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샘터

가을엔 하늘을 닮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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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국 [skpaul] 쪽지 캡슐

2004-09-08 ㅣ No.660











    가을엔 하늘을 닮고 싶다




    가을엔

    하늘을 닮고 싶다

    눈물 글썽이며

    해풍에 쓸려간 여름을 내려놓고

    묵묵히 날아오른 파란 하늘을 닮고 싶다



    눈부신 그대 흰 목

    꿈처럼 그리는 구름 한점 가슴에 품고

    앙상하게 울고 선 나목의 슬픔

    넉넉히 감싸 안을 하늘이 되고 싶다



    붉은 입술 가을로

    여름에 입 맞추면

    귀 밑 머리 흔드는 바람결

    사랑한다 말한마디

    먼 산처럼 아득히 느껴질 때



    고즈넉한 계절

    짓무른 고독

    가만가만 다독이며

    마른 가슴 비워내는 하늘을 닮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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