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계동성당 자유게시판 : 붓가는대로 마우스 가는대로 적어보세요
어떤 선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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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중계동에서 일할 때 한 식당에서 점심을 먹던 참이었다.
초등학생들의 입학식이 행해지고 있던 이른 봄 날, 평일이었다.
어수선한 식당 저 켠 한 구석에서 점심을 위해 모인 한 가족의 모습에 시선이 닿았다.
젊은 아빠는 아마도 이제 막 초등학교를 입학한 아들의 입학식을 축하하려고
직장에서 잠시 나온듯 양복 차림으로 도착해 먼저 와 있는 아내와 아들과 함께 앉았다.
이내 아빠와 소박한 옷차림의 엄마 그리고 어린 아들 세 식구는 조용히
모두 손과 손을 꼭 잡더니 눈을 지긋이 감은 체 기도를 하기 시작했다.
실제 그 소리는 들리지 않았지만 나는 그 기도 내용을 마음으로 들을 수 있었다.
아니 그들이 하나되어 드리는 기도에 동참하고 있었다.
기도 후 그들이 나누는 밝은 웃음과 감사 충만해 보이는 식사 모습에서 정겹고 따뜻한
사랑의 온기가 그들 주변의 보는 이들에게 까지 전파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종파에 관계없이 그들은 적어도 나와 그 식당 안의 여러 사람들에게 자연스레 선교를 하고 있었다.
진정한 선교는 영성으로 이루어진다. 영성이란 내면의 확고하고 깊은 믿음에 따라 살며 그로인해 이웃의
마음을 변화시키는 힘이다. 이상적인 선교는 이처럼 의식하지 않는 가운데 더 잘 이루어질 것이다.
아무리 규모가 크고 웅장한 성전이라도 영성이 울어나는 만큼만 교회 공동체는 생명력을 지닐 것이다.
지금도 눈에 선한 그 세 명으로 이루어진 가정은 그 자체로서 거룩한 성전이며 영성의 샘이였음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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