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기동성당 게시판

어머니

인쇄

윤도환 [ydhll] 쪽지 캡슐

1999-01-18 ㅣ No.340

칭얼대는 아이를 보면

늙으신 어머니가 생각난다.

소 팔아 논 팔아 남은 옷마저 팔지만

제자식은 시를 쓴다.

떨어지는 낙엽에 슬프하며

익어가는 가을의 찬 칼날 아래

밥값 못하는 체념으로 거짓말의 시를 쓰며

사랑하지만 자유로울 수 없고

자유롭지만 사랑할 수 없는

얼룩 단풍 감잎 발 아래 애처럽다.

가을꽃비  흩날릴때면

설이,근이,원이 친구들과 함께

브레히트,푸시킨,릴케를 읽는다.

삶은 진실이 아니라 속임이다.

늦은 후회가 빚은 우리 어머니의 술을

추억이 아름다운 사람의 잔을 벗삼아

마신다.

 

저의 자작시를 조심스레 한 번 올립니다.



29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