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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영아! 새로운 마음으로![RE:3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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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지종 [sjjbernardo] 쪽지 캡슐

2000-08-05 ㅣ No.3440

주영아! 3431게시물 잘 보았다. 네 글에 직접 회신을 달지 않고 이렇게 별도로 글을 올리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읽어보기를 바라는 마음 때문이란다.

 

지난 목요일 청년연합회 상임위원회에서 모처럼 하고 싶은 말들을 많이 했었다. 주영이는 어떻게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내 안에 가두어 놓았던 나름대로의 생각이나 체험들을 조금은 장황하게나마 솔직하게 털어놓았다라는 생각이 든다. 내 이야기를 듣는 청년 벗들에게 상처를 주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고, 지금까지 잘못했다고 책망하려고 했던 것은 더더욱 아니었다. 사제로서 조금 더 깊이 생각해야 하고, 사제로서 함께 하는 벗들에게 격려해 주어야 할 책임을 느꼈기에 그냥 지나칠 수 없었지. 이래저래 그 날 이후 열심한 청년들이 많이 고민하는 것 같아 미안하기도 하고, 앞으로 어떻게 추스려야 할지 걱정이 되기도 한단다.

 

그러던 차에 어저께 저녁 성무일도를 바치면서 성경소구를 묵상하다가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어. 지금 나의 모습에 대해 말이지.

 

믿음이 강한 사람은 자기 좋을 대로 하지 말고 믿음이 약한 사람의 약점을 돌보아 주어야 합니다. 우리는 저마다 이웃의 뜻을 존중하고 그의 이익을 도모하여 믿음을 북돋아 주어야 합니다. 그리스도께서도 당신이 좋으실 대로 하시지 않고 오히려 "하느님을 모욕하는 자들의 모욕을 내가 대신 다 받았습니다."라는 성서 말씀대로 사셨습니다. (로마 15,1-3)

 

바로 이 구절이야. 물론 내가 믿음이 강한 사람이고, 청년 벗들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은 절대 아니야.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말씀이 내게 강하게 다가온 까닭은 사제이고, 사제이기 전에 청년 활동의 오랜 선배이기 때문이겠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이야기했던 것 같은데, 내게는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꿈이 있고, 결코 양보할 수도, 타협할 수도 없는 원칙이 있어. 그것은 바로 복음, 하느님 나라야. 복음대로 살기 위해, 하느님 나라를 건설하기 위해 이 한 몸 바쳐야된다는 명백한 사실은 결코 변할 수 없지만, 여기에 도달하기 위한 여러가지 방법 중에서 어느 것이 가장 올바르고 현실적인 것인지 많은 고민을 하게 되는구나. 바람직한 교회 청년 공동체를 일구어가기 위해서 내가 어떤 역할을 해야하는지, 어떠한 방법을 써야 하는지도 고민거리이고.

 

'사랑'과 '정의'라는 두 가지 대명제 아래서 두 가지를 다 잃어버릴 수 있음을 이 시간에 생각한단다.

 

주영아! 새로운 마음으로 그리고 서로에 대한 한없는 믿음과 사랑으로 주님의 길에 함께 하도록 노력하면 좋겠다.

 

"세상을 이기는 승리의 길은 곧 우리의 믿음입니다."(1요한 5,4)

 

주님 안에 사랑담아 주영이의 벗 상지종 베르나르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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