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음동성당 게시판

너의 빈손을 나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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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학남 [obbji] 쪽지 캡슐

2003-04-25 ㅣ No.2367

지난 월요일 부활달걀을 한 바구니 담아서 간단한 부활메시지를 바구니에 달아서 회사 탕비실에 놓아 두었습니다. 하느님을 믿지 않는 사람도 있어서 어떻게 할까 망설이다가 그냥 놓기로 했지요.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약 15개 정도 되는 계란이 2시간도 되지 않아 동이났고, 늦게 발견한 사람들은 없다고 불평(?)도 토로했지요. 이 일로 인해 어제(4월20일)가 부활절이란 것을 새로이 아는 동료들도 있었고 잘 먹었다는 인사와 함께 왜 부활절에는 계란을 쓰느냐는 등 관심을 표현했습니다. 그 말을 들을 때 정말 내 마음을 기뻤지요.

 

빈 바구니를 어떻게 할까 궁리하다가 말씀사탕을 넣기로 했지요. 그래서 다음날 집에 만들어 놓았던 말씀사탕을 한 바구니 놓아두었지요. 처음에는 하루에 몇 개 안가지고 가더니 점차 소문이 나면서 사탕을 먹는 동료들이 많아졌고 저에게 말을 건네 오기 시작했습니다.

"어쩌면 나의 맘을 이렇게 대변할까요?" 하고 두 분이 말을 하기에 무슨 말씀인데 그러느냐고 물으니

한명은 오늘은 졸려 잠이나 잤으면 좋겠다 하고 생각했는데, 뽑은 사탕에는 잠언에 있는 말씀 ’게으른 자는 ~~ "는 말, 그리고 한 분은 아침식사로 빵을 가지고 와서 먹으려 하는데 "베풀어라"하는 말씀을 듣고 다른 동료와 함께 먹었다고 하였지요.

오늘(금) 아침에는 여러분이 사탕을 잘 먹고 있다고 인사를 건네기도 하고 한 분은 정말 아이디어도 좋고 예쁘게 만들었다고 하면서 자기는 지금 냉담 중이라고 고백을 하였지요. 신앙생활에 대해 여러 이야기를 하고 나니 정말 신나고 기뻤습니다.

 

자리에 와 앉아있으니 4년전 제가 영적으로 신체적으로 어려웠을 때 테이프에서 들었던 말 중에 생각나는 말이 떠올라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특히 4년 전 내 모습을 그대로 나타내는 것 같은 "너의 빈손을 나에게"를 다시 읽어보니

감회가 새롭고 주님을 모시고 산다는 것이 이렇게 평화스러운 것이구나 생각됩니다.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 모두에게 함께 하시길 빌며 ….

 

 

 

(1) 좋은 말 한마디 때문에

 

공연히 웃음이 나오고 만나는 이에게 마다 장난을 걸고싶은 기분 좋은 아침입니다.

오늘도 어제와 다를 것 없는 날인데도 이토록 기분 좋은 건

 동료들에게 들었던 격려의 말 때문입니다.

’잘 했던데’. ’아주 근사해’, ’밤 잠도 제대로 못 잤을 거야’

한마디 한 마디 감사로움을 표하는 그들의 목소리에 한 달의 고생이 말끔히 씻겨 갔습니다.

가끔 저는 모든 것을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제게 주어지는 것들을 무심코 받습니다.

고마운 말을 고마워하고 작은 친절들에 감사하는 것을 잊고 삽니다.

세상이 각박하다고 하면서 제가 세상을 메마르게 한다는 것을 알지 못합니다.

저는 모든 것을 완벽하게 하고 있는데

잘못되는 것은 남들의 책임이라고 아무 생각 없이 결론을 내립니다.

주님, 착하고 아릌다운 마음으로 당신의 말씀을 마음에 간직하며

꾸준히 선을 행하게 해 주십시오.

 

 

(2) 너의 빈손을 나에게 다오

 

주님은 내가 그토록 귀중하게 여기던 것들을 하나씩 하나씩 거두어 가셨습니다.

눈부시게 아름답던 나의 보물들을 모두다 잃어버린 후 나의 손은 텅비고 말았습니다.

너의 빈손을 나에게 다오. 이처럼 사랑스런 주님의 음성을 듣기까지

나는 허영의 옷을 걸치고 가난과 눈물 속에서 얼마나 방황했는지요.

그러다 주님을 향하여 나의 빈손을 내밀었을 때

주님은 신비롭고 아름다운 주님의 보물들로

더 이상 감당할 수 없을 때까지 넘치도록 채워 주셨습니다.

어리석고 미련했던 나는 그제서야 깨달았습니다.

무엇인가로 이미 가득차 있는 손은 하느님의 축복을 절대로 받을 수 없다는 것을…

주님, 빈 채로 머무는 가난을 사랑하도록 도와주소서.

 

주님, 나의 맘 알리라. 주님, 나의 맘 알리라.

가난하여 어려울 때 기도하고픈 내 마음

주님 나의 길이요 주님 나의 동행자니

내가 가는 길 험하고 어려운 일 많아도

주님 나의 맘 알리라. 주님 나의 맘 알리라.

외로웁고 슬퍼도 주님 그리는 내 마음

 

주님 나의 위로여, 주님 나의 사랑이니

내가 가진 모든 것 주님께서 주셨으니

주님 나의 맘 알리라. 주님 나의 맘 알리라.

외로웁고 슬퍼도 주님 그리는 내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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