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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호수에 묻힌 석양(夕陽)_요한바오로2세 수도자대표 추도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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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욱 [iknu] 쪽지 캡슐

2005-04-07 ㅣ No.2174

요한 바오로 2세 - 추모 미사 중

(수도자 대표 추도 詩)

(작은형제회 김선호 수사)

 

참고:

하늘 호수 : 하느님 나라

석양 :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어린 양 : 우리들


하늘 호수에 묻힌 석양(夕陽)


작은 형제회, 김 선 호 가브리엘 형제.


드넓은 지평선 지는 석양은

붉은 물결 지난 역사를 품에 안고

심원한 호수에 잠들어 버렸습니다.


호숫가에 모여 앉은 어린양들은

제단을 쌓고

하늘을 우러러 향을 피웁니다.


피어오르는 향 줄기는 멈출 줄 모르고

흘러내리는 눈물은 마를 줄 모릅니다.


저 멀리,


호수를 둘러싼 고원의 눈덩이들은

만년의 시리운 약속도 잊은 채

서둘러 호수로 녹아듭니다.


호수의 표면은 미동치 않고,

한 마리 날던 솔개 마저도

하늘에서 사라집니다.


남겨진 양들의 시선은

하염없이 호수만 바라 보는데,

석양이 남겨 놓은 발자국의 무게만이

그 기억을 더욱 또렷하게 합니다.

그 음성을 한층 더 가까이 합니다.


어둠이 호수 위를 감돌고

은하수가 말라붙고

샛별이 고개 들기를 주저하는 이 밤




하늘 호수

석양이 누운 자리에

마주한 어린 양의 노래가

가슴속 바람에 흔들려 고이 합장 합니다.


그 순간,


아침 해가 다시 떠오르기엔

너무 깊은 까만 이 밤에

하얀 물안개가 내리우고

고원의 하늘, 심원한 호숫가를

소복이 뒤 덮습니다.


석양이여!


하늘 호수에 묻힌 그대가


이 밤을 잠재우고,





하늘 호수

석양이 누운 자리에

마주한 어린 양의 노래가

가슴속 바람에 흔들려 고이 합장 합니다.


그 순간,


아침 해가 다시 떠오르기엔

너무 깊은 까만 이 밤에

하얀 물안개가 내리우고

고원의 하늘, 심원한 호숫가를

소복이 뒤 덮습니다.


석양이여!


하늘 호수에 묻힌 그대가


이 밤을 잠재우고,

새벽 문을 젖히는

갓밝은 눈망울 이었습니다.


이제야

보았습니다.


석양이 품고 잠든

새벽의 휘장을...


석양이여!


꿈꾸지 마소서.

깊이 잠기소서.


아무 말씀 마소서.

깊이 잠기소서.


여명의 뿌리를

더 깊이 내리우소서.


- 마침 -


<05년 4월 5일,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추모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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