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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름끼치도록 슬픈 사랑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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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혜 [er347] 쪽지 캡슐

2000-07-05 ㅣ No.522

우연히 보게 된 글인데.. 정말 소름이 끼치더라구....

좀 길긴 하지만 끝까지 읽어들봐~~~

 

 

제 목 : 소름끼치도록 슬픈 사랑얘기

 

☞ 편지 속에 담긴 비밀....~*

 

오늘 난 그를 만나러 가고 있다.

 

제일 예쁜 옷을 입었다. 화장도 근사하게 했다.

 

잘 빗질한 내 머리카락이 가을 바람에 춤춘다.

 

꽃도 한 다발 샀다. 아마 제일 예쁜 꽃 일꺼다.

 

가장 예쁜 미소를 그에게 주고 싶다.

 

그런데 자꾸 눈물이 난다.

 

멈추지 않는 이 눈물 때문에 앞을 잘 볼수는 없지만

 

그를 만난다는 기쁨에 난 계속 나아가고 있다.

 

일년 전 오늘 난 그와 헤어졌다.

 

그는 편지 한 통만 나에게 건네고, 다시는 연락하지 말라며 떠나 갔다.

 

그의 모습은 나로 인해 많은 갈등을 했는지, 정말 왜소해 보였다.

 

얼굴에는 그늘이 가득하고, 몸은 작아져 가을 바람에 떨고있는 듯했다.

 

그는 그 편지를 백번 읽는 그날, 자기가 왜 날 떠났는지 알 꺼라는

 

무책임한 말만 남기고 네 곁을 떠났다.

 

난 그토록 사랑한 우리가 왜 헤어져야 하는지 그 이유가

 

떠오르지 않아 그를 잡지 못했다.

 

만약 우리 사이에 무슨 잘못이 있었다면,

 

난 용서를 빌며 그를 잡았을 것이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잠시 꽃집에 들렀다.

 

빨간 장미 한 다발을 사서 집으로 돌아 왔다. 난 집에서 그 장미를

 

쓰레기통에 넣고 말았다. 별의미가 없었기 때문에..

 

책상에 앉아 전화기에 손을 올려 보았다.

 

눈물 때문에 말을 하지 못하겠다. 그냥 그 전화기를 쳐다 보는 것

 

까지도 힘들다... 처음으로 편지를 읽었다.

 

우리의 헤어짐이 확실하다는 증명서 같은 그 편지를 읽었다.

 

==============================

 

연지에게

 

널 바라보기가 미안하다. 그래도 이 헤어짐은 우리들의 잘못도 아닌

사람이 한번은 거쳐 가야 할 운명 같은 것이다. 변명 하기 싶지만 사

랑은 나에게도 많은 아픔을 주고 가는 구나..

해 맑은 널 보내고 나면 난 많이 슬프겠지~

 

이 슬픔은 시간이 너와 나를 또 다른 만남으로 안내 할 꺼야.

 

고마웠어

통나무 집에 아름다운 정원이 있는 예쁜 가정을 꿈꾸던 우리였지만,

이제 다 부질없어 졌군~

없애고 싶은 우리의 기억은 오래 간직하고, 소중한 기억은 빨리 잊

는 연습을 하도록 하자

 

저녁 바람이 싸늘한 가을에 이별은 추울 것 같아 낮에 약속을 했어.

 

세상이 널 힘들게 하면, 어렵겠지만, 너도 세상을 무시해 주는 그런

상상을 해. 여린 네에게 힘들겠지만, 우린 많은 사랑을 나누지 못했기

에 참 다행스럽다.

서쪽 하늘에 해가 걸리는 것을 보며 잠시 우리의 과거를 회상해 본다.

 

널 만난 지 일년동안 서로를 다 알지 못하고, 짧은 만남을 뒤로 한 채

기약 없는 헤어짐에 슬프지만, 마음 깊숙이 다시 널 만나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며 이 헤어짐을 준비했으며, 이날이 오기를 손 꼽으며 기다

릴 수 밖에 없었다. 가족들의 반대에는 너무 힘들었고, 특히 어머니

께서 울며 반대하는 그 모습은 날 이 결론으로 몰고 가게 했다.

 

널 안 보시고 반대하시는 어머니가 안타깝지만 독자인 날 이해 해죠.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다지.

난 이제 정리 하려고 해..

 

시간이 지날수록 내가 미워 지겠지. 난 용이 주도하게 오늘을 대비해

간접적인 헤어짐에 관한 경험도 해 보았어.

만남이 좋은 어떤 여자를 3개월동안 사랑한 후, 이별하여 그 시간만

큼 아파 했었지. 그때를 보면 우리도 일년만 아파하면 되지 않을까?

 

난 용서해 달라고는 하지 않을께....

 

행복하라고, 그리고 날 미워해도 좋다. 아니 저주해도 좋다.

복수하겠다고 생각해도 되지만, 널 알고, 널 사귀어 보았고, 널 좋아

했으므로 네가 아파 할 꺼라고 알고있다.

