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양동성당 게시판

[Re:3742] 도움요청의 글?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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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호 [austin] 쪽지 캡슐

2000-09-21 ㅣ No.3749

 

아래 3742번의 도움 요청의 글은 다른 많은 게시판에 올라왔던 이야기이고, 반대의 글도 또한 많이 올라 왔었죠. 또 이미 얼마전에 TV에서도 '여중학교 집단구타 사건'에 관한 이야기와 '딸이 경찰관 어머니를 고발하였던 글' 들과 함께 다뤄졌던 내용입니다. 그리고 기자가 사실을 확인한 것에 의하면, 그 사건은 양쪽이 서로 합의를 보아 끝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인터넷이 여론을 형성하고 억울한 사연을 알리는 좋은 수단이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서로 일방적으로 자기 입장만을 이야기하는 -확인이 안된- 글들을 익명으로 또는 차명과 실명으로 올리는 것과 그것에 대한 논리적인 검증없이 옮기는 것은 조금 문제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아무리 좋은 의도에서 시작한 일이라 할 지라도...

 

말을 전함에 있어서 오해의 소지가 있는 것을 함부로 전하여 선의의 피해자가 나와서는 안될 일이며 일방적으로 한 쪽이 억울한 일이 생겨서도 안되겠습니다. 그러므로 여러 사람이 보는 게시판에 본인이 확인할 수 없는 이이야기를 함부로 전하는 것을 저는 조심하고 싶습니다. 만약 누군가의 억울한 사연을 접하면 그저 그 이야기를 이웃에게 전하고 내 할 바를 다했다고 마음의 위안을 삼기보다는 차라리 그 억울한 사람을 내가 구체적으로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실천하겠습니다. 그리고 그를 위해 기도하겠습니다.

 

정채봉씨의 "바람의 기별"이라는 책에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는 최근 소문 하나를 입수했다. 그는 만나는 사람마다 이 소문을 들려줘서 눈을 동그랗게 뜨게 하곤 의기양양해 했다.

이번에는 좀더 많은 사람이 모였다. 그는 이 소문을 말하고 싶어서 좀이 쑤셨다. 그런데 그가 입을 열려고 할 때마다 신부님이 다른 쪽으로 화제를 돌려놓는 것이 아닌가.

마침내 그는 기회를 잡았다. 그는 얼른 운을 뗐다.

"이런 소문을 들으셨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신부님이 그의 말을 막고 물었다.

"지금 말씀하시려는 그 소문이 사실입니까?"

그는 우물거렸다.

"사실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그럼 그 소문이 우리를 기쁘게 하는 것입니까?"

"아니, 기쁘게 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만..."

"그럼, 우리들한테 유익한 것입니까?"

"유익한 것은 아닙니다만..."

"그렇다면 우리가 후일 어디서 인용할 만한 것입니까?"

"뭐 그런 것은 아닙니다만..."

"그렇다면 이 아까운 시간에 왜 우리가 그 소문을 들어야 합니까?"

 

 

첨부파일: 가시나무.mid(16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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