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리성당 장년게시판

남은 시간 계산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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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남진 [monicacho033] 쪽지 캡슐

2000-11-09 ㅣ No.2202

그날도 나의 호기심이 발동했다.  이색사이트를 소개한 신문 기사를 읽고 난후  호기심에 이끌려 http// 0OOOO. com을 치고 그 사이트를 찾아 들어갔다.

 처음에는  남성인가 여성인가를 체크하라고 했다.

 다음에는 태어난 해와 달, 날짜를  입력하라고 했다.  명령대로 따랐다.

 세번째 단계에서는  성격은  낙관적인가, 염세적인가, 보통인가를 구분하라는 것이다.

 또 자신있게 체크를 했다.

 잠시 후.

순식간에 컴퓨터 화면에는  붉고 검은빛깔이 쫙 깔렸다.

그리고 그 위에는 2천xx년 몇월 며칠이라는 숫자가 나타났다.

나는 내 눈을 의심했다.

 

 아니 2천 XX년 몇월 며칠? 이게  뭐야? ( 흥  제가 그걸 어떻게 알아?)

 앞으로 몇 년이나 남은 거지? ( 대체 이렇게 밖에 안 남았다는거야?)

 믿을수 없어.

 

 아니  이건 또  뭐야? ( 그래 남은 그 시간을 초로 환산한거라 이거지?).

 

 컴퓨터 화면 위에는  째깍째깍 소리를 내며 1초 1초씩이 사라져 가고 있었다.

 

 응, 그래. 사형 선고받은 사형수처럼 심각해질 것 없어.

 이것은  인간의  평균 수명을 남녀별, 성격별로  따져서  계산해 준 프로그램일 뿐이야.    (아무도 그 시간을 몰라 .)

 내가 평균수명보다 더 살수도 있지 않겠어?

 그리고 지나온  날보다 더 짧게 남은 시간이라면 인정을 해.

 대신  더 충실히 더 열심히 더 밀도있게 살면 되잖아?  

그러면 되는거야. 자,  힘을 내어.

 

 그 사이트는 제법 으스스한 분위기와 함께  클린턴등 세계의 유명한 이들이 죽음을 가정하고 미리 써 둔 유언장과 묘비명들이 들어 있었다. 그러나  더 이상  클릭해 들어가고싶은 마음이 없어  컴퓨터를  끄고  바로 나왔다.  

나는 그후로 다시는 그 사이트를 찾지 않았다. 그러나  가끔 남은 시간을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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