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의 광장

십자가의 길과 묵주기도로 묵상기도를 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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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학 [coolae] 쪽지 캡슐

2006-03-03 ㅣ No.1247

십자가의 길과 묵주기도로 묵상기도를 하는 방법


흔히 십자가의 길 기도나 묵주기도로는 묵상기도를 하면 안 되는 줄 압니다.

그것은 아마 묵상기도를 묵상과 혼동하고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보통 묵상기도 시간을 묵상시간이라고 하는데 묵상시간이 다르고 묵상기도 시간이 다른 것입니다.

묵상기도 때는 묵상과 함께 기도를 하는 것인데 예수의 데레사 성녀는

생각하는 것은 조금하고 빨리 예수님과 만나는 일을 하라고 합니다.

기도는 생각하는 것이 아니고 사랑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생각을 하는 묵상에만 시간을 보낸다면 마치 강의를 하는데 본론(本論)에는 들어가지 않고

서론(序論)만 하는 것과 같습니다. 기도는 사랑하는 분과의 정담(情談)이며 우정의 나눔입니다.

기도는 살아있는 만남이고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접촉이며 사랑을 나누고 서로 바라보며 함께 있자는 것입니다.

하느님에 대해 생각하는 것과 하느님과 직접 기도 안에서 만나는 것과 엄청난 차이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하느님을 기도 안에서 생각하려고만 할것이 아니라

나와 너의 현실적인 관계가 되도록 하느님을 만나는 일에 최선을 다해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묵상기도를 하기 위해서 묵상기도 자세로 하는 약식 십자가의 길 기도를 사용한다고 할 때,

십 사처를 실제로 돌지는 않습니다. 마음으로 십자가의 길 기도를 하면서 그 안에서 예수님과 성모님을 만납니다.

이 때 기도서에 나오는 긴 기도문은 생략하고 주의 기도와 성모송을 통해서 예수님과 성모님을 만나는 것을 위주로 합니다.

각 처마다 장면을 떠올린 다음 그 수난의 장면이 내 안에서 실제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믿으면서

너무 오랫동안 묵상이나 추리를 하느라고 머무르지 말고 예수님과 시선을 맞추고

주의 기도를 드리고 성모님과 눈을 맞추면서 성모송을 드림으로써

예수님과 성모님을 기도 안에서 생생하게 만나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십자가의 길 기도나 묵주기도로 묵상기도를 하면 매일 일정한 시간 동안 예수님과 성모님의 현존체험이 이루어집니다.

묵상기도를 하는 동안 분심이 나더라도 다시 제 자리로 돌아오기 쉽고 기도를 하는 동안 지루하지도 않습니다.

또 매일같이 확실하게 기도를 하고 지나가게 됩니다.

이 십자가의 길 기도로 묵상기도를 하면 아주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현존체험이 매번 이루어지므로 하느님과 성모님과 가까워집니다.

이로써 하느님을 믿고 바라며 사랑하는 신.망.애덕이 자라나 점점 커집니다.

우리가 하고자 하는 묵상의 궁극적인 목적은 하느님을 만나고 사랑하며 하느님과 일치하는 것입니다.

등산하는 사람이 등산 자체에 의의(意義)를 둔다면 구태여 산을 찾지 않더라도 같은 산을 오르면서

소기의 목적을 훌륭하게 달성할 수 있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매일 십자가의 길이나 묵주기도로 묵상기도 안에서 예수님과 성모님을 만나고

사랑하며 일치를 이루기만 한다면 다른 기도 방법을 새로이 찾을 필요가 없고 이 기도로 충분한 것입니다.

우리 안에 현존하시는 예수님과 성모님을 묵상기도 안에서 현실적으로

만날 수 있다는 것은 우리에게 있어서 더 없는 행운입니다.

<마산 가르멜 수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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