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릉동성당 게시판

샐러리맨의 비애....

인쇄

곽일수 [paulk] 쪽지 캡슐

1999-03-05 ㅣ No.764

10년전.그러니까 89년 3월경에 직장에 다니고 있는 선배를 찾아 갔었읍니다.저는 늦게 군대를 갖었고 88올림픽 땜에

13일을 더 복무 했었죠.제대하고 1달 푹 쉬다가 선배한테 술사달라고 조르며 사회에 대한 얘기를 듣고 싶어 했읍니다.선배는 늦은 나이에 학생운동을 시작 했었고 저하고는 많은 토론과 밤샘과..그리고 쌈박질  등등으로

맺어진 사이였답니다.그런 선배가 월급쟁이가 되다니!!!얘기 한번 듣고 싶었읍니다.

선배 왈 야! 너 언제 복학하냐...당시 저는 6개월의 긴시간이 있었는데..선배는 여행을 실컫 다니라고 그리고

학생이 무었이 두렵냐고 ..나는 이제 월급쟁이로 시작됫지만 너는 많은 시간과 젊음(2살차이밖에 안나는데)이

있다고 특히 5-6개월의 긴시간을 잘 활용하라고 ...충고하고 마포 뒷골목 어딘가에서 맥주와 훈제족발을 먹던

모습이 아마 10년전 3월초 였을 겁니다.꿈이 참 많았던 시절이죠.시대에 대한 아픔도 통분하였던 시절.시절.시절.

.

.

그리고 10년후.

저는 월급쟁이가 되어있답니다.소위 한때 잘나가는 대기업의 직원이었죠.부도나기 전까지는.

오늘 옆회사에서 대대적인 구조조정의 결과를 듣게 되었읍니다.올초에아버님의 상을 치루고 5월에

결혼 예정인 31세의 젊은 직장인이 집으로 가게 되었답니다.순간 멍하다가 평정의 상태.

저희회사는 97년도 3차례의 대대적인 구조조정으로 인하여 웬만한 소문에는 까딱않는...

얼마전 TV에서 구조조정후 직장인의 심리상태를 4단계로 분류했는데..저는 4단계를 넘어선 5단계 즉, 초월의 단계에

접어든 소위 半神半人이더군요...

현재 저희회사는 600여명의 관리직 직원중 350명만 남아 있지요.월급이 부도전보다 35%줄어도흔들리지 않고 내몸매답게 우직하게 살아있습니다.명예퇴직.권고사직.구조조정.정리해고.일괄사표 수없이 많이 들어온 말들.

혹시아세요 인사 재명령이라고.뭐냐구요? 특정일자 기중으로 전체인원을 순환보직하며 회사내 모든 조직구성원을

다시 명령을 내는 겁니다.그러니까 이때는 인사명령에 자기이름이 꼭 들어가야 되죠.빠진 사람은자동적으로

퇴사처리된답니다.저희회사에서 했는데 아마 우리나라회사중에서 최초로 사용한 방법일 것입니다.

이러한 많은 소용돌이속에서 처음엔 성격이 변하더니(소위 더러워짐) 이젠 안정이 되가며 초월의 단계에 접어

들었답니다.

.

.

그런데 그런데....큰일 났읍니다. 일명 꿈이사라져 간답니다.이세상에서 아니,이 대한민국 사회에서 내가

이루고자하는 꿈들이 말입니다.아니 내가 무슨 꿈을 가지고 있었지!하며 순간 의문이 날때도 있답니다.

드뎌 결론이났읍니다. 결론은 결론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뿐이라고!

비록 내앞길 비록 험난하나 "당신의 뜻이라면 하늘 끝까지 따르리라"(노래 군중들의 함성중에서)

라는 맘으로 나약하나마 조금씩 조금씩 매진하렵니다.엄청나게 힘들지만 앞길을 무척 많은 원수들이

방해하지만 이 사순절 당신의 십자가 바라보며 기필코 승리할 것입니다.아멘.

내딛는 첫발은 다르지만 끝내는 한길에 하나가 된다는 신념으로

하느님나라를 기다리기 보다 하느님나라를 완성하는데 같이 일해나가는 바오로가 되겠읍니다.

주님 찬미와 영광 받으소서.아멘.

 

 

 

 

 

 



21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