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촌동성당 게시판
이 거리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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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거리에서>
비바람이 지나가고 분주하게 오가던 사람들의 잔음마저 사라져 버린, 어둠속에 싸인 이 거리에서 나는 홀로 서 있네.
나의 모습 찾을 날이 그 언제인가 알 수는 없지만, 가로등 불빛에 살며시 몸을 적시며 추위를 이겨내듯 파르르 흐르는 저 강, 이내 마음의 강을 바라 보노라면, 오늘이라는 내 삶의 기억은 잊혀지고 어느새 다가오는 내일의 ’나’는 이밤의 나를 진통으로 가득 채운다.
내가 아니길 바라던 나를 향한 영상은 얼마나 많은 밤들을 지새우며 이내 지친 마음을 달래 보았던가.
이제 나는 깨닫는가, 거부할 수 없는 내 생애 비련의 싸움에서 또 하나의 나는 나를 용서할 수 없음을,
하여, 나는 거센바람이 불어도 눈보라가 쳐도 나의 꿈을 찾아서 떠나 가리라
험한 바다를 건너서 계곡을 지나서 내 삶의 여정을 찾아서 떠나 가리라.
2000년 2월 꿋꿋한 잡초, 주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