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동성당 게시판

<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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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아영 [hansband] 쪽지 캡슐

2001-02-19 ㅣ No.4448

유서 라는건 사실 죽기전에 쓰는 것이라고 말하지만, 나는 살아있을때 써 두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언제 죽을지 모르지 않는가!!!

 

그냥 길을 가다 재수없게 강도를 만날 수도 있고, 술취한 트럭에 치일수도 있고, 혼자 강가로 여행을 갔다가 불어난 강물에 휩쓸려 갈수도 있고, 등산 갔다가 구를 수도 있고, 부실공사로 인해서 건물에 깔릴수도 있으며, 어떤 미친사람의 난동으로 인해 새우등 터질 수도 있고, 해외여행을 가는 비행기가 폭탄테러에 의해 추락할 수도 있는 노릇이고, 콘서트에 갔다가 깔릴수도, 지하철 기다리다가 발을 헛디뎌서 아래로 떨어질지, 매번 지나다니는 동호대교가 언제 무너질지도 모르고, 컴퓨터를 많이 해서 발작을 일으킨다던가, 놀이공원에서 자이로드롭을 탔는데 그게 추락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바다에서 수영하다 상어에게 물려갈지, 베란다 화분에다가 물주다 30미터 아래로 떨어질지, 눈오는날 얼음판에서 미끄러저 뇌진탕에 걸릴지, 언제 천재지변으로 인해서 땅속으로 꺼질지, 또는 증발할지 아무도 모른다...

 

그래서 유서를 꼭 써놔야 겠다는 생각을 중학교때 부터 하곤 했다.

마침내 나는 오늘 한글 97로 미뤄왔던 유서를 쓰기 시작했다.

내용의 대부분은 ’죽으면 저의 돈으로 불쌍한 사람을 도와주세요ㅡ저의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사랑한다고 전해주세요’등등...

 

한 30분쯤 썼을까? 50 퍼센트 정도 완성을 한 나는 갑자기 유서를 다 삭제해 버렸다. 그 이유는 갑자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어서 였다...

"죽으면" 이지??

지금도 충분히 도울수 있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도 잘해줄 수 있는 건데....!!

 

 

 

 

 

 

살아있을때 그냥 열심히 살아야 겠다. -_-;;;;

유서같은거 미리 써서 부모님 놀라게 해드리지 말고...^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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