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원동성당 게시판

내 마음에 잡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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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정 [cecil99] 쪽지 캡슐

1999-07-14 ㅣ No.649

안녕하세요. 조세시리아수녀입니다.

잠시 게시판에 뜸했더니 많은 글들이 올라와 있더군요. 또 다시 위압감이...

오늘은 연중15주간 수요일입니다. 아침미사후에 수녀원에 들어와서 마리아수녀님과 아침기도를 한후 오늘하루를위해 일용할 양식을 마련해주신 아빠 하느님께 감사의기도를 드리면서 아침식사를 마쳤습니다. 그리고는 무얼할까? 생각하다가 오랜만에 성모상에 나가보았답니다.(사실 아침에는 잘 나가지지가 않더라구요,) 성모님앞에 있는 화분들을 보니 마음이 심난해지더군요.

그래서 쪼그리고 앉아서 화분하나하나를 만져나가기 시작했지요.

아파트단지에 둘러싸여서 흙을 만져 본지도 너무나 오래되어서 그런지 시간가는지 모르고 한참을 앉아 있었습니다.

제가 수녀원에 들어와서2,3년되는해는 여주에 있는 수련원에 있었는데 그곳에는 밭이 있어서 밭에 심을수 있는 모든 체소는 다 가꾸어 보았거든요. 손수레도 끌어보고 삽질도 해보고 거름도 안고 날라보기도 하구요. 그때 저는 처음으로 텔레비젼에서만 보던 잎이 달린 당근을 보고 얼마나 신기해 했는지요....

오늘도 화분속에 있는 잡초들과 마른 풀들을 하나하나 뜯어 내면서 내 마음속에 있는 잡초도 함께 뽑아보았습니다. 보이지 않는 내마음의 잡초는 그냥 놔 두면 나를 사랑하시는 예수님이 들어오실 자리가 없으시거든요. 그런데도 우리 인간은 그걸 자주 보려하지 않아요. 그래서 잡초가 얼마나 무성하게 자라고 있는지도 모르는체 살고 있지요. 오늘 아침은 어두웠던 제 마음에 작은 빛을 비추어주신 날이기도 했습니다. 이글을 함께읽고 있는 여러분들도 가끔 보이는 어느 화단이라도 들어가서 시들어가는 잡초를 뽑아보세요. 내 마음도 한결 가벼워 질거예요.

                      초록을 좋아하는 어느 수녀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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