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곡동성당 게시판

두번째-목불을 태워 사리를 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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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숙 [gunsmoke9] 쪽지 캡슐

1999-12-21 ㅣ No.699

어느 추운 겨울, 여행길에 나선 한 선승이 산속의 절에서 하룻밤을 묵게 되었다.

그 절의 주지는 찬밥 한덩이를 주고는 몹시 추운 냉방으로 안내했다.

선승이 안내 받은 방으로 들어가 사방을 둘러보니

목불을 여러개 깎아 진열해 둔것이 보였다.

그 곳은 목불을 조각해서 파는 절이었던 것이다.

선승은 코끝이 얼 정도로 추운 방에서 덜덜 떨다가 방안에 진열해 놓은 목불을 도끼로

쪼개 아궁이에 불을 지폈다.

선승은 따뜻한 방에서 잘자고 아침일찍 일어나 절을 떠났다.

주지가 일어나 방 문을 열어 보니 방안에 있던 목불이 하나도 보이질 않았다.

주지는 노발대발 화를 내며 산아래로 선승을 쫓아가 붙잡았다.

 

"당신은 승려도 아니오. 어떻게 부처님을 장작으로 쓴단 말이오?!"

 

그러자 선승이 대답했다.

 

"부처를 화장하면 사리가 나온다기에 사리를 얻으려고 그랬소."

 

주지가 더 화를 내며 말했다.

 

"목불에서 어떻게 사리가 나온단 말이오?"

 

선승이 다시 담담하게 대꾸했다.

 

" 사리가 안나오는 부처를 어찌 부처라 할 수 있겠소?

  그것은 그냥 나무도막에 부과할 뿐이오.

  먼저 사람을 섬길 줄 알아야 부처를 제대로 섬길 수 있는 법,

  사람이 먼저 부처 아니겠소?"

 

 

 

 

 

 @@@ 정작 중요한 것은 소홀히 하면서 겉치레에만 마음을 쓰고 있지는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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