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동성당 게시판

[영상소설]흑과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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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인 [license] 쪽지 캡슐

2000-01-10 ㅣ No.2321

이루어 질 수 없는 사랑에 그들은 눈과 입만 남겨진채 절규한다.

깜빡이는 눈은 배경에 가려 보이지 않는

그들의 처절한 몸부림을 짐작케 하는데....

그렇게 사라져 버린 그들은 각각의 새로운 공간에서

남은 생을 서로를 그리워 하며 살아갈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지금 부터이다.

흑과 백이라는 절대 경계는 여기에서 무너져 버린다.

영원히 하나가 될 수 없는 두 개의 공간은

마지막 장면에서 서로 교차되며 새로움을 암시한다.

우리가 느끼는 경계는 허상이며, 결국 새로운 삶에 대한 희망을 제시한다.

-끝- 이라는 메세지가 남기는 역설적인 감동은

그 어느 문학작품에서도 볼 수 없는 참신한 아이디어 였던 것 같다.

 

몸부림 치며 달려가는 흑과 백. 만날 수 없는 운명의 그들이지만

교차되며 사라지는 그 모습은 ’어긋남’이 아니라 단지 ’삑싸리’ 였음을

이렇게도 단순한 구성으로, 어찌 이렇게도 처절하게 표현할 수 있을까....

온몸을 전율케 하는 감동에 그저 한동안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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