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릉동성당 게시판

쓸쓸함과 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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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승희 [yeulim] 쪽지 캡슐

1999-11-11 ㅣ No.2523

  겨울을 재촉하는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가을을 더 오랫동안 천천히 즐기고 싶어하는 내 마음을 뒤로 한 채.......

 

가을을 제일 먼저 알렸뎐 집 앞에 이름모를 단풍 나무도 자기의 할 일을 다 한양 앙상한

 

가지만 드러낸 체 욕심없이 서 있습니다.

 

길 위에 겹겹이 쌓여 가고 있는 낙엽들을 밟아 보며 여러가지 생각들에 잠겨 보았습니다.

 

얼마전 밟아 보았던 그 낙엽의 느낌과는 또 달랐습니다.  아쉬움이 더 컸습니다.

 

또, 한편에서는 미화원 아저씨가 큰 자루에 나뭇잎을을 가득 쓸어 보아 힘겹게 끌고 가시는

 

모습이 삶의 무게 만큼이나 무거워 보였습니다.

 

달려가서 도와 드리고 싶었으나 얼른 용기가 나지 않아 그냥 돌아서서 왔습니다.

 

집으로 돌아온 후에도 계속 아저씨의 힘겨워 하시는 모습이 눈에 어른거려 마음이 괴로왔습

 

니다.  남을 도와 주는것도 정말로 큰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오늘 같이 비가 오는 날에는 나뭇잎이 젖어 더 무거울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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