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촌동성당 게시판

이 거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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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촌동청년회장 [9doon] 쪽지 캡슐

2000-02-01 ㅣ No.436

 

<이 거리에서>

 

 

 

비바람이 지나가고

분주하게 오가던 사람들의 잔음마저 사라져 버린,

어둠속에 싸인 이 거리에서

나는 홀로 서 있네.

 

나의 모습 찾을 날이 그 언제인가

알 수는 없지만,

가로등 불빛에 살며시 몸을 적시며

추위를 이겨내듯 파르르 흐르는

저 강, 이내 마음의 강을 바라 보노라면,

오늘이라는 내 삶의 기억은 잊혀지고

어느새 다가오는 내일의 ’나’는

이밤의 나를 진통으로 가득 채운다.

 

내가 아니길 바라던 나를 향한 영상은

얼마나 많은 밤들을 지새우며

이내 지친 마음을 달래 보았던가.

 

이제 나는 깨닫는가,

거부할 수 없는 내 생애 비련의 싸움에서

또 하나의 나는 나를 용서할 수 없음을,

 

하여,

나는 거센바람이 불어도 눈보라가 쳐도

나의 꿈을 찾아서 떠나 가리라

 

험한 바다를 건너서 계곡을 지나서

내 삶의 여정을 찾아서 떠나 가리라.

 

 

                                    2000년  2월

                              꿋꿋한 잡초, 주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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