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암동성당 게시판

도경휘님의 의견에 대한 저의 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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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형진 [pero36] 쪽지 캡슐

2001-03-19 ㅣ No.1595

이 게시판 성격상 이런 글 올리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으나 제가 도경휘님의 견해중 잘못 알려진 부분들이 있어 이를 짚고넘어가고자 합니다. 우리나라 현실상 언론에 의해 잘못 알려진 사실들에 대해 진실이라 받아들이는 것이 많기 때문입니다.

 

우선 도경휘님의 글중 ’미군은 우리를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

저도 동감입니다. 저는 미군이 우리나라를 위해 주둔한다고 말한적이 없습니다. 어느나라의 군대든 타국에 파병을 가는 것은 자국의 이익때문에 가는 것이죠. 동티모르에 나가있는 우리 상록수부대도 대한민국의 국익을 위해 나가있는 것이지 생면부지의 타국사람들을 위해 나가있는 것이 아니죠. 대의명분상 ’국제평화’를 위해 나가있는 것입니다. 미군도 마찬가지죠. 우리나라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은 독일과 일본의 미군과 다릅니다.

주독미군의 경우, 애초 주둔이유는 종전직후 서독지역에 한해 미, 영, 불이 공동관리체제하에 있으면서 가장 많은 병력이 유럽지역에 파병된 미국이 그 군사력의 책임국가로서 남아있다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성립되면서 나토의 주회원국으로서 회원국들의 요청과 미국의 실리목적에 의해 현재까지 주둔하고 있습니다. 주일미군의 경우, 미주리호에서 1945년 조인된 항복문서에 일본은 정규군을 보유하지 못하며, 대신 미국에게 주둔할 수 있는(승전국으로서) 권리를 부여함에따라 주둔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는 한국전 당시 유엔 안정보장이사회의 결정에 따라 16개국으로 편성된 유엔군이 창설됨에 따라 현재까지 미군이 유엔군의 일원으로 한국땅에 주둔하고 있는 것입니다. 독일이나 일본과 달리 우리는 현재 ’휴전’체제이므로 전쟁을 잠시 쉬고 있는 것이지 종전이 아니므로 미군은 유엔군의 일원으로 주둔이 가능한 것입니다. 단지 미국정부가 미군의 한국주둔이 현실적으로 정치적으로 필요함에 따라 현재까지 주둔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 주둔자체가 한국정부와 한국민 모두가 반대함에도 주둔하고 있는 것은 아니며 우리 정부도 미군의 주둔필요성을 인정함으로서(미군의 필요성은 앞서 글에서 설명드렸음) 상호공조차원에서 주한미군이 계속적으로 주둔하고 있는 것입니다.

2. 미군이 선택적으로 한국군에 정보를 제공한다.

1996년 강릉지역의 무장공비 사건은 도경휘님이 말씀하신 것과 같이 미군측이 미리 알고있었음에도 한국군측에 사전 정보를 주지 않았으냐라는 것은 미군이나 한국군의 공식적인 견해가 아닌 일부언론에서 추측하여 보도된 것입니다.

물론 미군의 정보위성과 정찰기가 24시간 한반도 전역에 대해 정찰활동을 하는 것은 알려진 바와 같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정보업무를 담당하는 사람으로서 말씀드리자면 감시활동자체는 각종 첨단장비를 이용하여 이루어지지만 거기서 얻어진 각종 데이타를 분석하여 최종 결론을 내리는 것은 미군이나 우리나 모두 사람의 힘으로 합니다. 하루에도 북한의 전선(휴전선 이북지역)에 관한 내용만 수만가지의 데이타가 쏟아집니다. 그중에는 매일 실시된 현상들도 있으며 갑자기 특이한 행동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통상 매일 관찰되는 현상에 대해서는 사실 별 의미를 부여하지 않습니다. 잠수함사건도 그렇습니다. 당시 정보분석관들의 증언에 따르면 통상 북한의 잠수정은 공해상을 통해 남방한계선을 넘기도 하지만 대부분 훈련으로 관측되며 당시 발견된 상어급 잠수함은 북한의 동해전대에 상당수를 보유하고 있으므로 당시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습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미군이 우리측에 북한 잠수함의 동태를 전달하지 않은 것은 아니며 당시 이 첩보(49%만 확인되어도 ’정보’라 하지 않음. 첩보라 함)가 접수되고 아군의 P-3C 대잠초계기를 비롯하여 아군이 보유하고 있는 장비를 통해 확인작업에 들어갔으나 동해안 지역은 대륙붕이 발달한 지역으로 서해안과 달리 잠수하여 이동중인 잠수함의 발견이 지극히 어려우며, 잠수함이 공기를 재충전하기위해 일시 수상으로 노출되기전까지는 발견하기 어려운 관계로 잠수함이 해안에 좌초했음에도 공중에서 확인이 어렵습니다. 또한 이미 북한의 잠수함이 남방한계선을 넘은 이후, 모터를 끈채 무동력 이동을 하는 통상적인 잠수함 운용방법을 고려할 때, 모터의 소음으로 잠수함의 위치를 판단하는 현대의 과학기술상 동력이 꺼진 잠수함을 잠수함과 유사한 물체가 많은 동해상에서 레이더만을 가지고 판단하기란 거의 불가능 하다는 것이 우리나라 해군장교들의 증언입니다.

