을 흘리며 “그 말을 마지막으로 아버지는 숨을 거뒀다”면서 “왜 죽기 직전까지 딸한테 사과하시는 거

냐”고 말했다. 조혜련은 “그제서야 자신은 아버지가 평생을 마지막까지 괴로우셨던 거라는 걸 알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만약 다시 한번 아버지를 만나게 된다면 말하고 싶다”며 다음과 같이 말을 이었다. “아버지 제가 미안해요. 제

가 죄송합니다. 괜찮아요. 아버지께서는 몸이 안 좋으셔도 일을 못하셔도 당신은 나의 아버지셨습니다. 사랑합니다.”

조혜련이 얘기를 마치자 스튜디오에 있던 다른 출연자들도 눈물을 흘리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해당 프로그램을 인터넷 동영상으로 본 우리나라 네티즌들은 “방송을 보고 나도 울었다”, “일본어로 감정을 실어서

말할 수 있다니 놀랍다”, “하늘에서 아버지도 봤을 것이다. 다 알고 계실 것” 등 조혜련을 응원하는 글을 인터넷에 올

리고 있다.

조선일보/2008년 9월22일



156 1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