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음동성당 게시판

4년전을 회고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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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학남 [obbji] 쪽지 캡슐

2003-05-22 ㅣ No.2409

성모님께 드리는 노래

 

찬미하올 어머니!

흔들리지 않는 촛불처럼

언제나 따스한 힘을 주시는 성모님

우리가 약해져 기진할 때

길을 잃고 헤매일 때

그분의 길을 따라 살도록

이끌어 주시던 손길

그 손길에 의지해

살아온 나날이

은총이었습니다.

 

어려운 처지를 먼저 아시고

우리와 함께 해 주신

그 고단한 삶은

희생이었습니다.

 

어머니, 4년 전의 기억이 납니다.

저의 영혼과 육신이 몹시 지쳐 일어날 수 없을 때, 하다 하다 내 힘으로 할 수 없다고 인생을 포기하고자 할 때 어머니께서는 조용히 저를 부르셨습니다.

얘야, "묵주를 잡고 나와 함께 기도드리자."

저는 묵주를 잡고 열심히 기도했습니다. 기도할 때마다 "어머니, 한 발짝만 저와 함께 떼어주십시오" 하고 어느 수녀님이 가르쳐 주신대로 어머니께 기도했습니다.

말씀이 없으셨지만 서서히 저를 포근히 품에 안으시고 이끌어 주신다는 것을 저는 느꼈습니다.

 

어두움의 터널을 빠져 나온 후 레지오에 입단을 했습니다.

"저희 모후, 저희 어머니시여.  저는 오직 당신 것이오며 제가 가진 모든 것이 당신의 것이옵나이다." 레지오 단원이라면 누구나 다 기억하는 봉헌문입니다. 이처럼 봉헌이라는 것이 내가 나의 것이 아닌, 성모님의 것이 되겠다는 특별한 사명감을 갖고 입단을 했고, 선서를 했습니다. 하지만 선서를 할 때의 마음가짐은 점점 식어가고, 내가 우선이고 내가 먼저인 경우가 더 많은 날들이 타성처럼 젖어 버릴 때쯤, 성모님께서는 ’서기’라는 직책을 맡겨 주셨습니다. 직책을 맡은 후부터 다시 성모님의 군단으로 복음을 전하는 전교를 위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부족한 저 이지만 묵주기도 중에 제가 할 일을 가르쳐 주시는 어머니. 그리고 어머니의 뜻을 따라 하면 모든 것을 도와주시고 이루어 주시는 어머니. 감사드립니다.

레지오의 ’겸손’과 ’순명’이라는 단어가 이제는 제 신앙의 길잡이가 되었습니다. 성모님께서 늘 저희와 함께 해 주신다는 믿음 때문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봉사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남을 위하여 그 일을 ’해주었다’라는 교만한 생각이 들기 시작하면 ’내가 그 일을 할 수 있어 기뻤다’라고 말하도록 어머니께서 말씀을 해 주십니다.

 

 

 

어디에 계시든지

사랑으로 흘러

우리에겐 고향의 강이 되는

푸른 어머니.

 

제 앞길만 가리며

바삐 사는 자식들에게

더러는 잊혀지면서도

보이지 않게 함께 있는 바람처럼

끝없는 용서로

우리를 감싸 안은 어머니.

 

삶이 고단하고 괴로울 때

눈물 속에서 불러보는

가장 따뜻한 이름, 어머니

 

오늘만은 그 모든 아픔도 눈물도 내려놓으시고

말없이 침묵하며

어머니를 그리는 저희들 마음 안에 오시옵소서

 

언제나 아드님 곁에서

가장 낮은 자리를 걸으시는 성모 마리아님

오늘만은

하늘의 어머니로

우리 어머니로 오시옵소서

영원한 안식

영원한 그리움으로 저희에게 머무소서

 

아름답게 열려 있는 사랑을 하고 싶지만

번번히 실패했던 어제의 기억을 묻고

우리도 이제는 어머니처럼

살아있는 강이 되겠습니다.

목마른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푸른 어머니가 되겠습니다.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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