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샘터

만년필 / 오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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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국 [skpaul] 쪽지 캡슐

2004-10-03 ㅣ No.693



서랍을 정리하다

만년필을 보았다.

버려지고, 잊혀진 모습으로


편하다는 풍조에 휘말려

오랫동안 함께함을 버리고

볼펜을 곁에 두고 살아왔다.


처음엔 가끔은 생각났지만

이젠 아주 잊었던 일인데

지금 보는 모습이 왠지 아린다.


후-후- 불며 다시 닦고

잉크를 찾아 넣고

오랜만에 이름을 써봤다.


이름이 아니라 번지는 그리움.

전해주던 수줍은 햐얀얼굴,

모두 다시 살아 웃는다.


편함보다는 소중한 것이 정인데

나만 생각하다 보니

너무 많은 것을 잊고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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