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희동성당 게시판

아침을 참 가난하게 먹는이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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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령 [avis] 쪽지 캡슐

2000-10-25 ㅣ No.1985

매일 고개를 땅에 두고 사는 사람들 중에

 

아침을 온기 없이 먹는 내 사람이 있었습니다.

 

말은 없지만 누구보다 내 쓸쓸함을 잘 이해 해 주었던 사람

 

그 사람에게만큼은 장난칠 수 없을 만큼 진지함이 있어 내가 힘든 사람

 

그러나 그렇게 보고 싶은 한 사람이 내게 있었습니다.

 

집이 있어도 편하지 않은 사람과 집이 없어 매일 집을 옮겨야만 하는 사람

 

우린 어쩜 누구보다도 서로의 상처에 대해 깊이 이해하고 있었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누구도 옆에 있지 않는 다는 것을 제일 먼저 알고 말로 위로할 줄 알았던 사람

 

정말 소중할 때 물러 서 기다려 담배 피울 줄 아는 사람

 

내가 내 내면을 마음대로 침뱉고 욕할때 자신의 소망을 아버지라고 말할 수 있는 진솔한

 

사람 난 화날때도 그가 필요하고 외로워 할 때도 그가 필요합니다.

 

세상을 장난으로 바라보기가 차라리 편할 때 천상병 시인의 귀천을 바라봅니다.

 

얼마나 치열한 언어였던가.

 

마음이 미처버린 사람들은 생각으로 살 수 밖에 없습니다. 삶을 놓아버리긴 쉬어도 인연을

 

거스리긴 쉽지 않았나봅니다.

 

끝없이 마음에 대해 의심하고 확인하고 상처가 깊으면 깊을 수록 그렇게 되어버리는

 

걸 스스로 읽으면서 그렇게 의심하고 확인하고 조심스럽고 아프게

 

차라리 애절하게 묻은 기도 하나를 다시 들춰 점검해보고 해 보아도........

 

어느날 몹시 아파 뜬 눈으로 보대낄 때 아무리 몸이 지치고 정신이 지쳐도 마음이

 

살아나는 날은 그가 그가 떠 오르곤 합니다.

 

라디오를 틀어도 좋아하는 음악을 들어도 편치 않는 것은 왜 였을까요?

 

그는 꼭 필요할 때  늘 부재중의 메세지를 뱉어냅니다.

 

통화료를 부과한다는 그의 그녀의 말을 들으려 전화한 것이 아니기에 그냥 끊어버립니다.

 

내가 좋아하는 노래를 내 맘에 맞게 불러줄 수 있는 그

 

몇 번의 시도 끝에 드디어 그의 목소리를 듣습니다.

 

잠결이 외로웠던지 또 어느 고시촌 한곳에서 몸을 뉘였을 그의 의복이 걱정됩니다.

 

문득 지난번 욕심스럽게 제 옷 두벌의 스웨터를 사버린 죄책감이 못내 아쉬어 의복을

 

물으니 옷은 많다고 합니다.

 

전 그에게 어떻게 다가서야 하는 지 방법을 잘 모르겠습니다. 그냥 마구 편해 날 잃어

 

버리게 만드는 그 그와 만나면 내가 없어지는 게 싫어서 그렇게 그를 싫다고 욕했나봅니다

 

그와 전 아마도 깊은 상처를 몸 어느 구석인가 나눠 지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도 그는 공부를 해야한다고 합니다.

 

평생공부를 하고도 질리지도 않는가 봅니다. 그에게 날개를 달아 주고 싶습니다.

 

시험없는 곳에서 자유롭게 놀수 있도록

 

이제 전 그에게 영화도 얻어보고 점심도 얻어먹을 수 있습니다.

 

우린 그렇게 가난하게 아는 사람입니다. 혼자사는 사람 특히 외지에 있는 사람은

 

아프지 말아야 합니다. 비염때문에 고생하고 있을 당신 건강챙기시고 공부하시길

 

그리고 그를 도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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