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계동성당 자유게시판 : 붓가는대로 마우스 가는대로 적어보세요

어떤 선교

인쇄

고창록 [peterkauh] 쪽지 캡슐

2008-09-29 ㅣ No.6617

 
 
 
 몇 년 전 중계동에서 일할 때 한 식당에서 점심을 먹던 참이었다.
 
 초등학생들의 입학식이 행해지고 있던 이른 봄 날, 평일이었다.
 
 어수선한 식당 저 켠 한 구석에서 점심을 위해 모인 한 가족의 모습에 시선이 닿았다.
 
 젊은 아빠는 아마도 이제 막 초등학교를 입학한 아들의 입학식을 축하하려고
 
 직장에서 잠시 나온듯 양복 차림으로 도착해 먼저 와 있는 아내와 아들과 함께 앉았다. 
 
 
 이내 아빠와 소박한 옷차림의 엄마 그리고 어린 아들 세 식구는 조용히
 
 모두 손과 손을 꼭 잡더니 눈을 지긋이 감은 체 기도를 하기 시작했다.  
 
 실제 그 소리는 들리지 않았지만 나는 그 기도 내용을 마음으로 들을 수 있었다.
 
 아니 그들이 하나되어 드리는 기도에 동참하고 있었다.
 
 
 기도 후 그들이 나누는 밝은 웃음과 감사 충만해 보이는 식사 모습에서 정겹고 따뜻한 
 
 사랑의 온기가 그들 주변의 보는 이들에게 까지 전파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종파에 관계없이 그들은 적어도 나와 그 식당 안의 여러 사람들에게 자연스레 선교를 하고 있었다.
 
 진정한 선교는 영성으로 이루어진다. 영성이란 내면의 확고하고 깊은 믿음에 따라 살며 그로인해 이웃의
 
 마음을 변화시키는 힘이다. 이상적인 선교는 이처럼 의식하지 않는 가운데 더 잘 이루어질 것이다. 
 
 
 아무리 규모가 크고 웅장한 성전이라도 영성이 울어나는 만큼만 교회 공동체는 생명력을 지닐 것이다.
 
 지금도 눈에 선한 그 세 명으로 이루어진 가정은 그 자체로서 거룩한 성전이며 영성의 샘이였음이
 
 분명하다.
 
 
 
    


80 1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