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원동성당 게시판

솔직함의 도/ 강석연 수녀님의 체험^^* (살레시오 수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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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충희 [rch1104] 쪽지 캡슐

2004-10-09 ㅣ No.3140

 ♣ 솔직함의 도 ♣

그때에 (예수께서 벙어리 마귀를 쫓아내셨는데) 그것을 본 군중들은
‘그는 마귀의 두목 베엘제불의 힘을 빌려 마귀들을 쫓아낸다’고 말하였으며
또 예수의 속을 떠보려고 하늘에서 오는 기적을 보여 달라고 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그들의 생각을 알아채시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어느 나라든지 갈라져서 싸우면 쓰러지게 마련이고 한집안도
갈라져서 서로 싸우면 망하는 법이다. 너희는 내가 베엘제불의 힘을 빌려
마귀를 쫓아낸다고 하는데 만일 사탄이 갈라져서 서로 싸우면 그 나라가
어떻게 유지되겠느냐? 내가 베엘제불의 힘을 빌려 마귀를 쫓아낸다면 너희
사람들은 누구의 힘으로 마귀를 쫓아내는 것이냐? 바로 그 사람들이 너희의
말이 그르다는 것을 지적할 것이다. 그러나 나는 하느님의 능력으로 마귀를
쫓아내고 있다. 그렇다면 하느님의 나라는 이미 너희에게 와 있는 것이다.

힘센 사람이 빈틈없이 무장하고 자기 집을 지키는 한 그의 재산은 안전하다.
그러나 그보다 더 힘센 사람이 달려들어 그를 무찌르면 그가 의지했던 무기는
모조리 빼앗기고 재산은 약탈당하여 남의 것이 될 것이다. 내 편에 서지 않는
사람은 나를 반대하는 사람이며 나와 함께 모아들이지 않는 사람은 헤치는
사람이다. 더러운 악령이 어떤 사람 안에 들어 있다가 거기서 나오면 물 없는
광야에서 쉼터를 찾아 헤맨다. 그러다가 찾지 못하면 ‘전에 있던 집으로
되돌아가야지’ 하면서 돌아간다. 그리고 그 집이 말끔히 치워지고 잘 정돈되어
있는 것을 보고는 다시 나와 자기보다 더 흉악한 악령 일곱을 데리고 들어가
자리잡고 살게 된다. 그러면 그 사람의 형편은 처음보다 더 비참하게 된다.”

(루가 11,15-­26)

 

◆복음 말씀을 묵상하다가 ‘예수의 속을 떠보려고`…’라는 대목에서
좀 오래된 기억이 되살아나서 멈췄다. 덩지가 조금(?) 작은 편에 속하는
편인 나는 그것에 대한 보상 심리에서인지 성격은 상당히 다혈질이다.
미지근한 것이 싫고, 뒷말 똑 떨어지게 하기를 좋아하고, 앞뒤가 똑같게
살려고 애쓴다. 그래서 은근히 떠보는 말에는 화산폭발 일보직전까지 간다.
물론 타고난 성격도 그랬겠지만 더 강하게 굳어지게 된 사건이 있었다.

유기서원 시절, 아마도 다소 자유분방한 언행이 오해를 불러일으켰나 보다.
어떤 수녀님이 진실을 알아보고 싶었음인지 나에게 여러 가지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 눈치코치 형성되기 전이어서 그 질문이 떠보는 것인지 무언지도
모르고 대답하고 있었는데 옆에서 듣고 있던 수녀님이 화가 나서 꽥 소리를
지르는 것이었다. “뭐야, 궁금하거든 제대로 물어보세요.” 그제야 그 질문이
나를 떠보기 위한 유도심문(?)이었음을 알았다. 그때의 그 열받음이란`….

나는 그후로 상당히 쿨하게 살려고 했다. 때론 솔직함의 도가 지나칠 정도로
속을 여과 없이 보여서 평화방송의 한 프로그램에서 땅콩 수녀 하던 시절,
그 방송을 들은 다른 수도회 수녀님 한 분이 “아유, 수녀님. 너무 용감해요”
할 정도로 단순무식 솔직과가 되어버렸다. 아니, 감추는 것이 체질과 맞지
않게 변형된 듯싶다. 우리 아이들에게 묻고 싶은 것이 있을 때도 아주 직선적이다.
그래서 우리 아이들은 나와 이야기를 하러 올 때는 진실만을 가지고 온다. 때론
솔직함이 아플 때도 있지만 아이들에게는 오히려
그것이 더 신뢰하고 신뢰받을 수 있음을 체험한다.


강석연 수녀(살레시오 수녀회 마자레로 센터)


 
 
  





♬♪흐르는 음악/ 바하 G 線上의 아리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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