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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1036]비판의 정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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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훈 [totoro] 쪽지 캡슐

2000-08-31 ㅣ No.1037

비판이라고 말하기에는 조금 강한 단어일지는 모르지만...  일단은 가능하고 정당하다고 생각됩니다.

그러나 교회법적으로 본당은 주교님께서 본당 신부님께 사목을 위임하신 것이므로 본당의 모든 결정 사항은 사제의 재량에 달려 있습니다.

물론 결정방법은 "합의체적"이라는 교회의 고유한 방법론을 따르는 것입니다.

 

"합의체적"이라는 말은 매우 규정하기 어려운 단어입니다.

개별 사안을 해석하기에 따라서 "사목위원회"는 발언권만 가질 수도 있습니다.

의결권은 없을 수도 있구요...

따라서 "사목위원회"의 결정을 따르지 않았다고 해서 본당신부에게 교회법적으로 큰 잘못이 있는것이 아닙니다.

여기까지 읽으셨다면...  모 그런게 다있어...  라고 생각되실 수 있지만...

그런 규정들은 교회를 여러 이단과 무지에서 비롯되는 오류들로부터 지켜내기 위해서 제정된 전통에 기인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현대의 "합의체적"이라는 말의 참된 뜻은 2000년의 교회 전통과 공의회 정신에 따라 해석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물론 믿을 교리 부분에서 그렇지 않고 교회의 운영과 그 방법론들에서...

 

한 사제의 개인 인격에 대한 비판이 아니라 본당 운영의 방법론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본당신부님과 토론을 벌일 수도 있을것이라 생각됩니다.

"침묵하지 말기를.."이라는 글을 읽어보면...  본당 신부님이 잘못결정하셨다는 인상을 받지만...

오히려 그대로 침묵한 사목위원들에게도 큰 책임이 있다고 봅니다...

물론 한국 교회의 실정 안에서 사목위원들과 사제의 관계를 의식해야 겠지만...

사목위원들은 할 수 있는 데까지 노력해봐야 하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또한 본당의 교회법적 위치상 다른 본당의 일에 간섭하기 힘든 구조를 보입니다.

교구 본당 조직자체가 수직적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본당은 주교에게 예속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주교님께 이 일을 알리고 해결을 보자...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간혹 계신데...

그것은 본당에게나 본당 신부님께나 가장 좋지 않은 방법이라고 생각됩니다.

문제의 원인이 본당 사목위원과 본당 신부님의 대화부재 혹은 대화 기술 부족에 기인한 것이기 때문에...

계속해서 그런 문제가 재발될 것입니다.  문제의 원인이 치유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본당 사목자 앞에서 침묵만 하는 사목 위원들은...

언제까지나 주교님께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청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주교님은 교구 내 하느님 백성들과 세례 받지 않은 모든 이에 대해서 영신적 아버지로써 해야 할 일들이 너무나도 많으십니다.

본당 내의 의견수렴의 구조적 모순때문에...  교구 전체를 시끄럽게 하는 것은 옿지 못한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이런 사안을 해결하기 위해서 감정적인 글을 계시판에 올려봤자 아무 득도 되지 못하고 아무 힘도 얻지 못합니다.

본당의 구조적 모순은 본당 안에서 해결할 문제라고 생각됩니다.

물론 의도가 다른 본당은 어떤 의결구조를 가지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서였다면...

분명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아울러 사제들을 싸잡아 비판하는 것도 부분을 전체로 확대 해석하는 잘못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당한 비판은 교회에 필요합니다.

그러나 본당의 구조적 모순을 한 개인의 잘못으로 돌려 말하는 것은 문제 해결에 혼선만 가중시킬 뿐이라고 생각됩니다.

 

서로 솔찍해 집시다.

할 말은 하고 삽시다.

들을 말은 들어 줍시다.

 

그러나...

 

그보다 먼저 사랑해야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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