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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변화의과정3:사울에서 바울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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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칠 [mpark] 쪽지 캡슐

2002-07-23 ㅣ No.2906

변화의 과정 3: 사울에서 바울로로

 

 

사울은 열정적인 사람이었다.

그는 율법의 신봉자였고 전래의 관습과 관례의 옹호자였으며,

종교적 열정에 가득 차 있던 사람이었다...

그는 사람들이 (초대 교회 최초의 순교자였던) 스테파노를

돌로 쳐서 죽이는 장면을 목격한다(72쪽).

 

그는 다마스커스로 떠난다.

다마스커스에 있는 그리스도교 신자를 붙잡아 예루살렘으로 압송하여,

그곳에서 돌로 쳐 죽이기 위해.

그렇게 편협하고 광신적인 인간을

하느님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우리에게 주어진 무상의 은총에 대한 복음의,

가장 열정적인 선포자로 변화시킨다(73쪽).

 

루가는 그 변화를 이렇게 묘사하고 있다:

"그런데 길을 가는 도중에...갑자기 하늘에서 빛이 쏟아져 그를 에워싸 비추었다.

그는 땅에 엎어지면서 한 목소리가 그에게 말하는 것을 들었다:

’사울아, 사울아, 네가 왜 나를 박해하느냐?’"(사도행전 9,3-4)....

격노한 그가 그리스도교 신자에 맞서 싸우고 있는 그의 분노의 정점에서,

그리스도는 그에게 나타나 그의 분노를 사랑으로,

그의 자기 정당성을 무력(無力)으로,

그리고 그의 확신을 실명(失明)으로 변화시킨다(73쪽)...

 

그리스도는 그에게 그의 분노가 궁극적으로 누구에게 영향을 끼치는지를 말한 것이다.

그는 자신이 하느님을 위해 싸우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사실은 하느님에게, 예수 그리스도, 즉 그의 구세주에게 폭행을 가한 것이다. 하느님을 위한 열정이 사실은 하느님께 대한 분노였다(74쪽)...

 

모든 열정은 맹목적인 것이 될 수 있다.

우리는 훌륭한 시작을 했다고, 하느님을 섬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사실은 우리 자신과 우리의 이익을 섬기는 것이다.

열정 안에는 언제나 권력을 획득하려는 노력 역시 존재하는 법이다.

그리고 그 안에는 폭력이 잠재해 있다(75쪽)...

 

예수는 땅바닥에 엎어져 있는 사울에게 명령을 내린다:

"일어나서 시내로 들어가거라. 그러면 네가 할 일을 네게 일러줄 것이다"(사도행전 9,6). 지금까지 자기의 의지대로 살아왔고 행동해 왔던 사울은

이제 어느 낯선 이의 의지와, 곧 하느님의 의지와 대결을 하게 된다.

그때 그는 자신의 무력함을 감지하며 스스로 그것을 받아들일 각오를 한다(76쪽)...

 

3일 동안을 그는 눈이 먼 상태로 있는다...

그리스도는 아나니아를 사울에게 보내어

그로 하여금 사울에게 손을 얹어 다시 앞을 보게 하고,

또 성령을 충만히 받도록 한다.

하지만 그것으로도 변화는 아직 완결되지 않았다.

바울로에게는 ...3년이란 시간이 더 필요했던 것이다.

그는 아라비아로 떠나가 그곳 사막에서, 그에게 일어났던 일을 묵상한다...

이 시기에, 하느님이 당신 아들의 죽음과 부활을 통해 우리에게 보여주신,

하느님의 유일한 은총에 관한 그의 신학이 무르익는다...

이러한 통찰을 얻은 후 바울로는 다마스커스로 되돌아온다.

"3년 후에 나는 게파를 만나보려고 예루살렘으로 올라가

그와 함께 보름을 묵었습니다"(갈라 1,18)(77쪽).

 

사울에서 이방인들의 사도인 바울로로의 변화는

그의 천부적인 기질과 성격의 특성을 간과하지 않았다...

그는 여전히 민감하고, 약간은 신경질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바로 그것이 가장 깊은 변화를 일으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에 관한 복음의 통로가 되었다(78쪽).

 

우리 역시, 변화가 우리의 온갖 약점과 결점, 감성과 상처로부터

우리를 해방시키리라는 기대를 할 필요가 없다.

우리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신경증적인 구조를 보유하게 되겠지만

그것이 더 이상 우리의 삶을 방해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느님의 뜻에 맞는 생활은 오히려 우리의 격정과 상처 안에서 나타난다.

영적 과정의 목표는 격정으로부터의 자유가 아니라 격정의 변화이다.

바로 그것이 우리의 삶에 소용이 되며,

하느님을 열정적으로 선포하게 하는 것이다.

그러면 우리의 분노는 더 이상 맹목적인 상태에 있지 않으며

하나의 힘으로 존재하게 된다(78쪽)...

우리의 격정은 영적 과정에서의 인내와 수련으로,

그리고 실망과 저항 중에 있을 때에

그것을 끝까지 버티는 힘으로 변화된다(78쪽)...

 

이런 사람들을(야곱, 엘리야, 바울로 사도 등) 통해서

성서는 우리에게, 우선적으로 중요한 것은 우리가 완전하고 흠없는 사람이라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하느님에 의해서 우리 자신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 존재하고 있는 모든 것은 하느님에 의해 변화될 수 있다.

결정적인 것은 우리가 있는 그대로 하느님과 관계를 맺어

하느님께로부터 불리움을 받는 것이다.

그러면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충동적 행위와 공격성을

그분 왕국을 위한 열정으로 변화시키실 것이다...

변화에 대한 이 보고는 위안과 자유를 가져다주는 하나의 복음이다(8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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