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기경님께 드리는 사랑의 편지

사이버 김삿갓어른께- 늦은 문안인사

인쇄

Lidwina [who] 쪽지 캡슐

1999-10-21 ㅣ No.645

경애드리옵는 삿갓 어른께,

 

삼가 문안인사 드립니다.

인터넷을 통해서 어르신의 근황 뵈옵고 참으로 삿갓어른과 잘 어울린다 생각하며 제 마음 안에 늘 가까이 모시고 있습니다. (사이버 김삿갓)

덕분에 그만 깜빡 문안인사 여쭙는 걸 소홀히 했사옵니다.

용서하옵소서.

 

너무나 당연한 일이지만 우리 모든 양들을 위하여 학위 받으시게 되심을 진심으로 경하드리옵니다.

그리고 이 말씀은 정말 멋있었어요.

"그 사람들 진짜 가톨릭신자 맞아요?" - 인터뷰내용 중에서-

 

 

버드나무는 한여름 무성한 잎새들 틈에 본질이 좀 가려져 있어서 뒤엉킨 감정들의 소용돌이 속에 그동안 가라지를 키우고 있었나 봅니다.

지난 봄 한 달 피정을 하고 피정집을 나서면서 아름다운 꽃과 풍성한 결실을 맺으리라 다짐했었는데, 지난 여름 제게 주신 태풍이 꽤 급수가 높았나 봅니다.

태풍은 지나갔고 다행히 피정의 덕분으로 마음은 빨리 추스렸지만 흔적의 복구는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그러나 은총의 힘은 얼마나 더 컸던지요!

이젠 묵은 흔적들의 잎들을 하나씩 떨구어내면서 조금은 더 자랐을 순수한 나목의 모습으로 하늘을 우러르고 싶습니다.

그동안 참 많은 것을 겪으면서 보고 듣고 알게 해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어제 주신 삿갓어른의 전화 목소리에 버드나무가 이렇게 또 생기를 찾고 있습니다.

누구나 그늘에 쉬어갈 수 있고 누구라도 버들피리 꺽어 불 수 있는 나무로 있고 싶습니다. 삿갓어른 지나가실 때에도 예외는 아닙니다. 그냥 지나치시면 안되시지요.

좀 모자란다해도 이대로의 제 모습에 참으로 감사드립니다.

버드나무라고 불러주신 삿갓어른께도 두고 두고 감사드릴 겁니다.

 

날씨가 추워집니다.

건강에 각별히 유의하시어 오래 저희들 가운데 계시옵기를 늘 기도드립니다.

 

버드나무 드림.



76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