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리성당 장년게시판

당신의 하얀손에 새끼손가락이 되어

인쇄

황동환 [civilday] 쪽지 캡슐

2000-12-28 ㅣ No.2382

*당신의 하얀 손에 작은 새끼손가락이 되어... *

 

나는 당신에게 힘이 되지도 못합니다

삶의 무게를 버거워하는 당신께 나는

힘이 되어 주지도 못하고 당신의 지친 몸에 붙어서

나의 존재함 그 자체마저 당신께 짐이 됩니다

 

나는 당신께 기쁨을 주지도 못합니다

나의 하나뿐인 주인이신 당신께

장미꽃 한 송이 꺾어 드리지 못하고

당신의 눈에 맺힌 고운 이슬을

나는 힘없이 바라만 봅니다

 

사랑하는 당신께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단 하나뿐

그것은 내일을 약속하는 것뿐입니다

참된 사랑을 약속하고

진정한 행복을 약속하고

영원히 변치 않는 순결을 약속하고

 

오직 한 사람의 주인만을 섬길 것을

약속하는 것뿐입니다

 

당신이 이 세상에 태어났을 때

나도 당신과 함께 잉태된 것처럼

당신이 먼 훗날 바닷가에서 저녁노을을 바라볼 때

나도 당신을 따라 아름다운 황혼을 바라볼 것입니다

 

당신의 하얀 손에 작은 새끼손가락이 되어.....

 

 

 



56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