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양동성당 게시판

물들고 싶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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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순 [goyohi] 쪽지 캡슐

2002-09-07 ㅣ No.2863

 

 

 

  

 

같이 놀면 물든다~ " 하여

 

" 무슨 물?"  하였습니다.

 

"......"

 

`물듦`과 `물들임`이 만나면

 

물들다가 물들이고

 

물들이다가 물들게 되는가 봅니다.

 

때론 개운함으로 물들고,

 

어쩌다 찜찜함으로 물들이는 때 있나 봅니다.

 

간혹 물들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물들고 싶은 사람`을 만나서는,

 

`물들고 싶은 생각`을 만나서는,

 

`물들고 싶은 자연`을 만나서는,

 

그 사람이 피운 삶의 향기에,

 

그 생각이 달군 삶의 보람에,

 

그 자연이 펼친 삶의 여백에

 

[눈독들이는 것] 말입니다.

 

그러나

 

눕혀놓은 어둠에만 물들고

 

심지 없는 나섬에만 물들고

 

나뒹구는 허공에만 물들고

 

물들고, 물들고......

 

물들기 쉬운 세상입니다.

 

물들이는 사람은 오간 데 없고

 

물든 사람만이 넘치는 세상입니다.

 

오늘은 그 누구의 행실에

 

생각을 세우고는

 

매화에 물들고,

 

산수유에 물들고,

 

오래 오래 [꽃 들고] 싶습니다.

 

그럼,

 

날 꽃물들일 사람이 누구인가요?

 

그 사람에 가서는

 

살포시 [눈독]을 드리고 싶습니다.

 

                        [목포 영흥고등학교 한 국어 선생님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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