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농동성당 게시판

[text8]-서른 즈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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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율 [text1000] 쪽지 캡슐

1999-09-17 ㅣ No.483

십대의 나이에

 

난 그 나이 또래의 아이처럼 생각하고 친구들과 어울려 놀기 좋아하는 아이였다.

 

달리 걱정이 있다면 내일 해가야 할 숙제를 아직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

 

 

내 나이 이십에 들어설 때

 

난 많은 꿈을 가졌다.

 

그러나, 날이 갈수록 나의 꿈은 퇴색되어 갔고

 

현실의 압박감이 나의 목을 졸랐다.

 

 

내 나이 이십에 들어설 때

 

난 내 자신의 행동만을 책임지면 되었고

 

내 꿈을 향해서 나아가기만하면 되었다.

 

 

이제 서른 즈음에

 

난 한 가정이란 울타리를 책임져야할 나이가 되었음을 느꼈고

 

서른의 부담은 내 행동반경을 좁혀오고 있었다.

 

 

내 나이 이십에 들어설 때

 

난 걷는 즐거움도 알았고, 첫키스의 달콤함도 깨달았으며

 

친구들과 기울이는 한잔 술로도 부러울 것없이

 

그것만으로 족했다. 모든 것이 신선했다.

 

......

 

또한, 힘들었다.

 

첫사랑의 실패도 힘들었고

 

타인이 다져놓은 자리에 나의 터전을 세워야 함도 힘들었고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고 행동해야 함을 깨닫는 데에도

 

힘이 들었다.

 

 

이제 내 나이 서른 즈음에

 

삶의 그늘도 여유로운 눈으로 볼 수 있게 되었으며

 

슬픔의 한가운데에서 헤쳐나가는 법도 조금은 배우게 되었으며

 

현명하게 사랑하는 법도 조금은 알게 되었다.

 

 

이제 서른 즈음에

 

서른이란 이름의 부담을 받아들이고

 

생활속에서 얻을 수 있는 작은 꿈부터 시작하려 한다.

 

다시 꿈을 가질 그런 서른 즈음에

 

 

그렇게 난 나의 꿈을 맞으려 한다.

 

밀린 숙제를 하려 한다.

 

-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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