다시는 이런 바보 같은 사람 만나지 말고, 빨리 잊도록 노력해.

 

사랑은 아름답지만 가끔은 주위 환경에 이루어 지지 않는 게 바로 사

랑이라고 생각해.

해가 서산 너머로 가 버렸고, 우리 사랑도 그 산 너머로 가 버렸다.

 

==============================

 

이것이 그의 편지의 전부였다.

난 그를 만났을 때는 내가 고아라는 사실이 이런 결과를 가져

 

올 것이라는 상상을 여러 번 했다.

 

그래도 그와 만나면 만날수록 난 이 사실을 잊고 살았었다.

 

그가 그 자그마한 결점 때문에 그런 헤어짐을 통보 할 꺼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그가 많이 힘들었을 것이다.

 

나야 가족도 없으니 이런 일도 없어 좋다.

 

난 그를 이해 한다. 그런데 왜 눈물이 나는 걸까?

 

가을에서 겨울로 계절이 바뀌었다.

 

그의 사랑이 아직 남아 있다...

 

마지막 그의 부탁인 그 편지를 25번을 읽었다...

 

참 나를 배려해 주는 글이다...

 

다시 계절이 바뀌었다. 봄이 다시 온 것이다.

 

편지는 이제 50번을 읽었다. 조금 잔인한 감도 있는 편지이다.

 

서서히 그도 봄기운 속으로 사라져 간다.

 

다시 계절이 바뀌었다. 여름이 다가 온 것이다.

 

편지를 75번이나 읽어 주었다. 솔직히 이제 별로 읽고 싶은 마음도

 

없지만, 그냥 그래야만 하는 게 나의 작은 배려라고 생각했다.

 

그 편지에 담긴 의도는 잔인한 표현으로 나를 빨리 그로부터

 

해방되게 하려는 듯하다. 나를 반대한 그의 어머니도 미웠다....

 

그는 이제 여름의 뜨거운 태양아래 잔인하게 내 버려 지고 있다...

 

다시 계절이 바뀌었다. 가을이다...

 

그와 헤어진지도 이제 일년이 다 되어 가고 있다.

 

난 편지를 이제 99번을 읽었고, 내일쯤 100번을 읽고 난 후

 

태워 버릴 생각이다. 완전히 그를 잊었다.

 

오늘 난 그와 헤어진 지 딱 일년 하루 전이다.

 

그때 그를 생각하니 웃음이 난다. 이제 웃을 수 있다.

 

그런데 난 그 편지를 어디다 두었는지 찾을 수 없었다.

 

100번을 읽고 나서 훌~훌~ 털고 싶었는데, 조금 찝찝하다.

 

그래도 뭐 어떠랴. 99번 읽으나 100번 읽으나 별반 다를 게 없다.

 

난 외출하려고 책상으로 갔다.

 

책상 위에 공책이 놓여 있었고,,,,,

 

그 밑에는 찾던 편지가 조금 옆 부분만 보였다.

 

난 100번을 읽으려고 그 편지를 잡으려는 순간 이상한 감정이 들었다.

 

그 편지에는 정말 엄청 난게 숨겨져 있었다.

 

숨을 쉴 수가 없었다. 너무 마음이 아팠다.

 

난 그 편지를 공책 밑에서 꺼내지도 못하고,,,,,

 

한동안 멍하니 쳐 다 만보았다... 눈물이 흘렀다,,,,,

 

난 그의 편지를 이해 했다. 그의 말대로 백번째에…..

 

난 그에게 전화를 했다.

 

그의 어머니는 그가 작년 겨울에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했다.

 

아들이 나의 얘기를 참 많이 했다고, 그래서 아들의 마지막도

 

나와 함께하게 해주고 싶었는데 아들이 극구 말렸단다.

 

어머니는 나의 얘기를 듣고 독자인 아들에게..

 

꼬옥 나 같은 며느리가 있었으면 하고 생각 하셨단다.

 

오늘은 난 그와 헤어진 지 딱 일년째 되는 날이다.

 

나는... 그의 무덤으로 가고있다.

 

무덤가에는 이름 모를 꽃 한 송이가 피어 있다.

 

아주 힘들어 보이는 그 꽃은 날 기다리고 있는 듯 하다.

 

그의 무덤 앞에서 활짝 웃었다.

 

눈물이 났지만 난 지금 웃고 있다.

 

화장이 지워져 미워 보이면 안 되는데.....

 

무덤 가에 누웠다.

 

어제 일을 생각했다.

 

그의 참 된 사랑을 확인 할 수 있었던 그 편지를 생각하니,

 

또 기뻐서 눈물이 멈추지 않는다.

 

그의 편지의 비밀은 공책에 가려져, 한 줄씩 첫 글자만 보였고,

 

각 행의 첫 글자를 연습장에 옮겨 적어 보았다.

 

한 글자씩 한 글자씩...

 

그곳에는.....

 

" 널 사랑해 이 고통이없는 저 세상에서 널 기다릴께

 

널 만난시간만큼 난 행복했다. 사랑해"..................

 

라고 적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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