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음동성당 게시판

성소주일 - 매순간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부르십니다

인쇄

지학남 [obbji] 쪽지 캡슐

2003-05-11 ㅣ No.2393

시냇가에 여러 돌멩이들이 있었습니다.

어느 날 아이들이 놀러 와서 돌멩이를 주어갔습니다.

아이들의 장난감이 된 돌멩이는 기뻤죠.

하루는 가방을 맨 어른들이 냇가에 왔습니다.

그들은 열심히 돌멩이를 주워 들고는 이리저리 살펴보더니

어떤 것은 가방에 넣고,

어떤 것은 다시 냇가에 버렸습니다.

어른들은 수석을 모으는 사람들이었죠.

어른들에게 선택된 돌멩이는

잘 손질되어 진열장에 전시되었습니다.

수석이 된 돌멩이는 자신이 자랑스러웠습니다.

그러나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은 돌멩이가 있었습니다.

그 돌멩이는 다른 친구 돌멩이들이

사람들에 의해 선택되어 나갈 때마다

그들을 몹시 부러워했습니다.

버려진 돌멩이는 풍상을 겪어야 했고,

큰 물난리도 겪으면서 이리 저리 굴러 다녀야 했습니다.

그러는 동안 돌멩이는 많은 상처를 입었고,

많이 깎이고 닳았죠.

어느 날 조각가가 시냇가를 찾아왔습니다.

그는 주님의 얼굴을 조각할 돌을 찾고 있었습니다.

시냇가에 있는 돌멩이들을 이리저리 만져보던 조각가는

아무도 거들 떠 보지 않던 돌멩이를 보았습니다.

그러더니 이렇게 외쳤죠.

“아, 여기 있었구나.

주님의 얼굴을 담고 있는 돌멩이가!”

 

 

성소주일,

우리는 주님께서 우리 자신을 어떻게 쓰실까?를 생각하게 됩니다.

아직 쓰시지 않으신다면

기다려야 하겠죠.

버러진 돌맹이처럼 자신을 갈고 닦으면서.........

 

 

성서에 쓰이는 ‘순종’ 이라는 그리스 말은요,

자신의 생각을 포기한다는 수동적인 뜻이 아니라

들은 것에 대한 능동적인 응답을

가리키는 말이라고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제자들은

예수님의 말씀과 성령의 이끄심에 순종했던 것이죠.

 

우리 또한 매순간 하느님의 말씀에 순종하라는

부르심을 받고 있습니다.

우리 자신들의 일보다는 다른 사람들을 도우려고 애쓸 때

하느님의 부르심에 기쁘게 순종하는 것이 되겠지요.

 

다른 사람들을 돕는다는 것,

그것이 우리의 전적인 희생을 필요로 할 때

그런 부르심에 기쁘게 순종하기란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래서 하느님은 감옥에 갇히면서까지

당신의 부르심에 기쁘게 능동적으로 순종한

제자들을 축복하셨습니다.

사도들이 감옥에 갇혔을 때

천사가 나타나 그들을 감옥밖으로 이끌어 주었고요,

천사는 사도들에게 그들이 해야할 직무를 일러주지요.

 

그것은 사도들이 원로들의 명으로

체포를 당했던 그 곳 성전에서 했던 똑같은 일,

사람들한테 하느님의 말씀을 가르치는 거였습니다.

주님께서 우리를 부르실 때

주님의 뜻이라면 아무리 험난한 길도

사도들처럼 기쁜 마음으로 갈 수 있을까

 

 

예수님,

푸르른 목장에는 양떼들이 풀을 뜯고 있습니다.

참 평화롭고 행복한 풍경입니다.

 

예수님,

당신은 착한 목자이시고

우리들은 당신 목장의 양떼들입니다.

푸르른 산천을 바라보면서

더 그렇게 느낍니다.

아버지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얼마나 좋은 세상을 마련해 주셨는지요!

그분은 우리에게 푸르고 아름다운 세상에서

저희들이 얼마든지 행복하고 즐겁게 지낼 수 있게 해 주셨죠.

 

하지만 저희들은 하느님께서 우리게 주셨고,

또 주시고자 하는 아름다운 세상을 잃어버린 듯싶습니다.

자신들이 만들어 놓은 장난감에 도취되어

그것에 정신을 잃어 버렸기 때문이죠.

돈,

건물,

주식,

컴퓨터,

자동차등등................

 

예수님,

하느님께서는 매순간 우리를 부르십니다.

당신의 푸르른 목장으로 우리를 부르시고,

당신의 목장에서 풀을 뜯으며 행복하라 부르십니다.

 

예수님,

당신께서 하느님 아버지의 부르심을 듣고

아버지를 위해 목숨을 바치셨듯,

저희들도 아버지 하느님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 사람 되게 하소서.

성직자의 삶이든,

수도자의 삶이든,

평신도의 삶이든,

자신이 부르심에 충실하며

아버지 하느님을 위해 살게 하소서.

아버지 하느님이 우리의 주인이시고,

우리는 그의 부르심을 따르는 종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21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