또한 당시에 우리 초병보다 택시운전기사가 먼저 발견한 것을 가지고 한국군의 경계상태에 대해 많은 우려를 표시했는데, 이는 당시 해안방어를 맡고 있는 00사단이 병력부족으로 인한 점방어 개념에서 해안선 방어를 했기 때문입니다. 즉, 긴 해안선을 한개대대가 담당할 경우 대대 전인원을 투입해도 해안선 전체를 지키기 힘들므로 일부 주요 ’목’지점에 초소를 설치하여 그 일대에 대한 감시 및 경계활동만을 해왔기 때문에 북한 잠수함이 좌초된 것을 근처를 지나는 택시기사가 먼저 발견한 것입니다. 이일이 있은후 00사단은 상비사단으로 개편되어 병력을 충원, 이 일대를 점방어가 아닌 전 해안선에 잠복호를 설치하는 선방어개념으로 변경, 경계임무에 임하고 있으며, 그후 동일지역으로 북한잠수함이 한번 더 출몰하였을때, 우리 아군 초병에 의해 먼저 식별이 되었습니다.

또한 이미 당시에는 한미연합군의 평시작전권이 한국군측에 환수되었기 때문에 당시 한미연합사령관인 미군대장이 한국군측에 경계를 해라 마라 지시하지 못했으며 한국군 병력투입 또한 간섭치 못했습니다. 따라서 당시 미군이 한국군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방법은 전혀 없었습니다.

따라서 도경휘님의 주장대로 미군이 우리에게 정보를 주지 않아서 북한잠수함에 우리가 미리 대응하지 못했던 것은 절대 아닙니다. 이는 제 해군 동료장교들이 증언한 내용입니다.

 

참고로 99년 ’서해교전’당시에는 북한의 고속정들이 母기지를 떠나 MDL(해상의 북방한계선)을 넘기전에 이미 모든 정보가 우리 해군측에 전달되었으며 이에 우리 고속정편대가 신속히 대응, 북한의 고속정들을 괴멸시키는 전과를 달성할 수 있었습니다. 당시 한미간의 정보공조가 얼마나 중요했던가 우리 정보업무를 담당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었던 일입니다.

 

제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미군측의 정보를 한국군측에 전달하기 전에 분석과정을 거치는 그 위치에 있습니다. 도경휘님이 주장하신 것이 사실이라면 실제 그 정보들을 만져보는 저는 거짓정보들만 만지고 있는 것이 됩니다. 하지만 저는 한번도 거짓정보를 만져본 적이 없습니다.

물론 미군이 자기들이 가지고 있는 데이타중 100%를 우리에게 넘겨주리라고는 생각치 않습니다. 그것은 미군과 한국군이 입장을 바꿔도 마찬가지입니다. 한국군측에서 활용가치가 있는 정보를 제외하고 미국의 국익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정보들은 제공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정보수집의 주체로서 당연한 것이며, 아군 또한 아군의 정보수집자산에 의해 얻어진 모든 정보를 미군측에 넘겨주는 것은 아닙니다. 미군과 한국군의 업무는 상호공조이지 종속관계가 아닙니다. 우리군과 미군이 서로 주고받는 것입니다. 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비밀로 분류된 것이므로 언급을 더이상 하지 않겠습니다.

 

현재 미군의 주둔자체를 북한의 위협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가정하에 본다면 별 의미없는 것이 됩니다. 그러나 현재로서 북한의 군사적 위협이 없어졌다는 말은 어느 누구도 장담하지 못합니다.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이후 ’더이상 한반도에서의 전쟁은 없다’라고 말했지만 이는 대통령 개인의 견해이며 과장된 추측에 불가할 뿐 지금껏 북한이 달라진 점은 없습니다. 경의선철도를 복원한다고 전 국민이 들떠 있지만 공사완료를 3개월 앞둔 시점에서 북한의 공사진도는 작년과 달라진 점이 없습니다. 오히려 남쪽으로의 길만 만들어준 꼴이 됩니다.

 

소수의 이산가족이 만났다고 해서, 편지가 몇통 오간다고 해서 남북이 금방이라도 통일이 된다면 아마 예전에 통일이 이루어졌을 것입니다. 현재 논란이 일고 있는 보안법문제나 지금의 주한미군문제도 북한의 투명성이 확보되고 군사적 위협제거에 대한 북한당국의 성실한 태도가 보여진다면 해결이 될거라 봅니다. 북한은 변하지 않는데 우리만 변하는 것은 결국 북한의 두터운 옷을 벗기기위한 햇볕정책이 아닌 우리 스스로 우리의 옷을 벗어버리는 햇볕정책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사족하나 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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