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11. 21.(일)
엊그제 청계산에 올랐다. 옥녀봉에 오르는 길에 50대 부인들의 불평이 옥녀의 맑은 귀를 괴롭힌다. 안테나가 늘려져 있는 내 뇌리가 아픈 신음으로 한 수 엮었다.
‘우리 시어머니는 냄새도 못 맡나 봐요. 다 태우고, 넘치고….’이러저러한 불만이 많다. 미끈히 잘생긴 여성들이다.
흘러가는 세월에 영웅호걸이 있더냐? 곧바로 닥칠 겨울을 모른다냐? 애달픈 인간들이여! 하얀 눈이 내리기 시작한 네 머리카락을 보려마. 뉘 있어 늙음을 버린 다더냐? 장성한 자식이 시퍼런 눈을 하고 쳐다보느니!
떡갈나무가 만추의 석양을 말아 부스럭거림은 나와 동감인 모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