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아동(구 미아3동)성당 게시판

낙산 통신1-한 학기의 시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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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상근 [raphaelangel] 쪽지 캡슐

2000-08-28 ㅣ No.3986

며칠 째 내리던 비가 이제야 멎었습니다. 아직 재색 하늘이 낮게낮게 내려앉아 낙산 언덕을 휘어감고 있긴 하지만, 온 대기가 머금은 습기가 마냥 불쾌한 것만은 아닌 까닭은 고향으로 돌아온 안온감 때문이겠습니다.

 

뭐 했는지도 모르고 멀미 날 것 같던 방학이 지나고 조금 짧다 싶은 개강 피정도 마치고 얌전히, 정갈하게 한 학기를 시작하고 있습니다.(상 신부님, 우리 부러워 죽겠죠)

 

물론 새학기를 시작하는 학생답게 이것저것 정리하고 묵은 먼지 털어내고 새마음으로 출발하려고 하는 중이긴 하지요. 분주함과 평화가 엇갈리는 시간 속에서 다시금 형제들과 얼굴을 마주한다는 것은 제게 허락된 큰 기쁨입니다. 뜨거운 여름을 보낸 신학생들의 얼굴과 팔뚝은 그을릴대로 그을려 있고, 이것저것 나누고픈 이야기들도 퍽이나 많습니다.

 

그리하여 대침묵이 풀리자마자 낙산 이곳저곳에서 지난 여름을 마감하느라고 바쁜 모양입니다. 더러는 순탄했고 더러는 힘겨웠으며 더러는 가슴 무너지기도 했던 그런 이야기들이 아마 한 주간 내내 계속되겠지요.

 

새로운 일상을 시작하며 미아골 모든 분들, 뵈올 때까지 건강하시라고 청하면서 마칩니다.(그런데 이번엔 한가위가 이른 나머지 두 주만 지나면 다시 뵙겠네요)

 

                             낙산에서 라파엘 신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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