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재동성당 게시판

컨테이너 마련을 위한 모금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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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로 [chamgil] 쪽지 캡슐

2004-01-06 ㅣ No.929

지난 3일(토) 임철승 할아버지, 할머님댁에 아내랑 둘이서 다녀왔습니다.

부평역에서 떡국과 소고기, 간식 조금과 치킨 한 마리를 사가지고 할아버지댁을 향했습니다.

문을 들어서는 순간 역시 제일 먼저 반기는 것 잡종 개 짖는 소리였습니다.

(전 개인적으로 개를 무서워 함.)

곧 할머니가 반갑게 저희를 반겨주시고 할아버지께서는 개밥 가지러 인근 식당에 가셨다고 합니다.

침침하고 흉가같은 곳에서 비집고 들어가 할머니와 담소를 나누니 곧 할아버지께서도 오셨습니다.

보내주는 음식들 생전 먹어보지 못하는 음식들을 잘 먹고 있다고 인사말도 잊지 않으셨습니다.

싸가지고 간 치킨을 풀어 같이 먹기 시작했는데, 할머님께선 이빨이 성치 않아 살코기와 껍질정도만

조금 드셨고, 할아버지께선 출출했다고 하시면서 치킨을 드시는데, 뼈까지 와작와작 씹어 드셨습니다.

저도 그렇게 맛있게 드시는 모습 처음 볼 정도였습니다..

할머님, 아내, 저는 할아버지께서 드시는 모습을 마냥 쳐다보며, 연발 “잘 드시네요”하고 신기한 듯

쳐다보았습니다.

치킨을 드시고 이사해야 뒷집으로 할아버지와 함께 가기로 했습니다.

 

현재의 흉가도 땅주인이 철거한다고 해서 집 뒤에 또다른 양계장과 폐가가 있어 그쪽으로

이사를 할 계획인데 새로 이사 갈 집수리가 엄두도 안나 이사를 못하고 계시다는 얘기를 듣고,

이사 갈 집 수리를 어떻게 해드려야 할지 판단하기 위해 뒷집으로 갔습니다.

 

비좁은 입구를 통과해서 가야했는데 양쪽에 송아지같은 개수십마리가 우리를 향해 짖어대는데,

저와 아내는 무서워서 까무라치는 줄 알았습니다. (땅주인이 개농장을 하고 있음.) 땅도 질퍽한 곳을

모자까지 폭 눌러쓰고 악으로 가고 있는데 쥐새끼 죽은 시체 두 마리가 우리 발에 밟혔습니다.

아내는 할아버지가 옆에 있어 뭐라 말도 못하고 잔득 겁먹고 있었습니다..

 

개의 울부짖는 협곡(?)을 지나 새로 이사할 집에 도달했습니다. 현재의 집과 불과 10m 정도 됩니다.

(근데 왜이리 멀게 느껴지는지?.. 휴~)

근데 아내랑 저는 이사할 집을 보고 또다시 충격에 받았습니다.

이사할 집은 전에 양계장을 하다가 두 번정도 화재가 났고, 돼지도 키우던 곳이였습니다.

지붕은 하늘이 보였고, 기둥은 화재로 인해 숫덩어리로 간신히 버티고 있었고 바닥은 돼지까지

키우던 곳이라 온갖 악취가 났습니다.

거기까지는 참을 만했습니다. 근데 양계장 안에 무언가 검은 덩어리가 있어 가까이 가서 들여다보니

사람만한 돼지 시체가 구석에 쳐 박혀 있었습니다.

썩은 돼지 시체를 본 아내와 저는 제정신이 아니였습니다.

 

할아버지 할머니께선 그곳을 판자같은 것을 주어다 깔고 살려고 계획중이셨던 것입니다.

저희는 너무나 기가막혀 말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 양계장 주위로는 수십 마리의 개들이 얼마나 많이 짖어대는지 무섭고 귀청 떨어지는 줄 알았습니다.

봄까지 이곳으로 이사를 해야 한다니, 한숨부터 나왔습니다.

 

올때 마다 아내와 저는 충격을 받아 갑니다.

돌아오는 버스안에서 아내는 손을 잡고 한마디 합니다.

지하실에 곰팡이와 같이 살았어도 우린 행복했다고.... 투정부리지 않겠다고...

계속 죽은 돼지시체가 떠오른다고... 제 손을 더 꽉 쥐었습니다.

 

할아버지께서는 고향이 평양이시고 1.4후퇴때 아내,자식,형제와 헤어지고 혼자 남한에 오셔서

온갖 궂은일을 하시다가 양계장 사업마저 부도로 빚에 쪼들리고 계시고,

할머님께선 연변이 고향이신데, 남편과 헤어져 홀로 남한에 오셔서 사시다가 중매로 70년에 결혼

하셨다고 합니다. 오십을 내다보는

나이에 외아들을 하나 두셨는데, 많은 방황을 하며 지금은 가출해 소식도 없는 상태라고 합니다.

할머님께선 당뇨, 관절염과 합병증으로 고생하시고 할아버지는 왼쪽눈이 실명이신 상태입니다.

두분이서 워낙 고생만 하시며 사셔서 그런지 지금의 고난도 신앙의 힘으로 잘 극복하시고 웃음을

잃지 않고 계십니다..

 

교우 여러분..

할아버지, 할머님께 당장 따뜻한 보금자리를 마련해 줄 수는 없어도, 작은 콘테이너 하나를 사드리고

싶습니다.

언제 무너질지 모르고, 위생적으로 매우 위험한 그곳에서 언젠가 돌아올지 모르는 아들을 위해

그곳을 떠나려 하시지도 않습니다.

그곳에 당장은 아니여도 봄쯤에 콘테이너 하나를 마련해 드리고 싶습니다..

그래서 콘테이너 마련 모금운동을 하려고 합니다.

저희가 노부부의 가난과 환경을 구제 할 수는 없지만 그 분께 사랑을 전해 줄 수는 있을지 모르겠습니

다. 힘을 합쳐 꼭 도와드리고 싶습니다.

꼭 도와주시고 많은 분들께 도움 요청해 주세요..

감사합니다...

 

참조 싸이트 : http://www.backro.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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